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왜 진주만 안 알렸나”…日총리 앞 돌발 발언
2026.03.20 03:57
【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진주만 공습을 언급했다. 전통적으로 미국 대통령들이 자제해 온 역사적 민감 사안을 공개 석상에서 꺼내 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회담을 갖고,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대해 동맹국들에 사전 통보를 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격을 언급했다.
그는 "기습을 원했기 때문에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며 "기습에 대해 일본보다 더 잘 아는 나라가 어디 있겠느냐. 왜 진주만 때는 나에게 알리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우리보다 기습을 훨씬 더 중시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는 웃음이 일부 터져 나왔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침묵을 유지했다. 외신에 따르면 그는 눈을 크게 뜨고 깊게 숨을 들이쉬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번 발언은 전후 미국 외교의 기본 원칙과도 배치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을 핵심 동맹으로 편입시키는 과정에서 진주만 공격을 '역사적 비극'으로 재정의하며 직접적인 비판을 자제해 왔다.
실제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전후 일본 점령과 평화헌법 도입을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진주만을 활용했지만, 냉전 이후에는 일본을 아시아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으며 표현 수위를 낮췄다. 일본이 군사력을 제한하는 대신 미국의 안보에 의존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도 이 시기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2016년 아베 신조 당시 총리와 함께 진주만을 방문해 희생자를 추모하면서도 양국 간 화해와 협력의 의미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외교적 관례를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레야 솔리스 브루킹스연구소 아시아정책연구센터 소장은 뉴욕타임스(NYT)에 "미국과 일본 사이에는 매우 깊은 화해의 과정이 있었다"며 "일본 지도자 앞에서 진주만을 길게 언급하는 것은 그동안 의도적으로 피해온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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