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view 로고

VIEW

지나
지나
[타파스] '청부민원' 수사 2년 3개월, 누가 류희림에게 면죄부를 주었나

2026.03.09 13:40

※ '타파스'는 뉴스타파가 매주 발행하는 뉴스레터입니다. 매주 금요일 뉴스타파의 소식과 주요 보도를 알기 쉽게 전달해 드립니다. 뉴스레터 구독을 통해 타파스를 만나보세요! (뉴스레터 타파스 구독하기 : https://newstapa-tapas.stibee.com/subscribe/)   

경찰·권익위·감사원, ‘청부민원 의혹’ 류희림 전 방통위원장에 연이어 면죄부
감사원 보고서에 ‘청부민원 비밀 단톡방’ 흔적 드러나


구독자님, 윤석열 정부 시절 일어났던 ‘류희림 청부민원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류희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이 자신의 가족과 지인들을 동원해 방심위에 ‘셀프 민원’을 넣고, 그 민원을 근거로 여러 언론사에 무더기 중징계를 내린 사건이었는데요.

지난 2023년 12월 뉴스타파 보도로 이 사건이 드러난지 어느새 2년 3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방심위 내부의 공익제보자들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 왔죠.

하지만 ‘류희림 청부민원 사건’의 진실을 밝혀야 할 경찰, 권익위, 감사원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류희림 위원장에게 면죄부를 쥐어주고 있습니다. 반면 이 사건을 세상에 알린 공익제보자들은 개인 휴대폰과 자택이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큰 고통을 겪어야만 했어요.

방송의 공익성과 공정성을 지켜야 할 방심위원장이 오히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방송 탄압에 앞장섰던 이 사건. 경찰과 감사원 등 수사기관은 왜 류희림 위원장에게 면죄부를 준 것일까요? 이번 주 타파스는 류희림 청부민원 사건의 전말과 경과, 그리고 사건 속에 숨겨진 진실을 살펴보겠습니다.

‘청부민원’ 의혹을 받고 있는 류희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뉴스타파가 던진 질문들

ㆍ 류희림 청부민원 사건의 실체는 무엇일까?
ㆍ 경찰, 감사원, 권익위 등은 왜 류희림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주었을까?

주목해야 할 사실들

방심위 위원장이 가족 동원해 방심위에 민원을? ‘류희림 청부민원 사건’의 전말

ㆍ 지난 2023년 9월 4일 오후 5시 30분경, 방심위 온라인 창구를 통해 수십 건의 민원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희한하게도 이 민원들의 내용은 거의 복사한 것처럼 똑같았는데, 바로 뉴스타파의 보도를 인용한 방송사들(KBS, MBC, JTBC, YTN 등)을 심의해달라는 내용이었어요.
ㆍ 당시 민원들이 문제삼았던 뉴스타파 보도는 바로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봐주기’ 의혹을 제기한 이른바 ‘김만배 음성파일’ 보도였습니다. 즉 대통령에 대한 비판 보도를 심의해달라는 민원이 특정 시점부터 쏟아져 들어온 것인데요.
ㆍ 더군다나 해당 뉴스타파 보도는 2022년 3월에 보도한 것으로, 민원이 들어온 시점에는 이미 1년 6개월이 지난 보도였습니다. 1년 6개월 전 보도를 심의해달라는 민원이 갑자기 수십 건씩 쏟아진 사례는 방심위에서도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합니다.
ㆍ 그렇다면 누군가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비판 보도를 한 방송사들을 공격할 목적으로, 민원 수십 건을 조직적으로 접수한 것은 아닐까요? 놀랍게도 이 조직적 민원을 주도한 사람은 바로 류희림 방심위원장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ㆍ 그 이유는 민원을 제기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류희림 위원장의 가족과 지인들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류 위원장의 친동생인 류 모 씨는 ‘형의 후배가 도와달라고 해서 민원을 넣었다’ 라고 직접 말하기도 했어요.

2023년 9월, 류희림 전 방통위원장의 가족과 친인척들이 일제히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한 방송사들을 심의해달라’ 라는 민원을 방심위에 접수했습니다.


ㆍ 만약 류희림 위원장이 가족과 지인들을 동원해 ‘청부민원’을 넣은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방심위 위원장으로서 중립의 의무를 저버린 것으로 이해충돌 소지가 매우 큽니다. 실제로 류 위원장은 청부민원 사건이 불거진 뒤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했어요.

경찰·권익위·감사원의 ‘류희림 면죄부’ 릴레이

ㆍ 하지만 이 사건을 맡은 경찰은 약 1년 6개월의 수사 끝에 류희림 위원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ㆍ 경찰은 무혐의 결론을 내리면서 “청부 민원 이외에 진정한 민원도 있었다”, “청부 민원이라도 민원인이 류희림의 의견에 동의했다면 진정한 민원”이라는 묘한 논리를 내세웠어요. 하지만 경찰의 논리대로 ‘청부 민원’과 ‘진정한 민원’을 구분하기 어렵다고 해도, 류희림 위원장이 민원을 청부한 것 자체는 문제가 없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류희림 청부민원 사건을 수사한 양천경찰서는 1년 6개월간의 수사 끝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ㆍ 더군다나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 양천경찰서는 1년 6개월간 수사 인력을 단 1명만 배치한데다, 그마저도 수사 초기 7개월간은 류희림 위원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조차 신청하지 않았어요. 
ㆍ ‘청부민원’ 사실을 밝히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류희림 위원장과 가족, 지인들의 통신 기록입니다. 만약 민원이 쏟아진 시점에 류 위원장의 통신 기록이 확인된다면, 류 위원장이 민원을 청부한 강력한 증거가 될테니까요. 
ㆍ 하지만 경찰이 수사를 미루는 사이 통신사의 통신기록 보관기간인 1년이 지나, 청부민원 사건 당시 류희림 위원장의 통신기록은 결국 확인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과연 경찰이 류 위원장에 대한 수사 의지가 충분했는지, 일부러 부실 수사를 한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정황이에요.
ㆍ 방심위 직원들의 신고를 통해 청부민원 사건 조사를 맡은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권익위는 2024년 1월 신고를 받은 뒤 약 7개월동안 조사 활동을 벌였는데, 결국 “진술이 엇갈려서 판단 불가” 라며 사건을 다시 방심위로 돌려보냈습니다. 사실상 류희림 방심위원장에게 ‘셀프 조사’를 맡김으로써 면죄부를 준 셈이죠.
ㆍ 마지막으로 살펴볼 것은 2025년 3월부터 시작된 감사원의 감사 결과입니다. 당시는 12·3 내란으로 인해 윤석열 정권이 이미 몰락한 시점이었기 때문에, 그만큼 ‘류희림 청부민원 사건’ 감사 결과에 대한 기대도 컸는데요.

ㆍ 하지만 감사원 역시 올해 1월 ‘사건의 실체를 확인할 수 없다’ 라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의심은 가지만 이미 시간이 너무 흘러서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였어요. 만약 경찰이나 권익위가 빠른 수사를 통해 류 위원장의 통신 기록 등을 확보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요.

감사원 보고서에 드러난 ‘청부민원 비밀 단톡방’의 흔적

ㆍ 그런데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는 주목할 만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청부 민원에 동원된 이들이 모여 있던 비밀 단톡방의 존재가 진술을 통해 확인된 것인데요.

ㆍ 감사원은 청부 민원 사건과 관련해 총 65명의 민원인을 조사했는데, 그 중 5명이 청부 민원과 관련된 단톡방이 있었다는 공통된 진술을 했습니다. 그 중 류희림 위원장의 직장 동료였던 A씨는 “뭐하는 곳인지도 모르는데 어떤 단톡방에 초대됐다” 라며, “그 단톡방에서 누군가가 ‘방심위에 민원을 제출하면 류희림이 잘 처리해줄 것’ 이라고 해서 민원을 제출했다” 라는 구체적인 진술을 남기기도 했어요.

류희림 위원장의 과거 직장동료 A씨는 ‘청부민원 단톡방’에 대한 구체적 진술을 남겼습니다.


ㆍ 이 진술 내용에 따르면, 당시 청부 민원을 조직적으로 지시하는 누군가가 있었고, 그 사람이 단톡방을 통해 다수의 사람들에게 민원 제출을 지시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이 단톡방에 누가 있었는지, 지시를 내린 사람은 누구였는지, 지시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밝혀진다면 ‘청부 민원’ 사건의 실체를 금새 파악할 수 있겠죠.
ㆍ 하지만 결국 감사원은 이 단톡방의 실제 대화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미 대화방은 삭제됐고, 관련된 인물들은 모두 휴대전화를 교체했기 때문이에요. 만약 경찰과 권익위 등이 빠른 수사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면 어땠을까, 다시 한 번 아쉬움이 느껴지는 결과입니다.

이 보도가 중요한 이유

ㆍ 지금까지 살펴본 ‘류희림 청부 민원’ 사건은 단순한 개인 비리가 아닙니다. 권력이 국가 기관을 동원해 언론의 입을 막으려 한 '권력 오남용의 교본' 같은 사건입니다.
ㆍ 하지만 수사 기관이 늑장을 부리는 사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할 증거는 사라져버렸고, 류희림 전 위원장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 채 자신의 임무를 마치고 방심위를 떠났습니다. 하지만 방심위에 남은 직원들은 무너진 방심위의 공정성을 세우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어요.
ㆍ 지난해 10월 서울경찰청은 검찰의 요청에 따라 류희림 청부민원 사건에 대한 재수사에 나섰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힐 수 있을까요? 뉴스타파는 앞으로도 류희림 청부민원 사건, 그리고 권력의 언론 장악 시도를 계속 감시하겠습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

댓글 (0)

0 / 100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지나의 다른 소식

지나
지나
11시간 전
우주에서 신약 연구하고, 제조·발전·운송·광업까지... ‘우주 이코노미’ 시대
지나
지나
12시간 전
폐 이식 받은 가수 유열, 생명나눔 공동 홍보대사 위촉
지나
지나
12시간 전
‘영주시민 건강걷기대회’ 14일 개최
지나
지나
13시간 전
"봄바람 타고 7km 건강 레이스"...영주시, 14일 시민 걷기대회 개최
지나
지나
13시간 전
지휘자의 소통법…저자 김진수[신간]
지나
지나
13시간 전
담기부터 나누기까지, 직접 해보는 우리 장 만들기
지나
지나
14시간 전
'7년투병' 폐이식 받은 가수 유열…생명나눔 홍보대사로
지나
지나
14시간 전
"폐이식으로 새 삶" 가수 유열 '생명나눔 공동 홍보대사' 위촉
지나
지나
14시간 전
문지혁 “오토픽션, 몸을 가진 작가의 경험이 담긴 이야기”
지나
지나
14시간 전
아들뻘 연하남 쥐고 흔든 ‘버진 퀸’…배신·불륜 얼룩진 처절한 아리아 [고승희의 리와인드]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