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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전쟁 벌여놓고 ‘오락가락’ 트럼프… 전 세계도 ‘갈팡질팡’

2026.03.09 18:50

당선 전 “전쟁 않겠다” 선포 번복
이란 공격도 말 바꾸며 장기전행
쿠르드인 투입 등 손바닥 뒤집듯
아시아·유럽 에너지·금융 쑥대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경제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중동에 ‘전쟁의 불’을 지핀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정작 사태를 수습할 능력이나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회의론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이 시시각각 변함에 따라 미국의 동향에 맞춰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세계 각국은 유례없는 혼란에 빠졌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행태는 2024년 대선 당선 전부터 예고된 것이기도 했다.

당시 그는 당선되면 세계의 모든 전쟁을 끝내고 새로운 전쟁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으나, 지난해 6월 이란 폭격과 지난 1월 베네수엘라 마두로 체포 작전에서 보듯 미국 군사력을 투사하는 일을 반복해 왔다. 두 사례는 전쟁이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이번 대이란 폭격은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는 만큼 명백한 전쟁이라는 점에서 궤를 달리한다.

더욱이 작년에는 이란 공격을 언급하며 단기간에 끝내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실제 폭격 후에는 6주 이상 걸릴 것이라며 말을 바꿔 전쟁을 장기전 양상으로 몰아가고 있다.

전쟁의 향방을 결정지을 핵심 전략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갈지자 행보가 보인다. 지난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전의 주요 변수인 쿠르드 민병대 활용에 대해 불과 이틀 전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했다가 돌연 “개입을 원치 않는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지상군 투입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설령 공습전이 있더라도 지상군 파견은 없다고 단언해 왔으나, 최근 이란의 우라늄 농축물을 제거하기 위한 특수부대 투입설이 흘러나오며 사실상 지상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실제로 WP는 미군 최정예 부대인 제82공수사단의 훈련이 돌연 취소된 점을 들어 이들의 중동 투입 가능성을 전망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고 통수권자의 메시지가 널뛰면서 미 공화당과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 진영 내부에서조차 대통령의 오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9일 이란에서 강경파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새로운 지도자로 선출되면서 트럼프의 전략은 더욱 꼬이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든 최고지도자로 선출되면 제거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지만, 정작 구체적인 대응 전략이 부재해 보인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여론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 개인만을 공략한 ‘1인 설득 전략’으로 이번 전쟁을 끌어냈다고 분석하며, 아첨과 찬사에 약한 트럼프의 본능이 객관적 정세 판단을 흐리게 했다고 진단했다. 대니얼 샤피로 전 국방부 부차관보 역시 WSJ를 통해 네타냐후가 트럼프를 다루는 법을 정확히 알고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전쟁의 피해가 당사자인 미국보다 아시아와 유럽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전장에서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석유와 가스를 자급자족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다.

반면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와 유럽은 직격탄을 맞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9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116달러를 돌파했으며, 이로 인해 한국 코스피가 7% 급락하고 일본 닛케이지수가 6% 넘게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상황이 악화하자 비축유 방출이 필요 없다던 트럼프 행정부는 일주일 새 17%나 급등한 자국 내 휘발유 가격에 놀라 뒤늦게 G7과 전략비축유 공동 방출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가 수습은커녕 예측 불가능한 행보를 보이면서 전 세계는 트럼프발 불확실성의 늪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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