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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 방사포 쏜 북, 미엔 ‘여지’

2026.03.15 20:19

한·미 훈련에 반발…트럼프 방중 앞두고 미국 직접 비판 안 해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되는 600㎜ 방사포 10여발을 발사했다. 한·미의 정례 연합연습인 ‘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에 맞대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북한은 미국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았다. | 관련기사 6면

미국에 연합연습 중단 등 태도 변화를 압박하면서도, 4월 초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대화 재개에 관심을 표명한 것을 염두에 두고 메시지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사진)이 지난 14일 조선인민군 서부지구 장거리 포병 구분대(대대급 이하 부대)의 ‘600㎜ 초정밀 다연장 방사포’ 타격 훈련을 참관했다고 노동신문이 15일 보도했다. 훈련에는 방사포 12문과 포병 중대 2개가 동원됐다. 방사포탄은 364.4㎞ 떨어진 동해 섬 목표물을 “100% 명중률로 강타”하며 파괴력과 군사적 가치를 증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에 대한 적대심을 가지고 있는 세력, 즉 420㎞ 사정권 안에 있는 적들에게 불안을 줄 것”이라며 “전술 핵무기의 파괴적인 위력상에 대한 깊은 파악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600㎜ 방사포가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으며, 서울·경기 평택 등에 있는 주요 주한미군 기지 등을 겨냥한 훈련이라는 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훈련 목적을 두고 “우리의 방위태세, 전쟁 억제력을 검열하기 위한 정상적인 훈련”이라고 말했다. FS는 “연합방위태세 강화를 위한 연례적·방어적 연습”이라는 한·미의 입장을 빗댄 발언으로, 북한이 한·미가 지난 9일부터 진행 중인 FS와 야외기동훈련(FTX)에 무력시위를 통해 맞불을 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발을 한꺼번에 발사한 건 이례적이다. 미국의 이란 공격 등을 염두에 두고 억제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 억제 수단들이 국가 주권 안전에 대한 외세의 무력 도발과 침공을 예방하지 못할 경우”에는 “즉시에 거대한 파괴적 공격 수단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 이례적 10여발 동시 발사…억제력 과시·한국 중재 반발 분석도

북한의 방사포 발사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 재차 관심을 드러낸 직후라는 점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면담하고 “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김 총리가 특파원 간담회에서 밝혔다.

북한은 방사포 발사 관련 보도에서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또 김 위원장은 방사포와 같은 무기체계를 보유한 것을 두고 “강력한 공격력은 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철저히 방위를 위한 것” 등 방어적 이유를 들었다.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은 기존 방침이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미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겠다는 셈법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통 훈련 준비는 수일이 걸리기 때문에 북한의 방사포 발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즉각 대응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미국에 대한 억제력을 과시하고 핵보유국 위상을 환기해 북·미 대화를 위해서는 미국의 결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압박하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한국 영토를 사정권에 둔 탄도미사일 10여발을 동시에 쏜 건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한국이 북·미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시도하는 것에 반발하는 메시지가 내포됐다는 시각도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이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의 중재자·촉진자 역할을 부정하기 위해서”라며 “한국 총리가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의 의중을 전달하거나 대화를 주선하는 행위 자체를 내정 간섭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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