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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보다 중요한 건 사이클…“한국 증시, 엔비디아 실적이 더 중요”

2026.03.17 07:59

다올투자증권 보고서[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글로벌 관세율을 15%로 끌어올리면서 시장의 경계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이번 조치가 단기 변동성을 자극할 수는 있어도, 한국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는 관세 자체보다 반도체 업황과 실적 사이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보고서에서 “관세라는 외부 변수보다는 사이클과 펀더멘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시장에 부담 요인인 것은 맞지만, 한국의 경우 대미 무역수지 규모와 기존 협상 구도를 고려하면 추가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표=다올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단 직후 무역법 122조를 활용해 10%였던 글로벌 관세를 15% 수준으로 인상했다.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은 사실상 기존 15% 관세 수준과 같고, 중국과 멕시코, 브라질, 인도 등은 기존보다 관세율이 조정됐다. 시장은 앞으로 무역법 301조나 무역확장법 232조, 나아가 338조 같은 더욱 강한 조치가 실제로 동원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이 가운데 실질적으로 적용 가능성이 가장 높은 수단으로 301조와 232조를 꼽았다. 301조는 특정 국가의 불공정 무역행위를 문제 삼아 관세를 부과할 수 있고, 232조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품목별 관세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카드다. 다만 338조는 1930년 제정 이후 실제 적용 사례가 없어 현실적인 활용 가능성은 적다고 평가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당장 관세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국은 기존 대미 무역흑자 3500억달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고, 현재 적용 중인 철강·알루미늄 50%, 자동차 및 부품 15% 관세 외에 122조에 따른 글로벌 15% 관세가 추가로 큰 변화를 만들지 않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다만 잠재적 리스크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향후 미국이 232조를 근거로 반도체나 의약품 등 전략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자동차 품목관세를 다시 손볼 가능성은 남아 있다. 특히 반도체는 글로벌 공급망과 밸류체인 민감도가 높아 관세 확대가 현실화할 경우 투자심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김 연구원은 시장이 지나치게 관세 변수에만 매몰될 필요는 없다고 봤다. 상호관세 위법 판결 직후 미국 증시는 국채금리 상승과 달러 약세 등 거시 변수 변화에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와 TSMC, AMD, 애플 등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다. 광범위한 고율 관세 리스크가 일부 완화되면서 빅테크의 설비투자 부담과 반도체 업황 우려가 덜어졌다는 해석이다.

업종별로는 차별화가 예상된다. 반도체는 당장 품목관세 적용이 예정돼 있지 않아 직접 영향이 제한적이고, 철강 역시 이미 50% 품목관세가 반영된 상태다. 반면 자동차는 기존 15% 관세 대상인 만큼 향후 재인상 여부가 변수로 꼽힌다. 가전과 스마트폰은 인도·베트남 등 일부 국가의 관세율 인하가 가격 경쟁력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고, 2차전지는 중국산 배터리 및 태양광 모듈 관세 조정에 따라 업황 영향이 엇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한국 증시의 단기 키는 관세보다 실적과 이벤트에 있다는 게 김 연구원의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금일 관세 수혜주로 조선·방산·원전을, 피해 가능 업종으로 반도체·자동차·2차전지·철강을 제시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관세 노이즈보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트럼프의 대국민 연설, 미국 정치 일정 등이 시장 변동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다.

그는 “중기적으로 반도체 품목관세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지금은 관세라는 외부 변수보다 사이클과 펀더멘털이 더 중요한 시점”이라며 “한국 증시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업황 기대가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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