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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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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통계 조작 논란 아직도 1심… 길 잃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2026.03.20 06:01

‘계륵’ 처지 된 주간 아파트 통계
김현미 전 장관 ‘11% 발언’ 기폭제
통계 조작 논란은 1심 재판 진행
전문가들, 조작은 엄벌 불가피
표본 전수 공개 주장도 나와


서울 잠실에 있는 공인중개사 사무실 유리 벽에 부동산 관련 세금과 아파트 매매 물건 등의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주간 단위로 발표하는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가격 동향 통계를 개편하기 위한 검토를 2년째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투기를 조장하고, 통계가 왜곡됐다는 논란이 제기됐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는 6년 전인 2020년 당시 김현미 국토장관이 이 통계를 인용해 “집값이 11% 올랐다”고 말한 후 시세와 큰 차이가 있다며 논란이 확산했다. 이후 통계 조작 논란이 감사원 감사, 검찰 기소, 재판 등으로 이어졌고 현재도 1심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통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표본 대상이 되는 거래를 모두 공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갈피 못 잡은 정부, 계속 개편 ‘검토 중’

20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정부는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통계 개편을 위한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투기 조장과 시장 왜곡의 원인으로 꼽히며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아직 폐지할지, 유지할지를 정하지 못했다. 정부 관계자는 “개편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도 “어떤 방식으로 개편할지 방향을 정하지 못한 상태로 안다”고 말했다.

현 정부 들어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값 통계가 논란이 된 것은 지난해 국정감사 전후다. 지난해 9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이연희·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주최한 ‘주택 가격 통계 개선 방안 토론회’와 10월 국감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주간 통계가 시장의 과민한 반응을 촉발하는 등 투기를 부추긴다”며 폐지를 주장했다. 김윤덕 국토장관도 지난해 10월 13일 국감에서 이와 관련, “(주간 통계 폐지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으로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통계 문제가 가진 폐단을 줄일 수 있도록 조처하겠다”고 했다.

정부가 장고(長考)에 빠진 이유는 한국부동산원 자료가 유일한 정부 공식 통계이기 때문이다. 민간기관인 KB부동산과 부동산114도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발표하지만, 정부가 관리하는 통계는 아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가 폐지되면 사실상 정부가 정책 방향을 결정할 근거 자료가 사라지는 셈이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거부터 매주 발표하는 통계가 큰 의미가 없고 예산만 사용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정책 당국은 시장 변화를 스크리닝(선별)해야 하기에 통계를 폐지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일종의 계륵이 된 셈”이라고 했다.

그래픽=손민균

6년 전 ‘11% 발언’이 왜곡 논란 시작

한국부동산원 집값 통계가 문제가 됐던 것은 문재인 정부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2020년 7월 김현미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기준으로 전국 집값 시세가 11% 올랐다고 발언했다. 민간 데이터인 KB시세(52%) 등과 비교해 상당한 차이가 있어 왜곡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3년 9월 감사원이 부동산 등 문재인 정부 시절 통계 왜곡 논란과 관련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의 핵심은 통계 수치 조작이 있었고, 이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수사를 의뢰받은 검찰은 2024년 3월 김현미 전 장관과 김수현·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11명을 직권남용 및 통계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주간 주택 가격 변동률을 125차례에 걸쳐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재판은 아직 1심 심리가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주간 통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통계를 수집하되 이를 공표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 등 다양한 목소리를 낸다. 통계 투명성 강화를 위해 전체 표본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주간 집값 통계는 (조사 기간이 짧아) 오류가 날 수밖에 없는 태생적 속성이 있다”며 “많은 학자가 집계하지 말자고 주장한다”고 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소비자가 정가(定價)를 제대로 알 수 없는 부동산의 특성을 고려할 때 공공기관에서 가격 변동률을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다만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조사 기간을 2주, 혹은 한 달로 늘리고 표본 수도 더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통계를 집권당이나 특정 정부의 구미에 맞게 조작하는 것은 국가에 대한 신뢰도와 연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어떤 경우라도 통계를 조작하면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어떤 통계든 발표하기 전 최고, 최저치 등 극단치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는데 일반인들은 이 과정에서 어떤 것을 제외했는지 알 수 없어 조작됐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통계와 함께 표본조사를 했던 전체 거래 계약을 엑셀 파일 등의 형태로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면 통계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누구도 조작 의혹을 제기하기 힘들 것이니 이런 방법을 정부가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의 표본은 2020년까지 전국 9400가구였지만 2021년에 3만2000가구로 늘렸고, 현재는 3만3500가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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