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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왜곡죄
법왜곡죄
성추행범도 협박범도 “4심 받겠다”

2026.03.14 01:07

재판소원 이틀 만에 36건 접수, 정치인부터 파렴치범까지 몰려
협박범 변호인 “사법3법 추진한 민주당과 대통령께 감사하다”

재판소원 제도와 법 왜곡죄가 시행된 지난 12일 김상환(왼쪽) 헌법재판소장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를 나서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법 왜곡 혐의로 고발된 조희대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는 모습./뉴스1·연합뉴스

먹방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을 협박해 수천만원을 뜯어낸 혐의(공갈 등)로 지난 12일 징역 3년이 확정된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재판소원을 청구하겠다”고 13일 밝혔다.

구제역 이씨를 대리하는 김소연 변호사는 “대법원이 위법 수집 증거로 유죄를 확정했기 때문에 (이씨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받았다”면서 “위헌적 재판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재판소원과 법왜곡죄 등 사법개혁 3법을 추진한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께 감사하다”고 했다.

법이 시행되자 형이 확정된 범죄자들까지 너도나도 4심을 받겠다고 나서고 있다. 재판소원 시행 이틀째인 이날 오후 6시까지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재판소원 사건은 총 3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2일 존속폭행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된 A씨도 이날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그는 지난 2024년 장모와 말다툼을 벌이다 폭행한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확정됐다. A씨는 “사실상 혼인 관계가 끝났는데도 장모를 직계 존속으로 보는 법은 위헌적”이라며 “위헌 법률이 적용된 재판은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텔에서 한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가 일부 유죄로 인정돼 지난달 대법원에서 벌금 500만원이 확정된 B씨도 이날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재판소원과 함께 시행된 법왜곡죄도 범죄자들의 무기가 되고 있다.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수년간 괴롭혀 3차례 실형을 선고받은 50대 스토커는 최근 재판에서 “이 사건이 틀림없이 법왜곡죄”라며 재판부를 압박했다.

이런 가운데 사실상 1호 법왜곡죄 사건인 조희대 대법원장 사건은 이날 경기 용인서부경찰서에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으로 재배당됐다.

그래픽=백형선


지난 12일 재판소원 제도 시행과 함께 유죄가 확정된 범죄자들이 잇달아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을 청구하고 나서자, 법조계에서는 “민주당이 사법 3법을 추진하면서 ‘국민의 권리 확대’를 내걸었지만 ‘범죄자의 권리 확대’로 악용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전날(12일) 사기 대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돼 의원직을 잃은 양문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헌재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뜻을 밝힌 데 이어, 13일 유튜버 ‘구제역’ 이준희씨도 재판소원을 통해 억울함을 밝히겠다고 나섰다. 이씨는 2023년 쯔양 측에 탈세·사생활 의혹을 유튜브에 폭로할 것처럼 접근한 뒤 “다른 유튜버들의 폭로를 막아주겠다”며 5500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이 확정됐다.

이씨가 재판소원을 청구하고 헌재가 이를 받아들여 정식 심리에 돌입하면, 피해자인 쯔양이 다시 헌재의 심판대에 오를 수 있다. 피해자 의견을 묻는 절차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 확정 판결로 법적 싸움이 끝난 것으로 알았던 피해자로선 다시 가해자와 사건으로 엮이게 되는 것이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피해자는 확정 판결 뒤에도 계속 재판에 끌려다니며 고통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박상훈

이재명 대통령의 ‘조폭 연루설’을 유포한 장영하 변호사도 전날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되자, “재판소원과 (대법원 판결)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20대 대선을 앞둔 2021년 10월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국제마피아 조직원 박철민씨 등으로부터 사업상 특혜를 주는 조건으로 약 20억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장 변호사는 당시 증거라며 현금 뭉치가 찍힌 사진 등을 공개했지만, 이는 이 대통령과 무관한 사진인 것으로 밝혀졌다. 장 변호사는 유죄를 확정한 대법원 판단에 대해 “죄형 법정주의와 적법 절차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판결”이라고 했다.

성범죄 피의자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최근 “요즘 경찰·검찰·법원 다 여자 편인데, 재판소원(4심제)은 피고인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징역 47년 4개월이 확정돼 복역 중인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도 작년 인터넷에 “사법부 미친 짓엔 방법이 없다. 재판소원이 허용되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재판소원 제도가 도입된 다른 나라 사례를 보면, 실제 헌재에서 법원의 판결이 뒤집어진 사례는 흔치 않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가 12일 발간한 ‘2025 연례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에 접수된 전체 사건은 4939건, 이중 재판소원은 4151건으로 84%에 달했다. 하지만 재판 결과가 뒤집힌 사건은 49건(1.3%) 뿐이었다. 대만과 스페인의 재판소원 인용률도 1% 안팎에 머문다.

문제는 이처럼 헌법적 중요성이 크지 않고 법적 요건을 갖추지 않은 사건인데도, 법원 판결에 불만을 품은 재판소원이 대거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법조계에선 헌재가 이런 사건들을 사전 심사 단계에서 걸러내느라 정작 중요한 헌법소원 사건을 제때, 제대로 다루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사전 심사는 헌재가 사건을 헌법재판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재판부에서 정식 심리하기 전, 심판 청구 요건이 되는지를 걸러내는 단계다. 재판관 3인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가 맡는다. 우리 헌재는 독일 연방헌재와 달리 사건을 사전 심사 단계에서 각하해도 반드시 결정서에 이유를 적어야 해서 업무 부담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는 재판소원이 연 1만~1만5000건가량 제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오는 20일 재판소원 사전 심사 운영 방안을 주제로 내부 세미나를 열어 사전 심사 기준을 논의하기로 했다. 한 법조인은 “민주당이 ‘사법부 심판’이라는 정치적 목표에 매몰돼 충분한 준비 없이 사법 3법을 밀어붙이다 보니, 오·남용을 막을 장치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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