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하면 언제든 방출"…정부, 중동 사태에 비축유 카드도 준비
2026.03.09 16:35
[이데일리 정두리 김형욱 기자] 정부가 최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석유 가격 급등세에 대비해 위기 단계별 비축유 방출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비축유만으로 최대 7개월을 버틸 수 있는 국내 석유 방어력이 중동발 공급 충격으로 시험대에 오를지 이목이 쏠린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동상황 대응본부 회의 이후 ‘정부 비축유 방출이 임박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정부 비축유나 민간 비축유 방출에 대해 임박했다는 표현은 조금 성급하다”면서도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정부 비축유를 방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중동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석유 비축 물량은 정부와 민간을 합쳐 약 2억배럴 수준이다. 한국석유공사의 전략비축 약 1억배럴과 민간 정유사의 의무비축분 9500만배럴을 합한 규모로, 평시 소비 기준 약 210일, 7개월가량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의무 비축 권고 기준인 90일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 규모로 봐도 한국의 석유 비축일수는 네덜란드, 덴마크, 핀란드, 헝가리, 일본에 이어 세계 6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단기 대응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한국이 원유·석유제품 수요를 사실상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비축은 단순한 재고를 넘어 정유·물류·산업 전반을 지탱하는 일종의 ‘안전판’으로 작용한다. 국가 비상 상황에 대비해 다른 수단이 모두 소진됐을 때 동원하는 마지막 전략 물량인 셈이다.
국제 공조 방출 여부도 주요 변수다. 한국은 1991년 걸프전(494만배럴),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292만배럴), 2011년 리비아 내전(347만배럴), 2022년 미국동맹국 공조(320만배럴)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1차 442만배럴, 2차 723만배럴 등 총 1165만배럴) 등 과거 다섯 차례 전략비축유 방출 경험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2022년 미국 바이든 정부의 요청으로 전략비축유가 방출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 공동 대응에 우리나라가 참여한 국제 공조 사례다. 이번 중동 사태로 비축유 방출이 현실화될 경우, 4년 만에 다시 안전판을 풀어 쓰게 된다.
전문가들은 비축유 방출을 ‘최후의 보루’로 남겨둬야 한다며 신중론을 제기한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축유 방출의 경우 큰 파급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가장 최후의 보루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며 “더욱이 우리나라는 비축유를 단독으로 방출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조금 더 면밀하게 살펴보고,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중동 사태가 장기화되면 비축유를 풀 수밖에 없겠지만, 이는 외환보유고와 같은 상징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축유 방출 결정이 곧 우리나라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나타날 수 있다”면서 “지금이 비축유를 활용해야만 하는 비상 상황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 정세를 국민들에게 확실히 공유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독려하는 캠페인이나 유가 상승에 따른 취약계층 보호 대책 등을 마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축유 방출 논의를 계기로 한국의 자원안보 전략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자원 안보와 관련해 지금쯤 비상대책본부가 구성돼야 하는데, 자원안보특별법이 만들어지고 기본계획 수립도 아직 안 된 상태”라며 “원유 수급 기본관리 매뉴얼에 따른 체계적 관리와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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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러면서 “중동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석유 비축 물량은 정부와 민간을 합쳐 약 2억배럴 수준이다. 한국석유공사의 전략비축 약 1억배럴과 민간 정유사의 의무비축분 9500만배럴을 합한 규모로, 평시 소비 기준 약 210일, 7개월가량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의무 비축 권고 기준인 90일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 규모로 봐도 한국의 석유 비축일수는 네덜란드, 덴마크, 핀란드, 헝가리, 일본에 이어 세계 6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단기 대응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한국이 원유·석유제품 수요를 사실상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비축은 단순한 재고를 넘어 정유·물류·산업 전반을 지탱하는 일종의 ‘안전판’으로 작용한다. 국가 비상 상황에 대비해 다른 수단이 모두 소진됐을 때 동원하는 마지막 전략 물량인 셈이다.
국제 공조 방출 여부도 주요 변수다. 한국은 1991년 걸프전(494만배럴),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292만배럴), 2011년 리비아 내전(347만배럴), 2022년 미국동맹국 공조(320만배럴)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1차 442만배럴, 2차 723만배럴 등 총 1165만배럴) 등 과거 다섯 차례 전략비축유 방출 경험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2022년 미국 바이든 정부의 요청으로 전략비축유가 방출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 공동 대응에 우리나라가 참여한 국제 공조 사례다. 이번 중동 사태로 비축유 방출이 현실화될 경우, 4년 만에 다시 안전판을 풀어 쓰게 된다.
전문가들은 비축유 방출을 ‘최후의 보루’로 남겨둬야 한다며 신중론을 제기한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축유 방출의 경우 큰 파급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가장 최후의 보루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며 “더욱이 우리나라는 비축유를 단독으로 방출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조금 더 면밀하게 살펴보고,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중동 사태가 장기화되면 비축유를 풀 수밖에 없겠지만, 이는 외환보유고와 같은 상징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축유 방출 결정이 곧 우리나라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나타날 수 있다”면서 “지금이 비축유를 활용해야만 하는 비상 상황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 정세를 국민들에게 확실히 공유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독려하는 캠페인이나 유가 상승에 따른 취약계층 보호 대책 등을 마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축유 방출 논의를 계기로 한국의 자원안보 전략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자원 안보와 관련해 지금쯤 비상대책본부가 구성돼야 하는데, 자원안보특별법이 만들어지고 기본계획 수립도 아직 안 된 상태”라며 “원유 수급 기본관리 매뉴얼에 따른 체계적 관리와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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