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트럼프 저격수’ 로버트 뮬러 前 특검 별세
2026.03.22 07:18
부시부터 오바마까지 신임받은 사법 거목
‘결정적 증거 확보 실패’ 오점도
트럼프 “그가 죽어서 기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프와 러시아 정부 간 내통 의혹을 샅샅이 파헤친 ‘러시아 스캔들’ 수사로 유명한 로버트 뮬러 전 특별검사가 20일 81세 나이로 별세했다.
미국 주요 매체들은 그를 평생 법과 원칙에 따라 복무한 정통 보수 성향 법조인으로 기록하면서도, 공직 생활 마지막 무렵 트럼프 대통령과 날 선 대립각을 세우며 미국 현대 정치사에 가장 논쟁적인 스캔들을 일으킨 인물로 평했다.
21일 AP와 로이터 등 주요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뮬러 전 특검 유족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그가 전날 밤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유족은 구체적인 사망 장소나 직접적인 원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현지 언론들은 지난해 그가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오랜 기간 투병 중이었다고 전했다.
뮬러는 러시아 스캔들 특별검사로 대중에게 이름을 남겼지만, 원래 미 연방수사국(FBI) 출신이다. 그는 2001년 9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지명으로 FBI 국장직에 올랐다. 그리고 취임 일주일 만에 뉴욕에서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는 9·11 테러가 발생했다. 이후 그는 미국 내 일반 범죄를 해결하는 데 치중하던 FBI가 해외 정보를 아우르도록 조직 내 정보 수집과 분석 역량을 극대화했다. 그 결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까지 총 12년간 국장직을 수행했다. 전설적인 FBI 초대 국장 존 에드거 후버 이후 두 번째로 긴 재임 기간이다.
퇴임 후 조용히 여생을 보내던 그는 2017년 5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이 불거지자 특별검사로 임명됐다. 특별검사는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나 고위 공직자 연루 의혹이 있을 때 법무부 통제를 벗어나 독립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임명되는 직책이다. 러시아 스캔들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돕기 위해 조직적으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타격을 주며 선거에 개입했다는 주장이다. 수사 핵심은 트럼프 선거 캠프 관계자들이 러시아 첩보 당국과 이 과정을 사전에 은밀하게 공모했는지 여부였다.
뮬러 전 특검은 22개월 동안 소환장 2800여 건과 수색 영장 500여 건을 발부하며 트럼프 대통령 주변과 핵심 측근들을 샅샅이 뒤지며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긴 수사 끝에도 밀러 특검팀은 트럼프 선거 캠프가 러시아와 명시적으로 대선 개입을 공모했다는 결론을 내릴 만한 결정적인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관을 부당하게 해임하는 등 수사를 방해했다는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명확한 유무죄 판단을 유보했다.
밀러 전 특검이 직접 기소했던 폴 매너포트 전 선거대책본부장이나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같은 핵심 측근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특별 사면을 받으며 사실상 법적 처벌을 피했다. 영국 BBC는 이날 “밀러 특검팀 수사는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를 규정하는 가장 결정적인 사건이었다”고 짚었다.
그는 막강한 수사 권력을 쥔 덕에 전 세계 언론에 표적이 됐다. 다만 정작 개인 성향이나 사생활에 관해 알려진 사실은 거의 없다. 그는 2년에 가까운 특검 수사 기간 내내 언론 접촉을 철저히 피하며 완벽에 가까운 보안을 유지했다. 그는 평소 아내와 단출하게 골프를 즐겼고, 단골 식당에서도 외부 시선이 완전히 차단된 지정석에서만 식사했다.
수사팀 내부에서도 그는 늘 단정하고 말끔한 셔츠를 고집했고, 팀원들과 잡담 없이 일에만 몰두하는 수도승 같은 면모를 보였다고 AP는 전했다. 윌리엄 웹스터 미 연방수사국(FBI) 전 국장은 “그는 사적인 수다를 극도로 꺼리는 성격”이라고 증언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철저한 자기 관리와 극단적인 비밀주의가 수사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지 않으려는 그만의 방식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러시아 스캔들 수사 당시 사법 방해 혐의를 두고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은 것은 뼈아픈 실책이라는 법조계 비판도 적지 않다. 막강한 대통령 권력 앞에서 절차적 원칙에 너무 얽매인 나머지 사법 정의 실현을 온전히 이루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전 특검 사망 소식이 전해진 21일 본인 소셜미디어에 “그가 죽어서 기쁘다(I’m glad he’s dead)”며 “더 이상 무고한 사람들을 해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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