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기부터 나누기까지, 직접 해보는 우리 장 만들기
2026.03.09 15:36
이날 강의에서 간장의 역사를 듣고 나니 교육의 의미가 조금 더 명확해졌다. 강의에서는 전통 발효 간장과 함께 근대 이후 변화한 간장 산업의 역사도 소개됐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일본식 간장 제조 방식이 한반도에 들어왔고, 해방 이후와 전후 산업화 과정에서 대량 생산 체계가 확산되면서 공장식 간장이 국내 시장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 ▲ 이날 현장에서는 이론 강의에 이어 당진 면천읍성 장청에서 (조별로 나눈) 참가자들에게 메주와 소금물을 활용한 전통 장 담그기 과정 설명과 함께 조별 체험이 지도됐다. |
| ⓒ 김정아 |
이 과정에서 콩을 발효시켜 만드는 전통 간장과 달리, 단기간에 맛을 내기 위해 단백질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만드는 산분해간장과 발효 방식의 양조간장을 혼합해 제조한 간장 제품들도 널리 유통됐다. 아울러 된장·간장·고추장 등 전통 장류는 오랜 시간 자연 속에서 숙성되며 미생물과 시간이 빚어내는 깊은 맛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발효 문화는 한국 식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적 전통으로, 최근에는 건강식과 슬로푸드 문화의 상징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장류는 일반적인 조미료가 아니라 발효 과학과 생활의 지혜가 결합 된 음식 문화로 평가된다. 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고 이를 소금물에 담가 오랜 시간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된장과 간장이 나뉘어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다양한 미생물이 작용하며 깊은 감칠맛과 풍미가 형성된다. 강의에서는 한국의 대표적인 발효 음식으로 장류와 김치류, 장아찌류, 젓갈류가 소개됐다.
각각의 발효 음식은 시간이 흐르며 서로 다른 맛의 층을 만들어낸다. 무엇보다 감칠맛이 도는 짠맛, 신맛이 어우러진 짠맛, 구수한 풍미가 살아 있는 짠맛까지 장이 만들어내는 맛의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다층적이다. 이러한 설명을 들으며 참가자들은 장독대가 평범한 저장 공간이 아니라 자연과 시간, 사람의 손길이 함께 빚어내는 발효의 공간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됐다.
1부 시간은 이론 교육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음식 문화를 살펴보고,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식문화로 꼽히는 김장과 장 담그기의 의미를 배웠다. 강의에서는 전통 음식이 자연환경과 생태계 속에서 인류 공동체와 함께 발전해 왔으며,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조리법 속에서 형성된 생활 문화라는 점이 강조됐다.
직접 만드는 우리 장
| ▲ 장 담그기 과정에서 사용할 소금물을 만들기 위해 참가자들이 물에 소금을 녹이고 있다. |
| ⓒ 김정아 |
이어 사단법인 간장협회 최애란 이사가 장 담그기 이론과 실제 방법을 설명했다. 장 가르기는 장 담그기 이후 약 40일에서 80일 정도가 지나 소금물에 충분히 불린 뒤 진행되며, 이후 마지막 과정인 '장 나누기'를 거친다. 장을 가른 뒤 된장과 간장은 각각 항아리에 담겨 약 180일 동안 숙성되며 깊은 맛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기간 동안 장은 봄·여름·가을의 햇볕과 장마를 견디며 천천히 익어간다.
당진시 면천읍성 장청에서 진행된 '장하다 당진' 전통 장 담그기 문화 프로그램에는 서울, 당진, 홍성, 아산, 예산 시민들이 함께 참여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조별로 나눠 장독대 앞에서 메주를 활용해 장을 담그고, 발효 과정을 거쳐 장을 가르고 나누기까지 전통 장 담그기의 전 과정을 단계별로 실습했다.
무엇보다 당진에서 재배된 두렁콩을 활용해 지역 농산물의 가치와 전통 발효 식문화의 의미를 함께 살렸다. 이번 프로그램은 장 담그기를 시작으로 오는 4월 25일 '장 가르기', 11월 21일 '장 나누기'까지 이어지며 한 해 동안 전통 장 담그기의 발효 과정을 직접 경험하는 일정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날 프로그램에서는 참가자들이 직접 메주와 소금물을 활용해 장을 담그는 체험이 진행됐다. 장독대가 줄지어 놓인 마당에서 참가자들은 장이 익어가는 과정을 배우고, 전통 발효 식품의 의미와 역사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우리 식 문화의 뿌리를 되새겼다. 아울러 '장 담그기' 체험에 참여한 13조 팀은 장독대 앞에서 기념 사진을 남기며 "장 담그기는 세대를 잇는 생활 문화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됐다"며 "전통 장 문화가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 배우고 경험하는 자리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식생활연구소 최애란 대표는 "한국의 장 문화는 조리 재료가 아니라 오랜 세월 축적된 생활의 지혜이자 발효 과학의 결과물"이라며 "삼국 시대 기록에서도 장(醬)은 국가의 중요한 식량 자원이자 생활 필수품으로 언급될 만큼 우리 식문화의 중심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독대에서 이어져 온 전통 발효 방식은 자연과 시간, 사람의 손길이 함께 만들어낸 문화유산과도 같다"며 "이러한 전통이 체험을 넘어 다음 세대의 생활 문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알리고 나누는 역할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 ▲ 당진 면천읍성 장청에서 열린 '장하다 당진' 프로그램에서 13조 팀이 메주와 소금물을 활용해 전통 장 담그기 과정을 실습했다. |
| ⓒ 김정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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