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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금이 배신했다”…하루 8% 폭락, ‘20만원 붕괴’ 눈앞

2026.03.23 16:25

서울 종로구 삼성금거래소에서 골드바를 정리하는 직원. [연합뉴스]


중동 전쟁이라는 초대형 지정학 리스크에도 금값이 오히려 급락하는 이례적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금이 힘을 잃자 국내 금 시세 역시 ‘1g 20만원 붕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시장의 국내 금 시세(99.99_1kg)는 전장보다 7.87% 내린 1g당 20만853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국내 금 시세가 8% 가까이 급락한 것이다.

1g당 21만7130원으로 출발한 금 시세는 등락을 거듭하며 종일 낙폭을 키워 한때 1g당 20만821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는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시작된 금·은 선물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쇼크의 충격으로 국내 금 시세가 10.00% 폭락했던 지난달 2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중동발 위기 이전인 지난달 말 1g당 23만9570원 수준이었던 국내 금 시세는 전쟁 발발 직후 25만2530원까지 치솟았으나 전쟁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자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제 금 시세와 선물 시세도 이와 다르지 않은 흐름을 보인다.

한국거래소 집계 자료를 보면 지난달 27일 온스당 5193.39달러였던 국제 금 시세는 이달 3일 장 중 한때 5380.11달러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이날 현재는 온스당 4243.22달러로 전쟁 전보다 18.30% 내렸다. 이날은 하루 사이에만 444.82달러(9.49%)가량 폭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일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산하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장보다 0.67% 내린 4574.90달러로 장을 마쳤다.

직전 주 마지막 거래일(13일) 종가가 온스당 5061.70달러였다는 점에 비춰보면 불과 한 주 사이 9.62%가량 선물 가격이 내린 셈이다.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에 대한 기대감이 급격히 약해진 것이 금값 하락의 주된 배경으로 지목된다. 지난 20일에는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여겨지던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마저 기존의 금리인하 입장을 접고 금리동결로 태도를 전환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서는 올해 금리인하가 사라지고 오히려 오는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인상될 확률이 언급되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베팅이 늘어나면서 금, 은 등의 귀금속 가격이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인다”며 “금은 주간으로 9.6% 하락해 2011년 9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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