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격, 미국이 이스라엘에 이용당했다?
2026.03.20 15:51
| ▲ 미국-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테헤란 도심의 건물들 |
| ⓒ AFP / 연합뉴스 |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한 지 20일이 지났다. 전쟁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주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는 장기화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등 5개국에 군함 파견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왜 이란을 침공한 것일까? 이란 전쟁 상황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들어보기 위해 지난 19일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박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트럼프, 전쟁 너무 쉽게 생각해"
- 미국과 이란 전쟁이 일어난 지 19일째입니다. 현재 상황 어떻게 보고 계세요?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요. 전쟁 시작할 때 트럼프나 미국은 장기전이 아니라 트럼프 말대로 4주에서 6주 정도의 단기전을 생각했던 것은 분명해요. 근데 변수가 생겨버린 게 하메네이 사망 후 모즈타바가 후계자로 되면서 굉장히 강경한 이란의 방침이 나왔고 더불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봉쇄가 시작됐는데 미국이 이것을 적절하게 다루지 못하는 상황이라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해요."
- 전쟁이라는 게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미국이 몰랐을까요? 모르고 하지는 않았을 것 같거든요.
"근데 그간에 미국에서 나온 얘기를 들어보면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덴 케인 미국 합참의장 등 국방부측에서 얘기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그걸 무시했다는 거잖아요.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 우려를 미국 내 군 쪽에서 했대요. 근데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기는 이란의 주요 지휘부를 제거하면 전쟁 쉽게 끝날 것이고 두 번째 호르무즈 해협이 설사 봉쇄된다 하더라도 미국의 군사력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세 번째 정말 봉쇄가 된다 하더라도 미국이 갖고 있는 비축유 풀면 된다고 했대요. 너무 쉽게 전쟁을 생각했다는 거죠."
- 지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끝나지 않았는데 미국이 전쟁 일으켰어요. 왜일까요?
"글쎄요. 저도 전쟁까지 한 건 미국의 패착이라고 생각하는데, 큰 틀에서 말씀드리면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미국이 얘기하는 건 이란의 핵 개발 때문이죠. 미국과 이란이 핵 협상하고 있었는데 그 핵 협상을 담당한 트럼프의 사위 쿠슈너와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핵 협상을 하고 나서 미국의 조건을 이란이 수용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미국 조건은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전혀 갖지 못하도록 하고 대신 이란이 필요한 민수용 우라늄을 미국에서 공급한다는 건데 이란이 그걸 수용하지 않았어요. 그것이 가장 직접적인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이 되고요.
| ▲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
| ⓒ AP/연합뉴스 |
두 번째는 이스라엘도 한몫한 거죠. 이스라엘이 지난 2월에 네타냐후가 트럼프를 만나서 '하메네이를 비롯해 주요 지휘부를 한 번의 공습으로 다 제거할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하더라도 쉽게 끝날 수 있다'라고 얘기했다는 거고 또 들리는 말에 의하면 미국에서 나온 보도인데 마크 루비오 장관이 말실수를 한 거예요. 뭐라고 얘기했냐면 '이스라엘이 이란 공격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만약 이스라엘이 이란 공격하게 되면 이란은 미국을 공격하게 되고 그렇다면 미국은 전쟁에 끌려가게 되는 거기 때문에 먼저 공격했다'라고 한 거죠. 그게 사실이라면 이스라엘이 미국을 이란 전쟁에 끌어들인 셈이 된 거고요.
하나 더 있는데 그것은 조금 더 배경적인 측면에서 미국과 이란이 워낙 사이가 안 좋잖아요. 1979년에 이란 혁명이 일어났을 때 444일 동안 테헤란에 있는 미국 대사관 사람들이 인질로 잡힌 적이 있어요. 그게 미국의 외교사에는 굉장히 흑역사 가장 아픈 뼈아픈 역사로 남아 있거든요. 그때부터 미국과 이란 관계는 매우 안 좋은 관계로 남아 있었죠. 그런 것들이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 이스라엘이 미국을 이용한 건가요?
"이용했다고 미국이 그렇게 순진하게 다 이용당한 건 아니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도 나름대로 이란을 때려야 할 이유가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조금 부추겼다고 할 수 있는 거죠. 이스라엘은 이란과는 공존 못하고 특히 네타냐후 총리는 자기의 평생 바람이 미국과 함께 이란을 때리는 것이기 때문에 계속 네타냐후가 트럼프에게 이란 공격하자고 했을 가능성은 매우 큰 거죠."
"호르무즈 군함 파견 문제 계속 진행중"
| ▲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침략 사태에 관한 각계 공동시국선언 인권, 노동, 종교, 평화, 민중 등 각계 인사들과 시민단체들, 정당과 정치인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침략 사태에 관한 각계 공동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불법부당한 침략전쟁 규탄, 침략과 전쟁 중단,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 거부" 등을 촉구하고 있다. |
| ⓒ 이정민 |
- 미국과 이란 전쟁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죠. 일단 유가가 계속 올라가죠. 전쟁 전에 서부 브렌트유가 50달러 정도였는데 오늘(19일)부로 110달러까지 올라갔더라고요. 2배가 올라갔다는 얘기잖아요. 그래서 한국도 계속 기름값이 올라가고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크고요. 또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이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에 호르무즈에 군함 보내라고 한 건데 우리한테 직접적인 그런 요구가 오는 것이고 더불어 한국에 전진 배치해 놨던 미국의 전략 자산이나 요격 미사일이 중동으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죠. 그러면 이건 대비 태세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는 거고요.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이 스스로 만들어 놓은 국제 질서를 훼손하고 있다는 거예요. 1945년 이후 미국이 만들어 놓은 국제 질서가 이른바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 혹은 규범에 기초한 국제 질서라는 건데 이건 자유 무역, 법치, 힘을 통한 현상 변경 반대, 열린 다자주의, 외교적인 수단을 통한 문제 해결 등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나타나는 모습을 보면 트럼프가 그걸 거칠게 훼손하고 있죠. 그렇게 되면 무질서한 세계로 들어간다는 것이 굉장히 큰 부정적인 영향이 있는 거죠."
-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본인의 소셜미디어 트루 소셜에 "중국, 한국, 일본, 영국, 프랑스 군함 보내서 호르무즈를 같이 지키자"는 글을 올렸어요. 그러나 반응이 없자 알아서 하라고 신경질적으로 대응했죠. 어떤 의미일까요?
"트럼프는 동맹을 거래 비용으로 보고 있죠. 그리고 동맹이 미국을 계속 착취하고 이용하고만 있다는 생각이 굉장히 깊어요. 기본적으로 이번 상황도 보면 호르무즈 해협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가 일본이 한 90% 되는 걸로 알려져 있고 한국이 한 70~80% 중국이 50% 정도예요. 또 나토의 유럽 국가들이 한 10에서 20% 정도 수준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미국은 1% 미만이에요. 미국은 현재 세계에서 제일 큰 산유국이자 제일 큰 석유 수출국이 됐죠. 지금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트럼프의 계산법은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고 있는 동맹국들이 와서 지켜야지 왜 우리가 이걸 다 지켜주느냐'가 그의 생각이에요. 이 생각을 평가하면 끝이 없으니 안 할게요. 그런 생각으로 요청한 것이라고 보면 되겠죠.
근데 문제는 어떤 국가도 이에 대해 즉답을 안 했죠. 즉답을 안 했을 뿐더러 프랑스나 독일 등 몇몇 국가들은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잖아요. 그리고 한국과 일본은 본격적으로 제대로 요청이 오면 그때 한번 고려해 보겠다고 약간은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니까 화난 거죠. 그래서 막말을 계속 쏟아놓고 있죠."
-그러면 군함 보내는 건 끝난 건가요?
"트럼프의 속을 어떻게 알겠습니까만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고 보는 게 맞고 혹시라도 이번에는 동맹국이 군함을 보내지 않으면 트럼프는 뒤끝이 워낙 있는 사람이잖아요. 이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이미 이것은 일종의 시험이었다고 말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틀림없이 이것을 기억할 거고, 그렇다면 향후 어떤 형태로든지 동맹국의 책임과 비용을 더 물으려고 할 가능성이 매우 크죠."
- 관세 문제와 연결할 수도 있을까요?
"관세와 연결할 수 있죠. 왜냐하면 트럼프가 늘 경제와 안보를 연계하겠다고 말하니까요. 관세와 안보가 연계된 건 굉장히 많죠. 예를 들어, 전에 영국, 프랑스 독일, 그런 국가들이 그린란드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하니까 트럼프가 바로 10% 관세 증액했다가 20% 관세 증액한다고 그랬거든요. 더군다나 이 관세가 미국 대법원에서 위헌으로 판결이 났잖아요. 그러자 슈퍼 301조로 새롭게 관세를 물리겠다고 해요. 아마도 이번에 이런 상황을 관세에 다시 반영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보는 게 맞죠."
- 트럼프 대통령은 왜 공식적인 문서로 하지 않고 SNS에 올리는 건가요?
"트럼프 행정부 스타일이잖아요. 트럼프는 기존 미국 시스템에 의해 결정되고 돌아가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 멋대로 하죠. 이걸 우리가 흔히 대통령 중심 외교라고 말하는데 원래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도 외교라는 건 기본적으로 관련 부처에서 외교에 대한 일반적인 선택지를 만들어놓고 대통령은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그걸 또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그런 시스템에 의해서 해야 하는데 트럼프는 그런 시스템을 다 무시하죠."
- 우리 정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온 게 없으니 결정 안 했다는 건데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할 생각이 없죠.
"SNS에 올려서 하더라도 그걸 공식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공식 요청을 하고 공식 협의를 해야죠. 그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최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나 조현 외교부 장관의 말에 의하면 공식적으로 요청이 온 것은 아니고 애매하게 얘기 들었다는 식으로 말하잖아요. 우리가 절대 먼저 나설 필요 없어요. 상황 보고 최대한 시간을 끄는 게 우리에게 유리하지 우리가 먼저 나서서 보내거나 공식 요청하라고 말할 필요 없는 거죠."
"올해 김정은과 트럼프 만날 가능성 있어"
- 원래 미·중 정상회담이 3월 말 4월 초 열릴 계획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연기하자고 했잖아요. 압박하는 걸까요?
"압박 같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도 지금 심각한 전쟁 치르는데 중국에 갈 여력이 없죠. 그렇기 때문에 연기한 것은 맞는 거고요. 다만 3~4주 안에 전쟁 끝내려고 하는 의지가 있어요. 미·중 정상회담은 나름대로 미국도 굉장히 중요하고 중국도 중요한 회담이잖아요. 그래서 분명히 하긴 할 거예요."
- 전쟁이 4월 안에 끝날 수 있을까요?
"그건 저도 정확히 알 수는 없죠. 지금 전쟁 양상 자체는 그렇게 쉽게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데 트럼프도 장기전을 하기가 굉장히 부담돼요. 왜냐하면 결국 트럼프의 가장 고민거리는 미국 내에서 이 전쟁이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거고 결정적으로 미국 기름값이 올라가고 있다는 거거든요. 전쟁하기 전에 미국은 1갤런당 주유소 기름값이 3불이 안 됐어요. 근데 오늘 확인해 보니까 평균가가 3불 80센트까지 됐더라고요. 이러다가는 4불, 5불 넘어가기 시작하면 당연히 트럼프 책임론이 나올 수밖에 없고 그러면 트럼프에게 굉장히 불리하게 돌아갈 수밖에 없죠. 미국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경제 지표가 기름값이에요. 그런 면에서 장기전으로 가는 것에 트럼프가 분명히 부담 갖고 있는 것은 맞다고 봅니다."
- 미·중 정상회담 할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만날 가능성 어떻게 보세요?
"이란 전쟁이 없었으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란 전쟁 때문에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트럼프라 하더라도 북한과 이란은 서로 비교되는 국가이거든요. 비교된다는 게 북한과 이란은 가장 오래된 반미 국가이기도 하고 둘 다 핵을 개발·보유하고 있는 국가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란 주요 지휘부 제거하고 전쟁까지 불사하면서 핵 보유 막겠다고 때리는 상황에서 왜 김정은에 대해서만 유화적인 정책과 발언하느냐고 그런 비교가 된다는 거죠."
- 김정은 위원장은 이 전쟁 어떻게 볼까요?
"김정은은 전쟁을 두 가지 형태로 바라보고 있을 거예요. 하나는 그만큼 자신의 핵 보유가 맞은 거고 핵을 갖고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을 할 거예요. 왜냐하면 핵이 없기 때문에 이란이 공격받았다고 생각할 테니까요. 또 한편으로는 두려움과 우려도 있겠죠. 왜냐하면 트럼프가 처음에 베네수엘라 그다음에 이란 그리고 그다음은 쿠바라고 말한 게 있어요. 전통적 반미 국가들의 주요 지휘부를 날리는 거잖아요. 물론 북한은 이란 등의 국가들과 다르게 핵을 가졌기 때문에 군사 작전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전혀 아니죠.
하지만 트럼프의 예측불가능과 군사력을 사용하는 여러 가지 강경한 정책을 볼 때 김정은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북미 간의 협상 가능성은 조금 더 높아지지 않았느냐 해요. 그러니까 지난 에이펙(APEC) 정상회의 직전 트럼프가 와서 김정은을 만나겠다고 계속 초청했는데 김정은이 그걸 거부했죠. 근데 또 비슷한 상황이 온다면 거부할 경우 트럼프가 돌변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렇기 때문에 김정은이 그런 우려감을 반영해 대화에 나올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지지 않았느냐죠. 그런데 이번 미·중 정상회담 기간에는 힘들겠죠. 이란 전쟁의 여파가 있으니까요."
- 올해 안에 만날까요?
"올해 안에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김정은도 미국과 만나서 뭔가 담판을 지어야 하거든요. 제일 중요한 게 결국 자신들을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도,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도 제재가 해제돼야 하는 거고 그런 측면에서 트럼프를 만나 뭔가 담판을 지어야 할 이유가 김정은에게 있다는 거죠."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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