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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연초 中·日 잇단 방문…'관계 복원' 속 핵잠·대만 변수 넘을까

2026.01.02 00:00

李대통령, 연초 中·日 잇단 방문…'관계 복원' 속 핵잠·대만 변수 넘을까
李대통령 6년 만의 방중…민감한 쟁점은 산적
'남북대화' 재개 뚫을까…서해구조물도 주목돼
경제·민생분야 협력 이어 '한한령 완화' 기대감
日총리 고향 나라현서 한일정상회담 이뤄질듯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일 한중 정상회담이 열리는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영접하고 있다. ⓒ대통령실
[데일리안 = 맹찬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연초부터 중국 국빈 방문에 나선다. 지난해 11월 첫 한중 정상회담으로 가까스로 관계 복원의 물꼬를 튼 데 이어 조기 방중을 통해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행보다. 불과 두 달 만에 다시 마주하는 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경제·민생과 인적 교류 분야에서는 협력 확대를 강조하면서도 미중 패권 경쟁과 직결된 안보 현안에 대해서는 '전략적 소통'이라는 표현 아래 관리 국면을 유지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 구상,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규정해 온 대만 문제, 북핵과 남북대화 등 한반도 현안을 둘러싼 양국의 입장 차는 곳곳에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정상 간 친서 교환과 의전 강화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담이 순조로운 협력 국면보다는 민감한 쟁점을 둘러싼 기싸움의 성격을 띨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1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는 4∼7일 중국을 국빈 방문해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6~7일엔 중국 상하이를 찾을 예정이다. 두 정상의 대좌는 작년 11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 대통령의 방중은 2019년 12월 문재인 전 대통령 이후 6년여 만이다.

청와대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의 방한이 성사된 직후부터 이 대통령의 조기 방중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 대통령이 직접 시 주석에게 지난해부터 방중을 제안했지만 중국 측의 명확한 긍정 신호는 지난달 중순에 이르러서야 포착됐다는 것이 정부 안팎의 전언이다.

집권 2년 차를 맞은 이 대통령이 새해 첫 정상외교 무대로 중국을 선택한 데에는 미중 전략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 속에서 외교적 균형과 실리를 동시에 챙기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강조해 온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전면에 내세운 행보지만 자칫 대외 메시지 관리에 실패할 경우 외교적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다만 한중 간 시각차가 뚜렷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공식화된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 계획이 대표적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는 방어적 성격의 재래식 기반 잠수함임을 강조했지만 시 주석은 "유의한다"는 원론적 반응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 정부도 한국 정부의 핵잠 도입 의도에 대해 궁금증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 4월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남북대화 재개 국면에서 중국이 보다 건설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국은 한반도 평화에 이바지하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북중 관계가 복원되는 흐름 속에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은 대외적으로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중국 측은 변화된 북핵 환경을 고려해 보다 유연하고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중국으로서도 '비핵화는 불가하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한반도 문제에서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국의 압박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중 갈등이 대만 문제를 고리로 격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은 우리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보다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길 원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가 지난달 공개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일방적 현상 변경 반대가 명시된 점도 중국으로선 부담 요인이다.

새뮤얼 파파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 역시 최근 신년사에서 "한미는 강력한 연합방위 태세를 지속적으로 구축해 어떠한 적대세력에게도 침략의 대가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크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것 같다"며 중국을 겨냥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서해 잠정조치수역(PMZ) 내 중국의 구조물 무단 설치,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등 해양 주권 문제 역시 이 대통령이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 사안이 제기된 이후 양국 외교 당국은 입장 차를 좁힐 수 있는 접점을 모색하며 물밑 협의를 이어오고 있다. 이 밖에도 중국 내 K팝 공연 개최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비공식적 조치로 유지돼 온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완화 흐름으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반면 경제·민생 분야에서는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다. 정부는 7건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 중이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한 약 200명의 경제사절단이 이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에 동행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 이후 상하이 방문 시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할 계획이다. 강유정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상하이에서는 2026년 백범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이자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100주년을 맞아 역사적 의미를 돌아보고, 앞으로 한중 간 미래 협력을 선도할 벤처 스타트업 분야에서 양국 기업의 파트너십을 촉진하기 위한 일정도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방중 일주일여 후에 일본을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한·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 대통령이 1월 중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고향인 나라(奈良)시에서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의 회담에서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문제를 주요 의제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태평양 지역을 둘러싼 안보 협력 방안도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다만 과거사와 영토 문제는 여전히 양국 관계의 잠재적 변수로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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