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삼간 태울라” 李 경고에도…檢 개혁 강경파는 ‘마이웨이’
2026.03.09 18:20
추미애 등 수사권한 축소 입장 고수
친명 vs 강경 대리전 양상도
이 대통령은 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마련한 중수청·공소청 법안을 두고 ‘검찰 개혁 후퇴’라고 비판하며 국회 차원의 재수정을 요구해온 당내 강경파 의원들을 사실상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가세해 강경파 의원들의 주장에 공개적으로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개혁의 구호는 우리의 것일지 몰라도 형사 사법제도는 국민 모두의 것”이라며 “우리의 주장을 구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해자의 억울함이 남지 않고 죄는 잠 못 들도록 정교하게 제도를 설계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검찰 조직을 과도하게 축소하거나 자극하는 방식의 개혁은 오히려 범죄 피해자 구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럼에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추미애 의원과 김용민 의원 등 민주당 강경파들은 중수청의 수사 권한과 범위를 더 축소하고 검찰총장 명칭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의 SNS 발언 이후 한 유튜브 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재 법안대로라면 검찰보다 더 강력한 공소청이 나온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당 지도부 역시 입법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당청 간 미묘한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8일 기자회견에서 “입법권은 당에 있는 만큼 조율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법안 수정 여지를 남겼다.
당내에서는 친명계와 강경파 간 ‘대리전’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한준호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정부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결정의 무게 역시 가볍지 않다”며 “집권 여당의 법사위원장이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공개적으로 각을 세우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해 추 위원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한편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맡았던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강경파를 비난하며 사의를 표명하는 등 여권 내 갈등은 당 외부로까지 번겨가고 있다. 박 교수는 “(강경파의 주장은) 우리 형사 사법절차를 감내하기 어려운 혼란 속으로 밀어 넣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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