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모방' 블루엘리펀트 대표 구속기소…사측 "업계 관행" 반박
2026.03.17 17:26
유명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 디자인을 모방한 제품을 대량 판매한 혐의로 블루엘리펀트 전 대표가 구속기소되면서 업계에 파장이 커지고 있다. 수사당국은 이번 사건을 '디자인권 미등록 제품 모방에 대한 첫 구속 사례'로 규정했지만, 회사 측은 "안경 산업 특성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데드카피' 첫 구속 사례...123억 매출·정밀 복제 확인
지식재산처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과 대전지검 특허범죄조사부는 17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블루엘리펀트 전 대표 최진우 씨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씨는 2023년 2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젠틀몬스터 디자인을 모방한 안경·선글라스 51종을 판매해 약 123억원의 매출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또한 모방 상품 44종, 약 41만3000여 점을 해외에서 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법도 조직적이었다. 별도의 디자인 인력 없이 인기 제품을 직접 촬영해 해외 제조업체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복제품을 생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51종 가운데 29종은 3D 스캐닝 분석 결과 원제품과의 오차가 1㎜ 이내로, 95% 이상 일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18종은 일치율이 99%를 넘어 사실상 동일한 '데드카피' 수준으로 판단됐다.
다만 해당 제품들은 모두 디자인권이 등록되지 않은 상태였다. 패션업 특성상 유행 주기가 짧아 디자인 등록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그럼에도 수사당국은 창작적 노력 없이 신제품을 그대로 모방해 단기간에 매출을 급성장시킨 점과 산업 전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구속기소를 결정했다. 이는 디자인권이 없는 제품 형태 모방을 형사처벌하고 구속까지 이어진 첫 사례다.
아울러 당국은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총 78억원 규모의 추징보전도 진행했다. 추징보전은 확정 판결 전까지 재산 처분을 막는 조치다.
◆블루엘리펀트 "업계 관행…구조적 유사성 고려 부족"
이에 블루엘리펀트는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혐의를 전면 반박했다."회사 측은 "안경은 인체공학적 구조상 유사한 형태를 가질 수밖에 있다"며 "이 같은 산업 특수성이 수사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판 과정에서 이를 성실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선행 제품을 참고하는 것은 안경업계에서 일반적인 관행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안경이 시력 보조를 넘어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으면서 제품 출시 주기가 짧아졌고, 이에 따라 기존 제품을 참고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부정경쟁방지법 역시 '통상적인 형태'는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시중 제품들은 대부분 형태가 유사해 특정 브랜드 로고 없이 혼동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저가 모방으로 부당이득을 얻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블루엘리펀트는 "2025년 기준 영업이익률은 5.4% 수준에 불과하다"며 "글로벌 진출, 매장 확대, 품질 개선을 위한 투자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회사는 이미 경영 쇄신에 나섰다. 최 전 대표는 사임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며,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또한 문제 제품 판매 중단과 재고 자발적 제출, 디자인 인력 확충, IP 컴플라이언스 체계 도입 등 재발 방지 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블루엘리펀트는 "독자적인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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