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엔딩’에도 엔딩이 있을까 [유레카]
2026.03.18 16:44
축제와 함께 봄이 왔다. 이 계절의 주인공은 꽃이다. 남쪽에서부터 축제가 올라온다. 이달부터 유채꽃(제주 서귀포시), 진달래(전남 여수시), 산수유꽃(전남 구례군)을 내건 행사가 열리기 시작하는데, 그 으뜸은 벚꽃이다.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벚꽃축제가 100개 넘게 열린다는 말도 있다.
중장년의 문화로 여겨지던 ‘꽃구경’이 젊은 세대의 감성 놀이가 된 지 여러 해다. 올해도 에스엔에스(SNS)에는 ‘2026년 전국 벚꽃축제 일정’을 공유하며 ‘도장 깨러 다니겠다’는 이들이 있다.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린 지 열흘 만에 져버리는 벚꽃은 ‘지금 아니면 못 즐기는 콘텐츠’를 계절별로 챙기는 20·30세대의 ‘제철코어’와 딱 맞아떨어진다. 실제 2024년 서울시 송파구 호수벚꽃축제에 다녀간 전체 방문객의 60% 이상이 10~30대였다는 통계도 있다.
올해 ‘벚꽃엔딩’은 언제일까. 지난달 산림청이 올해 벚나무류의 전국 평균 만개 시기(개화 50% 기준)를 ‘4월7일’로 예측했으니, 그로부터 열흘 뒤쯤이 벚꽃엔딩이다. 올해는 봄철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이 시기가 지난해보다 하루 앞당겨졌다.
대표적인 벚꽃축제인 경남 창원시 진해군항제도 지난해보다 하루 빠른 오는 27일부터 열린다. 10년 전인 2016년(4월1일)보다 닷새 이르다. 이상기온으로 꽃봉오리를 피우는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봄꽃축제를 준비하는 지역은 ‘꽃 없는 꽃축제’가 될까 봐 전전긍긍이다.
기후위기로 고민이 깊어진 건 봄꽃축제만이 아니다. 2005년부터 4월마다 열린 경남 창원시 마산진동미더덕축제는 고수온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올해 3년 연속 취소됐다. 고성 가리비수산물축제도 지난해 고수온으로 인한 가리비 폐사로 무산됐다. 강원 인제빙어축제, 경북 안동암산얼음축제 같은 겨울축제도 얼음이 얼지 않아 취소되기 일쑤다.
아예 사라진 축제도 있다. 경남 양산 배내골 고로쇠축제는 기후위기로 수액 생산량이 줄어든데다 농업인이 고령화되면서 2023년부터 중단됐다. 같은 지역에서 옥수수와 산딸기를 내건 여름축제도 작황 부진으로 지난해 폐지됐다.
‘좀비 축제’(효과 없이 이름만 유지되는 행사)니 ‘바가지 축제’니 하는 비판도 있지만, 그 지역에서 이맘때만 즐길 수 있는 괜찮은 축제를 한번쯤은 가보는 것도 좋겠다. 다시는 못 볼 수도 있으니.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벚꽃 개화 시기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