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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X-ray] 더 이상 '보수의 텃밭'은 없다? 난파 위기 장동혁號

2026.03.13 17:55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尹어게인 반대' 결의문에도 국힘 지지율 17% '제자리'
'보수 텃밭' TK도 민주와 접전…중도 지지율은 9%
이정현 사퇴, 오세훈 후보 등록 보이콧에 공천은 '난맥상'
"현 추세대로면 국힘 후보 보수 심장부에서도 고전 불가피"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왼쪽으로 움직이는 보수가 아니라 중도에 있는 분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보수 정당을 만들겠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해 9월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직은 먹기 편한 초밥을 만드는 것보다 큰 주먹밥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인선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진보 정당의 정책을 차용하는 '좌클릭'이 아니라 보수 정당만의 비전과 통합 인선으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메시지로 읽혔다.

'중도가 매력을 느끼는 보수 정당'. 과연 '장동혁호(號)'는 목적지를 향해 순항하고 있는 것일까. 지방선거가 8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민의힘은 좀처럼 항로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당 지지율이 민주당에 크게 뒤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는 가운데,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에서조차 민주당과 접전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선언이라는 승부수에도 당이 위기에 봉착하면서, 조타수 장동혁의 리더십도 크게 흔들리는 모양새다.



TK도 여야 접전…민주 29%, 국힘 25%

친윤(親윤석열)계의 전폭적 지지를 업고 당권을 쥔 장 대표다. 그렇기에 '절윤'은 장 대표에게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그럼에도 장 대표를 포함한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윤 어게인'과의 단절을 선언한 것은, 절윤하지 않고는, 이대로면 '지선 필패'라는 위기감이 당내 팽배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민심의 평가다. 윤석열이라는 닻을 끊어냈음에도 국민의힘이 기대했던 여론의 반등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절윤' 선언에도 국민 10명 중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지지자가 2명도 되지 않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2일 나왔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9~11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이날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43%, 국민의힘은 17%를 기록했다. 조국혁신당 3%, 개혁신당 2%, 진보당 1%였다.

이번 조사가 국민의힘 '절윤' 선언(9일)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으로선 뼈아픈 결과다. 지난 조사와 비교해 민주당은 지지율이 2%p 하락했는데, 국민의힘 지지율은 변동이 없었다. 대신 같은 기간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이 26%에서 32%로 6%p 증가했다. 

지역 별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全) 지역에서 민주당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수 텃밭에도 이상 신호가 감지됐다. 직전 조사에서 대구·경북의 양당 지지율은 28%로 동일했지만,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p 하락한 25%였다. 반면 민주당은 1%p 상승한 29%였다. 오차범위 안이지만 대구·경북 지지율까지 민주당이 우세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장동혁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내 정치 생명이 달렸다"고 밝혔던 서울과 부산에서도 국민의힘은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17%(직전 조사 대비 2%p 하락), 민주당은 37%였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국민의힘이 21%(직전 조사 대비 2%p 하락), 민주당은 40%였다.

특히 장 대표가 공언한 '중도층이 매력을 느끼는 정당'은 더 요원해진 모양새다. 자신을 중도층이라고 말한 응답자에선 국민의힘 지지율은 9%로 민주당(42%)과 5배에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다가오는 6·3 지방선거의 성격을 묻는 질문에서도 '여당 지원론' 응답이 더 많았다. '현 정부의 국정안정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50%,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35%로 나타났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민심의 흐름은 유사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7%, 국민의힘이 20%를 각각 기록했다. 직전 조사 대비 민주당은 1%p 올라 역시 현 정부 출범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1%p 내렸다.

한국갤럽은 "지난해 8월 중순부터 민주당 40% 내외, 국민의힘 20%대 초중반 구도가 지속되다가 최근 한 달 사이 양당 격차가 점점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념 성향별 조사 결과, 진보층의 79%가 민주당, 보수층에서는 53%가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도층에서는 민주당 51%, 국민의힘 12% 지지율을 보였다. 31%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월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쇄신안을 발표했다. ⓒ시사저널 이종현


"국힘 이러면 2018년 지선 대패 재현"

국민의힘은 반등할 수 있을까. 현 시점에서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이 '윤석열'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닌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의 '보수 정체성의 실종'과 '미래 비전' 부재 탓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보수의 심장부에서조차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국민의힘 후보들이 지방선거에서 더 이상 '보수 프리미엄'을 누릴 수 없음을 시사한다는 지적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70대와 TK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국민의힘에 주어진 '마지막 경고'다. 그들이 떠나는 이유는 상대 진영이 좋아서가 아니라,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비전 없는 갈등'에 절망했기 때문"이라며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집토끼들에게는 자부심을 느끼며 투표장에 나올 수 있는 명분을, 중도층에는 '믿을 만하다'고 느낄 수 있는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장 야권 내부에서도 "이대로면 2018년 지방선거 참패가 재현될 수 있다"(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기에 '절윤' 선언과 별개로 이른바 '친한계 줄징계' 여파와 '친윤계 인적 청산'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당의 공천을 책임지는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공천의 혁신과 변화를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며 13일 사표를 던진 후 휴대폰을 끄고 잠적했다.

당이 내우외환 위기에 휩싸이면서 "선거에서 지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던 장 대표도 대책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의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전환 가능성도 언급되는 모습이다. 장동혁 대표가 선대위 전면에서 물러나는 대신, 중도층에 소구할 수 있는 당내외 인사가 선대위원장으로 나서는 방안이다. 혁신형 선대위원장으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부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거론되는 모습이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10일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 출연해 "'절윤'에 대해 장 대표 개인의 입장과 당의 공식 입장이 맞지 않는 상황이라 국민이 보기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이라며 "지금 장동혁 체제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를 꾸리기 어렵다면 선거대책위원회라도 구성해 장 대표가 전권을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해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당대표도 (혁신 선대위)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선대위원장을 누구로 갈 것이냐가 아니다. 그것보다 당이 단합하고 분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이 분열되면 누구를 위원장으로 앉히더라도 선거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어떻게 조사했나

NBS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17.3%였다. 한국갤럽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접촉률은 44.4%, 응답률은 11.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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