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개방' 트럼프 압박에…나토 총장 "한국 포함 22개국 결집"
2026.03.23 14:45
베선트 "호르무즈 일대 방어시설 완전히 파괴할 것"
트럼프 행정부, 100일도 전쟁하겠다지만
이란전 길어지면 인플레 우려로 여론 악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해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물길을 여는 것만이 국제 유가와 해상 운임 등을 안정시키는 유일하고 확실한 방법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란전이 예상보다 장기화로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내 정치적인 입지도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으로 한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도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결정했다.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NBC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은 호르무즈 해협 일대 이란 방어시설을 완전히 파괴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군과 해군을 무력화하고 핵무기 보유 능력을 차단하는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은 “군사 자산을 활용한 작전은 방어시설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오히려 긴장을 고조시킬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이란에 “48시간 안에 위협 없이 완전한 해협 개방”을 요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베선트 장관이 이처럼 호르무즈 해협에 전력을 집중하는 것은 미국 내 여론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 CBS뉴스와 유거브가 지난 17∼20일(현지시간) 미국 성인 남녀 33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1%p)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관련 상황을 잘 다루고 있다고 보느냐는 문항에 38%가 긍정했고, 62%가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
실제 전쟁이 4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에너지 가격 급등은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은 한 달 전보다 34% 상승했다. 유가가 배럴당 17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겉으로는 단기적 물가 상승을 감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베선트 장관은 “일시적인 가격 상승 이후에는 핵무기를 보유한 이란 정권이 없는 장기적 안정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유가 안정 시점에 대해서는 “50일이 될지, 100일이 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제 이란전이 길어질 경우 물가는 뛰고 경기는 둔화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도 버티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나토 회원국들도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를 위해 본격적으로 협력에 나섰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23일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동맹국들이 호르무즈 해협 안보를 위해 결집하고 있다”며 “유럽 국가들이 공조 체계를 구축하는 데 몇 주가 소요된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작전에는 나토 회원국을 중심으로 호주, 바레인, 일본, 한국, 뉴질랜드, 아랍에미리트(UAE) 등 비회원국도 포함됐다. 뤼터 사무총장은 총 22개국이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에 호르무즈 해협 보호 참여를 요구한 데 대해 “준비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답답함은 이해한다”고 말했다. 다만 “각국은 이란에 대한 초기 공격과 관련해 충분한 사전 정보 없이 대응을 준비해야 했던 만큼, 일정 시간이 필요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걸프 국가들의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기존엔 이란을 견제하긴 했지만 전쟁을 통한 정권교체를 원하진 않았다. 그 과정에서 겪을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란이 주변 국가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걸프국가들이 이란의 보복을 직접 겪으면서 정권 무력화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꾸고 있다”며 “에너지 수출 감소 외에도 걸프 지역 경제 전반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떠나고 관광 산업이 타격을 받으면서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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