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에너지 위기에 韓경제 불안…장기 비축 어려운 LNG 리스크 커져
2026.03.19 17:56
200일치 넘는 비축 물량으로 단기 대응이 가능한 원유와 달리, LNG는 가스 특성상 장기 비축이 어렵다. 정부는 당장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전력·난방·산업 전반의 비용 상승 및 가동 감축,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한국 경제에 충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영하 162도’ LNG, 국내 비축량은 9일분
가스업계에서는 LNG 의무 비축량과 수급 불안에는 큰 연관 관계가 없다고 설명한다. LNG는 기체 상태인 천연가스를 영하 162도로 낮춰 액체 상태로 저장한다. 상온에서는 기체 특성상 공기 중으로 날아가 손실이 크기 때문에, 수입을 하자마자 수요지로 옮겨져 사용되는 구조다. 저장 비용과 설비 제약이 커 대규모 장기 비축은 어렵다. 산업통상부는 ‘천연가스 비축의무에 관한 고시’를 통해 가스도매사업자가 비축해야 하는 천연가스 양을 ‘특정 시기 내수판매량의 9일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석유와 달리 국내에 들어오는 LNG는 중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 지난해 한국이 LNG를 가장 많이 수입해 온 나라는 호주다. 총 4672만 t의 수입량 중 31.4%에 달하는 1468만 t을 차지했다. 말레이시아가 16.1%로 뒤를 이었고, 카타르는 14.9% 수준이었다. 오만(4.1%)에서의 수입 물량을 더해도 한국 LNG 수입에서 중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넘지 않는다.
● 수급보다는 가격 리스크 “200% 폭등할수도”
전문가들은 LNG의 경우 수급 차질 가능성보다 가격 급등이 더 큰 위험 요인으로 꼽는다. 산업연구원은 ‘미국-이란 충돌과 호르무즈 리스크: 공급망 시나리오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3개월 이상 이어질 경우 LNG 가격은 200% 폭등하고, 한국의 모든 산업 생산비는 평균 9.4% 뛸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 LNG는 전력 생산과 난방, 산업 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핵심 에너지원이다. LNG 가격 상승은 소비자 물가를 자극하고, 기업 생산 비용 증가를 통해 경기 둔화 압력을 키운다. 특히 전기 가격에 직격탄이 된다. LNG 가격이 오르면 약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한전이 구매하는 전기 원가가 상승하는 만큼 전력요금 인상 압력이 높아진다. LNG로 생산하는 전력 비중은 30%로 석탄 화력, 원전과 함께 국내 3대 전력 생산 연료다.
정부는 LNG에 대한 선제 수급 관리를 위해 석탄과 원전 발전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우선 석탄 발전량을 설비 용량의 80%로 제한한 상한제를 해제하고, 수리 중인 원전 발전소를 5월 중순까지 조기 정비해 원전 이용률을 현재 60% 후반대에서 80%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또 국제유가 인상에 대응하기 위한 시장 점검도 이어간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서울 송파구 소재 정유사 직영 주유소를 불시 방문하고 ‘범부처 합동점검단’과 함께 가격·유통·품질 전반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LNG든 원유든 결국 중동 사태가 장기화되면 물가 인상, 기업 부담 증가 등 한국 경제에 복합적인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며 “석탄이나 원전 가동 증가 등 한시적인 대응책에 더해 장기적으로는 공급망 다변화나 대체 에너지원 확보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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