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도움도 필요 없어"… '호르무즈 파병 거부'에 격노한 트럼프
2026.03.18 18:01
부메랑 된 관세·그린란드 동맹 압박
힘으로 종전 시도… 협상론과 불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움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란이 막고 있는 에너지 수송 요충지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뚫을 수 있게 군함을 좀 보내 달라는 자신의 요청을 유럽 국가들을 비롯한 동맹 대부분이 외면했다면서다.
“이렇게 화난 트럼프 처음”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서방 안보 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을 겨냥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이 대부분의 나토 동맹국으로부터 테러리스트 정권 이란에 대한 우리의 군사 작전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우리는 더는 나토 회원국의 지원이 필요하지도, 그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애초 그런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 세계 최강국인 미합중국의 대통령으로서 말하건대 우리는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 호주도 언급되기는 했지만 표적은 나토였다.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의 백악관 회담 자리에서도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파병이 ‘시험대’였다면서 요청 거부는 “어리석은 실수”였다고 쏘아붙였다. “나토에 매우 실망했다”며 파병 거절을 “기억하겠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미국 연방 상원의원은 이날 엑스(X)에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살면서 그가 그렇게 화난 것은 본 적이 없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격노한 것은 ‘호르무즈 연합’ 구상에 동참해 달라는 자신의 요구를 나토 동맹국들이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호주, 캐나다, 걸프 국가들, 요르단이 호르무즈 연합에 참여하기를 원했다. 한국, 일본과 접촉했고 이란과 가까운 중국에도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동참 의사를 시사한 곳은 전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걸프 국가 아랍에미리트(UAE) 정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을 보호하겠지만 그들은 우리를 위해, 특히 필요한 시점에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토 동맹국들에 불평했다. 배은망덕하다는 것이다.
180도 다른 종전 방법론
그러나 유럽이 협조를 거부할 명분은 많다. 미국의 접근법부터 문제다. 이스라엘과만 공조했을 뿐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개시할 때 어떤 동맹국과도 미리 협의하지 않았다. 그러고서는 당연하다는 듯 참전을 요구 중이다. 이에 응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게 유럽 측 시각이다. 더욱이 무장 고속정 한 척으로도 유조선을 격침시킬 수 있을 만큼 호르무즈해협의 여건은 이란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자신들의 가세로 이 구도가 뒤집히지는 않으리라는 게 유럽의 판단이라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인과응보이기도 하다. 지난해 재집권 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미국을 갈취해 온 동맹이 적보다 더 나쁘다고 공공연히 말해 왔다. 관세 부과와 동맹국 덴마크 영토인 그린란드를 합병하려는 시도에는 이런 인식이 반영됐다. 힘 자랑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의 중동 정세 석학인 안드레아스 크리그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미국의 힘을 무기로 동맹을 제 뜻대로 움직이려 강압해 왔다”며 “현재 세계가 가능한 한 미국과의 관계를 정리하려 하는 것은 이런 힘의 남용 탓”이라고 말했다.
양측 간 불화는 180도 다른 종전 방법론 때문일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힘으로 풀어 내야 종전(終戰)이 가능하다고 본다. 반면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해야 호르무즈해협이 정상화할 수 있다는 게 유럽의 중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출구를 찾게 만들 수 있는 변수는 금융시장과 미국 여론뿐이라고 여기는 유럽 관료들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 괜히 미국을 도왔다가 전쟁이 길어지면 더 낭패인 만큼 차라리 유가 상승을 방치하는 극약 처방을 내리는 편이 조기 종전에 더 나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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