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view 로고

VIEW

티빙
티빙
브릿팝의 전설이 된 독서광[오마주]

2026.03.14 08:00

웨이브·왓챠·티빙 <잉글랜드 이즈 마인>
영화 <잉글랜드 이즈 마인> 스틸컷. 싸이더스 제공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브릿팝의 전설 ‘더 스미스’(the Smiths)를 아시나요. 1980년대 영국 음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밴드로, 라디오헤드·오아시스 등에 영향을 미친 ‘뮤지션의 뮤지션’입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음악에 큰 관심이 없어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영화 <500일의 썸머>에서 톰과 썸머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나 더 스미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거든요. 썸머가 톰의 헤드셋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고 이렇게 말을 걸죠. “저도 스미스 좋아해요. 음악 취향이 괜찮으시네요.”

영화 <월플라워>의 주인공들도 더 스미스의 음악을 좋아합니다. 더 스미스의 ‘Asleep’은 <월플라워>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으로도 쓰였습니다.

영화 <잉글랜드 이즈 마인>은 더 스미스의 보컬 스티븐 패트릭 모리세이(잭 로던)의 데뷔 전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야기는 1976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시작됩니다.

뛰어난 능력으로 일찌감치 주목받은 천재형 뮤지션을 생각했다면 오산입니다. “일자리는 찾았니? 그렇게 빈둥거려선 못 찾을 거다” 같은 잔소리를 듣는 백수 청년이죠. 모리세이는 세무서 말단 직원으로 취업을 하게 되는데요, 업무에는 영 소질이 없습니다. 능력만 없는 게 아니라 의욕도 없어요. 지각과 결근을 밥 먹듯 하며 상사에게 꾸지람을 듣습니다.

모리세이의 심장을 뛰게 하는 건 책과 음악입니다. 업무에는 집중을 못 해도 좋아하는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가사를 쓸 때만큼은 온 마음을 다하죠. 하지만 그는 겁이 많습니다. 밴드를 만들고 싶어 공고도 내보지만 막상 기회가 생기면 뒷걸음질 칩니다. 그는 아티스트 린더, 기타리스트 빌리 등과 친구가 되면서 조금씩 용기를 얻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빌리는 모리세이에게 희소식을 전합니다. 밴드 노즈블리드에서 갑자기 보컬과 기타리스트가 부족하다고 했다는 겁니다. 두 사람이 각각 보컬과 기타리스트로 공연을 할 수 있게 된 거죠. 모리세이는 세무서도 그만두고 본격 음악인으로서의 길로 나아가죠. “행복해?”라는 질문에 “그런 것 같아”라고 답할 수 있을 만큼 행복해집니다.

하지만 삶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들떠있던 모리세이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습니다. 밴드에서 기타리스트만 필요하다고 해, ‘보컬 모리세이’는 없던 일이 된 거죠. 좌절감에 빠진 모리세이는 한 달 넘게 집에 틀어박혀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나쁜 일은 왜 단수가 아닌 복수로 찾아오는 건지, 그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다른 소식도 알게 됩니다.

영화 <잉글랜드 이즈 마인> 스틸컷. 싸이더스 제공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차오르는 날, 모리세이는 어머니와 나란히 앉아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은 나 같은 이들을 위한 곳이 아니야.” 어머니는 아들의 손을 매만지며 답합니다. “그럼 너만의 세상을 만들어.” 이어 턱을 붙잡고 덧붙이죠. “오직 너 자신만이 유일한 너야. 너랑 같은 사람은 없어.” 이 영화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리세이는 무력함을 털고 일어나 무대에 서고, 능력을 인정받아 유명한 가수가 될까요? 우리는 모리세이의 미래를 알고 있습니다만 영화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영화는 1982년으로 흘러, 다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모리세이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는 과거 스쳐 지나간 한 친구에게 밴드를 같이 해보자는 제안을 받는데요, 그렇게 영화는 끝납니다. 극적인 밴드 결성의 순간도 화려한 조명이 가득한 무대도 보여주지 않아요. 끝내 스타가 된 주인공을 봐야 할 것만 같은데 엔딩크레딧이 올라갑니다. 뻔하지 않은 결말에 이 영화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영화는 주인공의 반짝이는 순간보다 보잘것없고, 겁 많고, 한껏 작아진 순간들에 주목합니다. “결국 다 잘 풀렸다”는 식의 마무리보다 더 큰 위로가 되는 건 왜일까요. ‘브릿팝의 전설’이라고 하면 왠지 너무 먼 존재인 것만 같은데, 취업하라는 잔소리를 듣고 때론 기대에 부풀었다가 실망하는 모습은 여느 청춘과 닮았습니다.

더 스미스의 보컬이자 작사가였던 모리세이는 ‘브릿팝의 셰익스피어’라고도 불렸습니다. 영화 속 책에 몰두하는 모습은 그가 어떻게 문학적인 가사를 쓰는 음악인이 되었는지 알 수 있게 하죠. 영화를 본 뒤 더 스미스 곡들의 가사를 유심히 보게 됩니다. 영화 제목 ‘England is mine’은 ‘Still Ill’ 가사 중 일부입니다. 이번 주말, 더 스미스의 음악들로 플레이리스트를 채워보는 건 어떨까요.

<잉글랜드 이즈 마인>은 웨이브, 왓챠, 티빙에서 볼 수 있습니다.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94분.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

댓글 (0)

0 / 100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티빙의 다른 소식

tving
tving
1일 전
'왕사남 열풍'에…2030, 옛 사극·역사 동호회로 관심 확산
티빙
티빙
2일 전
WBC 한국 vs 도미니카 8강 일정 중계 지상파·티빙
티빙
티빙
3일 전
티빙, 국내 사업자 최초 'OTT 자체등급분류 우수사업자' 선정
티빙
티빙
3일 전
티빙, 영등위 'OTT 자체등급분류 우수사업자' 선정…국내 사업자 최초
티빙
티빙
3일 전
티빙, 영등위 ‘OTT 자체등급분류 우수사업자’ 선정…국내 사업자 최초
티빙
티빙
6일 전
'궁·하이킥·나혼산' 본다…티빙, MBC 콘텐츠 대거 확대
티빙
티빙
6일 전
'워너' 인수 포기한 넷플… K콘텐츠 투자는 이상무
티빙
티빙
2026.03.08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 남주 박성훈, 한지민과 극적 재회…OTT 재방송 티빙
티빙
티빙
2026.03.07
“너무 어색한 표정, 이건 심했다” 발연기 논란에도 넷플릭스행…결국 터졌다
tving
tving
2026.03.07
'2026 WBC' 운명의 한일전…티빙서 생중계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