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M] 김부장이 된 김여정 실세 2인자의 길
2026.03.18 08:30
9차 당대회가 끝나고 이틀 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주요 간부들에게 소총을 선물했습니다.
김여정도 이 선물을 받았는데 북한 매체들은 김여정을 두고 '당 중앙위원회 총무부장'으로 호명했습니다.
9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정치국 후보위원에 재진입하고 당 중앙위 부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진 김여정의 직책이 총무부장임이 이날 확인됐습니다.
■ 2인자의 길
김정은 위원장의 친동생으로 이른바 백두혈통의 일원이기도 한 김여정은 오래전부터 상당한 권력을 휘두르는 실세로 평가받아왔습니다.
김 위원장 입장에선 다른 어떤 측근보다 믿을 만한 사람일 수 있고, 그런 만큼 김여정은 실세 2인자라는 수식어와 함께 김정은 체제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김여정은 고모인 김경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절대 권력자였던 김정일의 동생으로 경공업부장과 당 비서를 역임했고, 인민군 대장 칭호까지 받았던 김경희는 남편 장성택의 숙청과 함께 정치적으로 몰락했습니다.
'혈육도 권력 앞에선 예외가 없다', '독자적인 세력 구축은 곧 반역'이라는 교훈을 김여정은 김경희의 몰락 과정에서 체득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각종 행사는 물론 김 위원장의 현지 지도에도 꽤 자주 동반하지만 북한 매체에는 김여정이 제대로 찍힌 화면이 잘 나오지 않습니다.
김 위원장이나 김주애 뒤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자세를 낮추는 것 같기도 하고, 구석에서 상황을 지켜보면서 주목받는 걸 피하려는 듯한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2인자라고 평가하지만 화면에 비치는 모습을 보면 김여정은 권력 실세가 아니라 어떨 때는 수행비서인 듯 또 어떨 때는 하급 관료인 듯 두드러지지 않을 때가 대부분입니다.
당 중앙위 부장이 됐으니 이제 그런 모습도 바뀔까요?
■ 총무부 권한 강화?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직책으로만 보면 그리 위상이 높지 않을 때도 김여정은 대남 대미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는 세간의 평가를 받으며 중요한 담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총무부장이 된 며칠 뒤에도 김여정은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며 경고하는 담화를 냈습니다.
총무부장이 된 뒤에도 대남 대미 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그대로 할 것임을 방증하는 담화였습니다.
북한에서 총무부장은 그동안 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이나 후보위원이 아니라 보다 하급인 위원급 인물이 맡아오던 직책으로 분류됩니다.
일부 언론에선 우리로 치면 장관급이라 표현하기도 하지만 관료가 아닌 당직인데다 정치국 위원이나 후보위원도 아닌 사람이 맡아오던 자리인 만큼 장관급이라 하기엔 적절치 않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김여정이 이 자리를 맡았다는 사실은 이제 총무부의 위상이 과거와 다를 거란 관측을 낳게 합니다.
당의 행정과 운영을 총괄하는 것뿐 아니라 최고 지도자인 김 위원장의 뜻을 받들어 각종 '말씀'을 전달하고 의지를 관철하는 역할도 함께 수행할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더구나 '김정은의 입'이자, 대남 대미 정책을 총괄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는 만큼 김여정 총무부장의 업무 범위와 권한은 훨씬 넓어지고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 김정은 후계구도
한 달쯤 전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 비공개회의에서 김주애가 후계 구도의 내정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된다는 평가를 전달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아직 그렇게 보이지는 않지만 훨씬 많은 정보를 접하고 고민의 정도가 높은 정보 당국의 판단인 만큼 존중합니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김여정과 김주애의 권력 다툼설 등은 솔직히 나가도 너무 나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주애가 후계로 내정이 됐든 아니든 지금 현재 김주애를 띄우고 있는 핵심 주체가 바로 김여정이라는 데는 별 이견이 없습니다.
김주애의 등장과 노출이 김여정의 기획 속에 이루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김주애와 김여정은 권력을 다투는 관계가 아니라 김여정이 관리하는 관계로 보는 게 더 타당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주애가 진짜 후계자가 될지, 아니면 추후 또 다른 인물이 등장할지 알 수는 없지만 현재 북한의 통치 구조상 김여정이 핵심적인 위치에서 관리하고 조율하게 될 거라는 관측이 강하게 제기됩니다.
■ 원로들의 퇴진과 백두혈통의 구심점
이번 9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드러난 북한 권력구조상의 중요 변화 중 하나는 원로 세대의 완전한 퇴진입니다.
김일성의 최측근 최현의 아들로 빨치산 세대 후예의 상징으로 꼽히던 최룡해가 일선에서 물러났고, 군부 실세이자 원로였던 리병철과 박정천도 물러났습니다.
70대의 원로 간부들이 대거 물러나면서 그 자리에 김정은 시대에 정치적으로 성장한 실무형 측근들이 진입했습니다. 김정은 체제 출범 후 손발을 맞춰온 리일환 조춘룡 등이 주축이 된 비서국은 11인 체제로 대폭 보강됐습니다.
이번 당 대회를 거치면서 39명의 당 집행부 가운데 59%가 교체됐습니다.
교체비율 만으로는 이전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없지만 7차, 8차 당대회를 거치면서 이미 상당 부분 교체를 이룬 만큼 이제 명실상부한 김정은 시대의 인물들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김여정은 김 위원장의 통치 전반에 대해, 그리고 후계 구도까지도 내부적으로 관리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됩니다.
김 위원장과 권력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절대 권력을 보조하는 의미로 실세 2인자의 자리를 지켜갈 것으로 보입니다.
■ 대리인은 누구?
5년 전 8차 당대회 당시 북한은 '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 직을 신설하고는 당 규약에 총비서의 대리인으로 명기했습니다.
2인자를 넘어 잠재적 후계자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지만 누가 제1비서인지, 또는 제1비서가 될 가능성이 있을지 전문가들 사이에 추론만 있었을 뿐 밝혀진 건 없습니다.
일각에선 김주애, 또는 잠재적 후계자를 위해 이 자리를 비워뒀을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실질적으로 김여정이 이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옵니다.
굳이 제1비서에 임명되지 않더라도 이미 당 중앙위의 인사와 돈줄을 쥔 권력의 수장으로서, 또 최고 지도자의 혈육으로서 김여정의 권한은 지금까지도 막강했지만 앞으로 더 강화될 거라는 게 중론입니다.
사실상 집권 3기를 맞아 명실상부한 김정은 시대를 선언한 북한의 대외 정책이 어떤 모습으로 표출될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북한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