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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를 ‘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3가지[김한솔의 경영전략]

2026.03.17 06:01

“AI는 내가 ‘시켜야만’ 움직인다. 하지만 사람은 다르다. 동료가 힘들어할 때 ‘먼저’ 손 내밀 수 있는 건 사람만이 할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워지는 생성형 인공지능(AI)들. 이제는 그들‘만’의 커뮤니티 ‘몰트북’에서 진짜 인간들처럼 철학적 대화를 나누고 심지어 종교를 만들기도 한다. 내가 궁금한 걸 물어보면 친절히 답을 해주던 AI가 점점 ‘사람’이 돼 가는 건 아닌가 싶다. 이렇게 AI가 똑똑해지면 똑똑해질수록 내 일자리가 사라지는 거 아니냐는 불안감이 생기기도 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생산 현장에 투입하겠다고 선언하고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AI 자율공장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것처럼 업무 현장은 점차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AI 시대, 그럼 우리 개개인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영화 ‘어쩔 수가 없다’처럼 딱 하나 남아 있을 인간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싸워야 할까? 아니다. “인간이 AI보다 잘하는 것”, 더 정확히는 “AI가 할 수 없는 것”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3가지를 고민해 보자.

◆어디로 가고, 무엇을 해야 할까

첫 번째는 ‘어디로 가야 할까’를 생각하는 힘이다. AI는 잘 만들어 낸다. 양으로 승부하는 것 같던 AI가 이젠 ‘질적’인 측면에서도 인간을 앞서고 있다. 하지만 생성의 시작점을 AI가 직접 만들지는 못한다. AI는 사용하는 사람의 지시가 있어야만 움직이기 때문이다. 어떤 AI를 열어도 내가 첫 프롬프트를 쓰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면 쉽다. 그래서 ‘방향’을 고민하는 게 인간이 해야 할 첫 번째 과제다.

조직의 리더라면 우리 조직이 ‘어디로 향하게 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개인이라면 ‘내 삶의 목적’을 생각하는 게 필요하다. 이걸 AI에게 물을 순 없다. 물론 질문을 하면 답을 줄 수는 있다. 하지만 여기서 나오는 내용이 ‘진짜’ 우리 조직, 혹은 나에게 필요한 것일 확률은 낮다. 내가 존재하고 있는 현실과 AI가 답을 가지고 오는 데이터 세상은 다르기 때문이다.

방향을 잡으려면 ‘문제 의식’을 가져야 한다. 무엇을 ‘바꾸겠다’는 생각을 가져야만 지향점이 생긴다. 리더라면 조직의 ‘일방식’ 개선이 필요한지, 성과를 내기 위한 ‘과제’가 잘못된 것인지, ‘조직 문화’를 바꿔야 하는지 등 질문거리를 찾는 게 우선이다. 바꾸고 싶은 방향을 내가 정하고 난 뒤에 여기서 나온 질문들을 AI에게 물으면 된다.

생성형 AI가 빠르게 일상에 들어오면서 ‘생각의 외주화’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인간 스스로 해야 할 고민을 ‘효율적’이라는 명목으로 AI에게 던져 버리고 있다. 머리 싸매고 고민하는 건 결코 비효율적인 게 아니다. 내가 살아야 할 삶, 내가 만들어 가야 할 조직의 방향은 직접 정하는 게 옳다. 그래야 진짜 ‘내 것’을 만들 수 있고 ‘내 삶’이 된다.

어디로 가야할지를 정한 뒤에 두 번째 필요한 것은 ‘무엇을 할지’를 결정하는 힘이다. AI는 수많은 데이터를 활용해 확률적으로 도출된 ‘아이디어들’을 제안할 뿐이다. 가장 처음 제시한 게 제일 좋은 것도 아니고 여러 번 질문을 나눈 후에 나온 답변이 정확도가 높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다양한 제안 가운데 무엇이 가장 적합한지 ‘결정’하는 건 사람만이 할 수 있다.

물론 나의 결정이 정답이라고 말할 순 없다. 예를 들어 리더로서 ‘조직 문화 개선’을 고민의 방향성으로 삼고 AI에게 방법을 물어보면 다양한 아이디어를 줄 것이다. 제도 개선을 말할 수도 있고, 소소한 이벤트를 추천할지도 모른다. 업무 소통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아이디어를 줄 수도 있다. 사람의 역할은 그것들 중에 ‘지금 여기’에 가장 필요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선택을 잘하려면 충분한 정보가 있어야 한다. 조직의 리더라면 현재 조직 상황을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조직의 문제를 제대로 풀어내는 대안을 선택할 수 있다. 내 삶을 긍정적으로 만들어 나가려면 내가 가진 자원, 에너지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생성형 AI가 만들어내는 대답들은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것은 맞다. 하지만 그 데이터가 나의 ‘지금’과도 맞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나의 가치관, 나의 필요성 정도에 따라 적합한 게 무엇인지 결정하는 건 나만이 할 수 있다.

또 하나, 결정하는 힘이 인간에게 필요한 이유는 결정에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AI에게 ‘제시한 대안 중에 뭐가 가장 좋을지 골라달라’고 물을 수도 있다. 지금 상황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줘서 현실과 맞닿은, 나의 가치와 관련된 안을 선택하도록 이끌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결정에 따라 행동했을 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이때 AI에게 따져 물어봐야 달라지는 게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만약 내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AI의 제안 중에 ‘소소한 이벤트’를 선택했다면? 그게 정말 조직문화를 바꾸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역효과가 나올 수도 있다. 이때 결정에 ‘책임’지는 주체로 인간이 역할을 해야 한다.

책임을 진다는 게 단순히 ‘물러난다’거나 ‘배상하겠다’를 뜻하는 건 아니다. 이번 선택을 복기해서 다음엔 더 나은 결정을 하게끔 발전하는 과정을 만들어내는 게 진짜 책임지는 모습이다. 데이터 세상에만 존재하는 AI는 할 수 없는, 현실에 발 붙이고 있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

방향을 정하고 대안을 결정한 뒤 필요한 건 실행이다. 여기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세 번째가 필요하다. ‘어떻게 해낼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 무언가를 해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 수도, 설득을 해서 내 편으로 만들어내야 할 수도 있다. 어떻게 접근해야 좋을지, 상대가 듣고 싶어하는 말이 무엇인지 등 내용의 아이디어는 AI가 줄 수 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사람은 ‘무슨 내용’이냐보다 ‘누가’ 말했느냐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아무리 AI가 일상이 되더라도 결국 다시 ‘사람’인 셈이다.

그래서 AI 시대가 되면 될수록 인간 관계의 ‘진정성’이 필요하다. 동료에게 ‘믿을 만한 사람’이었다면, 구성원들에게 ‘따르고 싶은 리더’라는 평을 들었다면 AI 시대는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만일 내가 아직 그런 ‘경지’가 아니라면 지금부터라도 노력해야 한다. AI와의 대화에서는 느끼기 힘든 ‘인간다움’을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

무작정 ‘공감’하자, ‘위로’해 주자는 게 아니다. 사람에 대한 ‘관심’을 보이면 된다. 앞서 말했듯 AI는 내가 ‘시켜야만’ 움직인다. 하지만 사람은 다르다. 동료가 힘들어할 때 ‘먼저’ 손 내밀 수 있는 건 사람만이 할 수 있다. 누군가가 즐거워 보이면 ‘먼저’ 다가가 축하하는 것도 사람의 일이다. 주변에 내 편인 사람들을 만들어 두는 것, 혹은 내가 타인들에게 그들의 편이 되어 주는 것, 그게 역설적으로 AI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일지 모른다.

지난 칼럼 ‘AI와 ‘함께’하는 조직을 만들려면?’이라는 글에 이런 댓글이 달렸다. “AI가 전부는 아님. 너무 쫄지 말고 인간의 본성을 잊지 말아라. 다 살길 있고 AI는 편리하게 이용하면 된다!” 옳은 말이다. 중요한 건 무엇이 인간의 ‘본성’인가이다. 방향을 선택하고, 방식을 결정해서 함께 나아갈 사람을 만드는 것, 이게 인간만이 가진 경쟁력임을 기억하자.

김한솔 HSG휴먼솔루션그룹 조직갈등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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