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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오늘밤 역사적 공연…‘왕의 길’은 ‘인산인해’ [BTS 컴백]

2026.03.21 16:36

26만명 밀집 예상…안전 인력 1만5000명
각국서 모인여행객 광화문 일대 ‘인산인해’
BTS 공연 보러 아침부터 대기…‘인증샷’ 파도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을 보러 광화문광장으로 모여든 여행객이 ‘인증샷’을 찍고 있다. (이채원 기자)
남녀노소, 국적불문. 방탄소년단(BTS)의 귀환을 앞둔 당일 공연장 주변은 무대를 기대하는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BTS가 3월 21일 오후 8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컴백 기념 공연인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을 열기 때문이다.

이번 BTS 공연은 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를 끝내고 3년 9개월 만에 7인 완전체로 하는 무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BTS는 공연 하루 전날인 3월 20일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을 발매했다. 타이틀곡 ‘스윔’(SWIM)을 비롯해 총 14곡이 수록됐다. K-POP의 세계화를 이끌었던 BTS가 경복궁이 한눈에 보이는 광화문광장에서 여는 컴백 공연은 글로벌 이벤트로도 주목받는다. BTS는 신곡 무대를 최초 공개하며 댄서 50명과 국악단 13명이 함께하는 대형 퍼포먼스가 예고됐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인의 시선은 일제히 광화문으로 모인다. 전체 관람석은 약 2만2000석 규모이지만 공연장 주변에서 BTS의 공연을 보거나 현장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각국에서 26만명에 달하는 인원이 광화문을 찾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광화문 근처 3개 역 무정차 을지로입구역 ‘북적’
안전사고 발생 최소화하려 인력·장치 투입해
3월 21일 오후, 을지로입구역에서 내리자 광화문으로 이동하려는 인파로 인해 역사 안이 가득 찼다. 이용객 일부는 ‘아미’(ARMY·BTS의 팬덤명)의 상징색인 보라색 옷을 입거나 아이템을 착용한 상태였다. 공연장 주변 지하철역인 5호선 광화문역, 1·2호선 시청역, 3호선 경복궁역은 이날 오후부터 무정차 통과가 적용됐다. 지하철역 출입구 29곳도 전면 폐쇄됐다. 그 때문에 광화문광장과는 비교적 거리가 있는 을지로입구역 안에도 행사장 방향을 가리키는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광화문 일대에 역대 최다 인원이 밀집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장은 안전을 가장 우선시하는 분위기다. 역에서 나와 경복궁까지 이어지는 세종대로로 나오면 도로를 따라 펜스와 바리케이드가 빼곡히 쳐져 있다. 경찰 인력과 안전요원은 일사불란하게 인파를 통제했다. 스페인 관광객 알리시아 씨(36)는 “축제 수준으로 매우 많은 사람이 모여서 놀랐다”며 “다들 질서를 잘 지키는 편이라 편하게 이동한 것 같다”고 밝혔다.

사람들은 지시에 따라 우측통행으로 차례차례 광화문으로 걸어갔다. 차량 통제는 물론 버스 노선도 우회한다. 지하철역 인근 환풍구 주위로는 철제 펜스가 겹겹이 쳐져 있다. 공연 중 아티스트를 보기 위해 환풍구 위로 올라갔다 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광화문 각 주변에는 보안검색대를 설치해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금속탐지기를 사용해 위험 물품 소지 여부를 확인한다. (이채원 기자)
공연장 출입구에는 공항 검색대를 방불케 하는 보안검색대가 설치됐다. 공연장 주변에 설치된 검색대는 31곳에 달한다. 위험 물품 반입을 막기 위해 경찰이 금속탐지기 등으로 소지품과 몸을 수색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연 현장의 안전을 위해 서울 중구와 종로구에 ‘공연장 재난 위기경보’를 발령했다. 경찰 6700여명을 비롯해 서울시 관계자와 소방인력 등 약 1만5000명이 동원된다.

안전요원은 연일 “멈추지 말고 움직이세요!”를 외쳤다. 옥외광고나 외벽에 설치된 현수막을 찍기 위해서 도로 중간에 멈추는 인원이 많아서다. 서울시에 따르면 공연 시작 5시간 전인 오후 3시 기준으로 광화문 인근에는 2만6000명∼2만8000명이 모였다. 인천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온 A씨는 “아무래도 안전이 가장 걱정이었는데 현장이 잘 관리되는 것 같아 안심했다”고 말했다.

세계인의 축제’…“멀리서 봐도 좋아”
언론사 호외, 필수 소장 굿즈 되기도
경찰 지시에 따라 천천히 이동하면 BTS 공연 무대가 설치된 광화문광장 중심에 도착한다. 이미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인증샷 찍기에 열중이다. 광장 근처에 위치한 건물 외벽에는 BTS의 컴백을 기념하는 광고가 걸렸다. KT·동아일보 사옥 등에 걸린 옥외전광판에는 BTS 광고 영상이, 교보문고에는 건물 외벽을 다 두를 수 있는 크기의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칠레에서 온 발렌티나 씨(29)는 “주변을 다 둘러봐도 BTS가 나와서 행복하다”며 “이미 사진을 수십 장 찍었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 BTS를 보기 위해 여행하러 온 카르멘 씨(24)도 “오늘을 위해 한국으로 여행을 왔다”며 “저녁에 있을 공연도 볼 예정인데 이 추억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소감을 남겼다. BTS의 멤버 ‘정국’을 가장 좋아하는 그는 옥외전광판에 송출되는 정국 광고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었다.

광화문광장 한가운데 위치한 건물 외벽에는 BTS의 공연을 기념하는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이채원 기자)
이처럼 많은 방문객들이 BTS의 공연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지만 그 사이에서도 희비는 갈렸다. 공연장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티켓 수량은 한정됐기 때문이다. 돌출 무대 주변 스탠딩석은 정규 5집 예약 구매자 중 추첨으로 선발한 2000명에게 배정됐다. 성혜정 씨(33)는 2000명 안에 든 행운의 아미다. 보라색 바라클라바와 가방 등을 착용한 그는 “‘BTS 공연에 당첨된 행운아’라고 써 붙이고 다니고 싶을 정도”라며 “그 많은 아미 중에서 당첨된 것이 꿈만 같다”고 전했다. 이어 “아침부터 와서 주변을 구경하고 잠시 후에 스탠딩석으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놀(NOL) 티켓을 통해 공연 예매에 성공한 관광객이 입장 팔찌를 보여주고 있다. (이채원 기자)
나머지 2만석은 놀(NOL) 티켓을 통해 예매가 이뤄졌다. 이번 BTS 공연은 전석 무료다. 미국에서 온 야키 씨(25)는 “온라인 티켓팅을 통해 입장권을 얻었다”며 “티켓을 구했을 때 기쁜 나머지 직장에서 소리를 질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BTS가 좋아서 2023년 미국 오리건 주에서 한국으로 옮겼다. 현재는 경기도 김포시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이어 “친구와 함께 공연을 볼 예정인데 신곡 무대를 처음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감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장 관람 티켓이 없는 여행객들은 아침 일찍부터 ‘명당’ 선점에 나섰다. 우즈베키스탄 여행객 세빈치 씨(21)는 “오늘 아침 지하철 첫차를 타고 광화문으로 와서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며 “티켓은 없지만 목소리라도 직접 듣고 싶어 찾아왔다”고 전했다. BTS 공연 현장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독일에서 여행 온 제니퍼 씨(30)와 루이스 씨(29)도 접이식 의자를 한 손에 들고 “그나마 공연을 잘 볼 수 있는 장소를 찾고 있다”며 “최대한 바리케이드 근처로 자리를 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일경제는 3월 21일 공연장 근처에서 특별판·호외를 배포했다. (이채원 기자)
언론사도 BTS 특수에 잇따라 특별판과 호외를 제작해 배부에 나섰다. 공연 당일인 3월 21일 오전 10시부터 시청역·광화문역 출구, 세종문화회관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서 각종 신문을 배포했다. 호외에는 BTS의 사진과 새 앨범, 공연 소개 등이 실렸고 외국인을 겨냥해 영자 기사가 함께 첨부한 신문도 눈에 띈다.

BTS의 팬들은 여러 언론사가 배부한 신문과 BTS 공식 응원봉인 ‘아미봉’을 함께 놓고 ‘인증샷’을 찍는다. (이채원 기자)
관광객들은 각 언론사에서 나온 신문을 ‘굿즈’처럼 하나씩 모은다. BTS의 사진이 실린 신문을 들고 활짝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도 여럿 볼 수 있다. 아르메니아에서 온 흐라누쉬 씨(23)는 “신문이 기념이 될 것 같다”며 “사진이 다 달라서 하나씩 모으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 외벽 광고를 배경으로 신문을 들고 인증사진을 찍었다. 멕시코 출신인 발렌시아 씨(28)도 “호텔로 돌아가면 신문이 구겨지지 않도록 잘 포장해서 보관할 것”이라며 “멕시코에 있는 친구들을 위해 신문을 몇 부씩 챙겼다”고 언급했다.

현장은 ‘모두를 위한 축제’를 방불케 한다. BTS의 팬이 아닌 여행객들도 현장을 즐기려 광화문을 많이 찾았기 때문이다. 일본 관광객 쿠리하라 씨(56)는 “BTS를 열렬히 좋아하진 않지만 한국으로 여행을 온 기념으로 공연장을 찾아와 봤다”며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이곳의 분위기가 좋아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BTS를 좋아하는 친구를 위해 열심히 사진을 찍어 가겠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광화문 근처에 거주하는 이형원 씨(70)도 “BTS가 집 근처에서 공연하는 기회가 흔치 않기에 구경하러 나왔다”며 “이런 기회를 통해 대한민국이 더욱 세계로 뻗어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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