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는 약’ 둔갑한 ADHD 치료제… AI 활용해 오남용 막는다[안전한 食·醫·藥, 국민건강 일군다]
2026.03.09 09:21
식약처, 청소년 교육 확대·유통 관리책 마련
처방 환자 2020년 14만명서
4년새 33만명으로 2.3배 급증
올 초중고 200만명 대상 교육
유튜브·인스타 등도 적극 활용
‘AI 캅스’ 시스템으로 모니터링
최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가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이유로 일명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청소년 사이에서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남용 방지를 위해 청소년 교육을 확대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ADHD 치료제 처방·유통을 집중 관리하는 대응책을 마련했다.
◇처방 환자 5년 새 2.3배 증가…“공부 잘하는 약” 잘못된 인식 확산= 식약처에 따르면 ADHD 치료제(메틸페니데이트) 처방 환자는 2020년 14만3471명에서 2024년 33만7595명으로 약 2.3배로 증가했다. 특히 10대 환자가 4만6335명에서 10만821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처방량은 3770만여 개에서 9019만여 개로 늘었다.
ADHD 처방 증가 이유는 ADHD 진단 기준 완화, 요양급여 인정,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 확대 등이 꼽힌다. 처방량 확대는 치료 목적이 아닌 집중력 향상 등을 위해 약을 처방받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식약처가 지난해 청소년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ADHD 치료제를 복용하면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답변한 비율이 57.8%에 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이른바 ‘맘카페’에서 처방을 쉽게 받는 방법 등 왜곡된 정보가 공유되는 사례도 확인됐다.
식약처는 ADHD 취급보고 빅데이터를 분석해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과다처방 의료기관 102곳을 감시해 20건을 수사 의뢰했다. 또 ADHD 치료제 관련 온라인 불법유통 게시물을 집중 모니터링해 1341개의 사이트를 차단했다.
◇학생 200만 명 예방 교육…AI 감시로 처방·유통 관리 강화= 식약처는 수요 억제와 공급 차단, 양 측면에서 ADHD 치료제 관리 정책을 수립했다. 수요 억제 방안으로 우선 청소년 대상 예방교육을 대폭 확대한다. 올해 초·중·고 학생 수의 40%인 200만 명까지 교육 대상을 넓히고, 학부모와 학교장 대상 교육도 병행할 계획이다. 청소년 교육은 2023년 62만 명 수준이었는데 3년 만에 거의 3배로 증가한 숫자다. 식약처는 예방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교원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체험형·참여형 교육콘텐츠(교육극·메타버스, 보드게임·미술교육)도 개발할 방침이다. 청년 마약 예방활동단 등 학생이 예방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마약류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산을 위한 홍보 전략도 청소년 눈높이에 맞췄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 청소년들이 자주 이용하는 뉴미디어를 통해 ‘마약을 하면 찌질하다’ 메시지와 건강한 청소년이 ADHD 치료제 유혹을 ‘멋지게 거부’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입시 관련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캠페인도 추진된다. 음악이나 야구 중계방송, 학원밀집지역 버스정류장과 지하철 역사, 아파트 엘리베이터 미디어보드 등 청소년들의 주목도가 높은 공간을 집중 활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공급 차단 방안 중에서는 처방 관리 강화가 핵심이다. 우선 전국 ADHD 치료제 처방 의료기관(5013곳)이 환자의 과거 투약 이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위해 처방 소프트웨어 업체가 기술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미 펜타닐 등 마약류에 대한 투약 이력 추적이 가능한데 그 대상에 ADHD 치료제도 지난해 6월부터 포함됐다.
또 식약처는 AI 기반 의료용 마약류감시시스템(K-NASS)을 구축해 처방 데이터를 분석하고 오남용 가능성을 조기에 탐지하기로 했다. 온·오프라인 점검도 강화한다. ‘AI 캅스’ 시스템을 활용해 SNS와 커뮤니티에서 불법 거래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처방 상위 의료기관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마약 투약사범 처벌 넘어 치료·재활 연계…조건부 기소유예 확대= 정부는 마약류 투약사범에 대해 처벌 중심 대응에서 벗어나 치료와 재활을 연계하는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식약처와 대검찰청, 법무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는 ‘사법-치료-재활 연계 참여 조건부 기소유예’ 제도를 통해 마약류 중독자의 회복과 사회 복귀를 지원하고 있다. 이 제도는 중독 수준을 평가한 뒤 개인별 맞춤 치료와 재활 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이 제도에 참여한 인원은 총 192명으로, 20·30대가 152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주요 사용 마약류는 대마와 필로폰, 케타민 등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전문가 위원회 운영을 확대하고 프로그램 표준지침을 마련해 제도를 체계화하고 참여 대상자도 점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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