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메타의 ‘마누스’ 인수 관련 제재 검토…인재·기술 유출 차단 뜻
2026.03.18 17:04
중국 정부가 미국 빅테크 메타의 중국계 기업 ‘마누스’ 인수 거래와 관련해 관계자 출국금지 등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중 기술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인공지능 핵심 인재와 기술의 유출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경제·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관계자가 최근 메타와 마누스 경영진을 불러 인수 거래에 우려를 표시했고, 거래와 관련된 인사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의 제재 움직임은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경영진들이 국외로 사업을 이전하는 흐름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창업해 싱가포르로 본사를 옮긴 인공지능 에이전트 마누스를 20억달러(약 2조97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메타는 최근 인공지능 연구 인력 확보와 데이터센터 설립 등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면서 마누스를 사들였다. 메타 대변인 앤디 스톤은 “이번 거래는 관련 법을 전적으로 준수했다”며 “마누스 팀은 이미 메타에 깊이 통합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상무부는 지난 1월8일 “관련 부서와 함께 (메타-마누스) 인수의 수출통제, 기술 수출입, 대외 투자 관련 법률 및 규정의 일관성에 대해 평가·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마누스의 기술이 중국 정부의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할 기술인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해당 인수는 거래를 체결했지만,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중국의 마누스 조사는 싱가포르로 본사를 이전해 국내 규제를 피하는 이른바 ‘싱가포르 워싱’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기술 기업들은 미·중 패권 경쟁의 리스크를 피하고, 글로벌 투자자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법인을 싱가포르로 옮기는 사례가 적지 않다. 소식통은 마누스 경영진이 법인이 있는 싱가포르로 출국하는 걸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가 마누스의 싱가포르 이전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왕성위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중국분석센터 연구원은 “이런 거래를 용인할 경우 중국의 다른 인공지능 연구자들도 중국의 연구개발 생태계를 활용해 회사를 키운 뒤 해외 기업에 인수되는 경로를 택할 수 있다”며 경고 신호의 성격도 있다고 설명했다.
메타-마누스 인수 거래가 미·중 인공지능 기술 경쟁과 맞물리면서 새로운 긴장 요인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의 인수 제동이 미국의 첨단 인공지능 반도체의 수출통제 강화 등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로이터 통신은 중국 당국이 여러 중국 기업에 인공지능 칩 에이치(H)200의 구매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중국 기업이 인공지능 칩 H200을 주문했고, 중국으로 수출하기 위해 생산을 재개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 무역전쟁 중에 고성능 칩인 H200의 대중국 수출을 규제하다가 판매액의 25%를 수수료로 내라는 조건을 걸고 수출을 허가했다. 이후 중국은 반도체 자립을 명분으로 자국 기업의 H200 구매를 제한하거나 보류하도록 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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