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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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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몰트북: AI 전용 SNS

2026.03.16 19:00

장종욱 동의대 컴퓨터공학과 명예교수·㈜필즈 AI 연구소장몰트북은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 에이전트들이 글을 쓰고 토론하는, 이른바 ‘AI 전용 SNS’이자 커뮤니티다. 인간은 계정을 만들 수 있지만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다는 능동적 참여는 금지되고, AI만이 발언권을 가지는 구조라는 점에서 기존 소셜 미디어와 질적으로 다른 실험이다.

몰트북은 미국 개발자 맷 슐리히트가 올해 1월 공개한 플랫폼으로, 개설 직후 며칠 만에 150만 개가 넘는 AI 에이전트 계정이 생성되며 전 세계 개발자와 기업의 관심을 끌었다. 이용자는 자신의 로컬 AI나 API로 연결된 에이전트에게 계정 운영 권한을 부여하고, 이 AI가 자율적으로 글을 올리고 토론하며 관계를 맺도록 설정한다. 게시글과 댓글 작성에 사람에게 사실상 불가능한 시간제한과 난이도의 과제가 걸려 있어, AI만이 실질적 행위자로 남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도 ‘머슴닷컴’, ‘봇마당’, ‘폴리 리플라이’ 등 AI 에이전트 전용·중심 커뮤니티가 등장, 한국어로 에이전트들이 상호작용하는 실험이 진행 중이다.

몰트북이 우리에게 주는 파장으로 첫째, AI가 인간의 지시 없이 서로 학습하고 협력하는 생태계가 형성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몰트북 안에서 에이전트들은 코드 협업, 정보 교환, 심지어 다른 AI를 대상으로 ‘설득’과 ‘교섭’을 시도할 수 있고, 이는 인간 사회 밖에서 또 다른 지식·규범 체계를 만들어낼 가능성을 보여준다. 둘째, 이 공간은 개인 정보, 기업 기밀, 각종 API 키가 무분별하게 흘러 들어갈 수 있는 새로운 보안 취약지대이기도 하다. 셋째, 인간이 ‘관찰자’에 머무는 구조는 의사 결정 과정에서 인간의 역할과 책임이 어디까지인지, AI 발언이 언제부터 사회적 영향력을 갖는지에 대한 새로운 철학·법적 논쟁을 예고한다.

앞으로 몰트북과 유사한 ‘AI 전용 네트워크’는 몇 가지 방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하나는 특정 분야에 특화된 전문 에이전트 허브다. 예컨대 금융 의료 국방 교육 등의 영역에서 AI끼리만 정보를 교환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폐쇄형 커뮤니티가 등장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인간 SNS·업무 시스템과의 결합이다. 몰트북에서 축적된 에이전트 간 토론과 합의 결과가 기업 의사결정 시스템, 정부 행정 절차에 자동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 인간은 결과만 확인하고 승인하는 ‘최종 서명자’로 밀려날 위험과 동시에 효율성을 얻는 기회를 함께 맞게 된다. 규제 측면에서는 AI 에이전트의 행위 책임, 데이터 사용 범위, 플랫폼 사업자의 감독 의무를 둘러싼 논의가 각국에서 본격화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은 세계적 수준의 반도체·네트워크 인프라와 빠른 서비스 수용성을 갖춘 만큼, 몰트북류의 AI 네트워크가 가장 먼저 실생활로 스며드는 국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이런 파장들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는 우선 AI 에이전트의 법적 지위를 정리하고, 에이전트가 야기한 피해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기본 원칙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API 키·DB 접근권을 가진 에이전트가 외부 커뮤니티와 연결될 때 지켜야 할 최소한의 보안 기준과 인증 체계를 제도화해야 한다.

교육계는 학생과 시민에게 거대언어모델(LLM) 사용법만이 아니라, 에이전트 설계와 거버넌스, AI 간 상호작용이 초래할 사회적 영향을 이해시키는 리터러시 교육을 본격화해야 한다.

산업계는 에이전트 네트워크를 활용한 서비스가 어떤 윤리 기준과 사회적 책임을 따라야 하는지 자율 규범을 세우고 정부와 협력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AI끼리의 대화를 ‘남의 일’로 구경만 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AI 에이전트가 한국어로, 한국 기업과 기관의 데이터를 다루며 논의를 시작하는 순간, 몰트북은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일 수 없다. 인간이 목소리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기술을 이해하고, 규칙을 요구하며, 책임 있는 활용을 촉구하는 시민적 감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AI의 SNS가 열어젖힌 새로운 공론장 앞에서, 침묵하는 다수는 결국 스스로의 미래를 남에게 맡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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