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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휘가 이동휘를 연기한 이 영화…“지금도 나는 ‘메소드 연기’ 중” [인터뷰]

2026.03.17 16:45

이기혁 감독 장편 데뷔작 영화 ‘메소드 연기’
‘코미디 배우’ 이동휘의 메소드 연기 도전기
“꿈과 현실에서 방황하는 이들을 향한 위로”


영화 ‘메소드 연기’ [㈜런업컴퍼니,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이동휘가 ‘이동휘’를 연기한 영화가 18일 개봉한다. 작품의 제목은 ‘메소드 연기’다. 낯설고도 독특한 메타적 설정에서 출발한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메소드 연기’를 갈망하는 한 배우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영화 ‘메소드 연기’를 연출한 이기혁 감독과 ‘이동휘’ 역의 배우 이동휘를 각각 만났다. ‘메소드 연기’는 20년 지기 친구이자 동료인 두 사람이 제작자와 감독, 그리고 감독과 배우로 의기투합해 완성한 작품이다.

배우 출신인 이 감독은 2020년 선보인 동명의 단편을 바탕으로 한 이번 작품을 통해 장편 데뷔라는 큰 산을 넘었다. 주연을 맡은 이동휘는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영화의 제작 전반을 함께 이끌었다. 이 감독은 ‘단편의 앞뒤를 확장해 장편으로 발전시켜 보라’는 윤종빈 감독의 조언을 발판 삼아 ‘메소드 연기’의 장편화를 구상했다. 이동휘는 그런 친구의 도전에 적극 힘을 보탰다.

배우 이동휘 [㈜런업컴퍼니,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마동석 형님을 보면서 영화 제작이 의미 있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작품을 만들면 많은 일자리가 생기잖아요. 배우 개인의 명성도 중요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느낀 바가 컸어요. 그래서 저도 더 늦기 전에 도전해 보자는 생각이었죠.” (이동휘)

영화 속 ‘이동휘’는 코미디 연기로 유명세를 탄 배우다. 데뷔작 ‘알계인’에서 연기한 뾰족한 귀의 초록색 외계인은 트레이드 마크처럼 어디를 가든 그를 따라다닌다. 하지만 ‘이동휘’는 어느새 코미디 배우로 낙인찍힌 현실에 답답함을 느낀다. 자신에게서 ‘알계인’을 떠올리는 대중의 웃음이 점점 조롱처럼 들리기 시작한다.

그를 찾는 시나리오는 여전히 코미디에 머물러 있다. 정극에서 진정한 ‘메소드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공공연히 드러내지만, 정극은 ‘이동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저도 하기 싫은 배역을 맡았던 적이 있어요. 모든 현장이 좋았던 것만도 아니었고요. 극 중 이동휘는 배우 이동휘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저이기도 한 캐릭터예요.” (이기혁 감독) 배우 출신인 이 감독은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감정을 이 캐릭터에 투영했다. 이동휘 역시 ‘이동휘’의 상황이 결코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기혁 감독 [㈜런업컴퍼니,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비슷한 캐릭터를 자주 연기한다는 반응을 저도 잘 알고 있어요. 그에 대한 답을 말이 아니라 연기로 해야 한다는 것도 제 몫이라고 생각하고요. 물론 코미디를 하면서 큰 행복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더 좋은 웃음을 줄 수 있다면 계속 도전해 보고 싶어요.” (이동휘)

그런 ‘이동휘’에게 진정한 메소드 연기를 펼칠 기회가 찾아온다. 사극 ‘경화수월’의 세자 역으로 캐스팅된 인기 스타 ‘정태민’(강찬희 분)이 공개 석상에서 그를 상대역인 임금 역으로 추천하면서다. 그는 오랫동안 바라던 기회를 잡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아무런 기대도 없는 냉랭한 현장에서 홀로 분투한다. 그러나 결국 그에게 돌아온 것은 ‘임금이 외계인이었다’는 기상천외한 설정과 다시금 씌워진 ‘뾰족귀’였다.

‘이동휘’는 되풀이되는 외계인 이미지를 극구 거부한다. 엄마 ‘복자’(김금순 분)는 그런 아들을 다독이며 말한다. “임금이 외계인이면 어떻고, 외계인이 임금이면 어때.” 이 한 줄의 대사는 지금도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배우들에게 전하는 위로이기도 하다.

이 감독은 “아마 ‘이동휘’와 같은 고민을 하는 배우들이 많을 것”이라며 “영화를 통해 그들에게 위로가 될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런업컴퍼니,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런업컴퍼니,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이 감독은 ‘이동휘’를 연기하는 이동휘에게 ‘담백한 연기’를 주문했다. 극 중 ‘이동휘’는 실제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현실적인 톤을 유지한다. 특히 가족과 함께 있는 장면에서는 무뚝뚝한 아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긴 머리를 대충 머리띠로 넘기고 티셔츠를 걸친 모습에, 시사회에 참석한 이동휘의 어머니가 “영화에서도 그렇게 하면 어떡하냐”고 말했을 정도다.

“이 작품은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에 있는 영화예요. ‘이동휘’라는 인물이 다른 캐릭터들과 어우러지면서도 실제처럼 느껴지려면 절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가족 이야기나 연기적 고민이 드러나는 장면에서는 실제 감정을 최대한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기혁 감독)

개봉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제작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던 이동휘의 손을 잡은 것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공동 제작자인 장원석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대표였다. 이동휘는 장 대표의 도움으로 배급사를 찾을 수 있었다. 그는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꼭 보답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전했다.

이기혁 감독 [㈜런업컴퍼니,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그럼에도 이 감독의 도전에 함께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동안 부천판타스틱영화제나 미장센 단편영화제에 초청받은 적이 없었는데, 이 감독과 함께 만든 단편으로 초청을 받았거든요. 이번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도 가게 됐고요. 이번 도전을 통해 얻은 것이 정말 많습니다.” (이동휘)

영화에는 웃음과 감동, 해학이 공존한다. “‘부캐’ 분장을 하고 활동하는 분들을 정말 존경하게 됐어요. 생각보다 훨씬 쉽지 않더라고요.”(이동휘) 보고도 믿기 어려운 이동휘의 ‘분장쇼’로 문을 연 작품은 점차 ‘메소드 연기’의 본질에 대한 질문으로 깊숙이 파고든다. 아픈 엄마는 아들을 위해 괜찮은 척 연기를 하고, 뾰족귀를 단 임금이 카메라 밖에서 분노와 슬픔이 뒤섞인 광기를 쏟아내는 것 모두가 ‘메소드 연기’란 단어에 수렴한다.

“저는 지금 인터뷰를 하는 이 순간에도 메소드 연기 중이에요. 원래는 굉장히 장난기 많은 사람이거든요.” (이기혁 감독) 이렇듯 영화 ‘메소드 연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메소드 연기’를 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지향한다.

배우 이동휘 [㈜런업컴퍼니,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면서도 우리는 계속 도전하며 살아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이야기가 특정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두의 이야기이길 바랐습니다. 관객들이 ‘우리 모두 열심히 살고 있구나’라는 감정을 느낀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이동휘)

“이 작품이 각자의 삶 속에서 ‘메소드 연기’를 하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긍정적인 힘을 전하길 바랍니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캐릭터에 그 메시지를 담으려 했고요. 모두가 주인공처럼 느껴지는 영화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이기혁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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