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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다음은 여기…'YES or NO'에 수억 원 판돈 몰렸다

2026.03.09 05:00

Global Money Club
최근 미국에서는 뉴스보다 빠른 정보력으로 주목받는 ‘예측시장’이 월거래액 수백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하며 제도권 금융의 경계를 허물고 있습니다. 단순한 베팅을 넘어 미래의 불확실성을 가격으로 환산하는 정교한 데이터 센터로 진화 중인 이 현상을 글로벌머니클럽(GMC)이 꼼꼼히 짚어봤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기 불과 몇시간 전, 글로벌 예측시장 플랫폼인 폴리마켓에서 이례적인 거래 흐름이 포착됐습니다. 특정 계좌들이 공습 발생 가능성에 거액을 집중적으로 베팅한 것입니다. 외신은 이를 두고 ‘내부자 거래 의혹’을 제기할 만큼, 시장의 가격이 공식 뉴스나 정보기관의 발표보다 앞서 움직였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는 예측시장이 전 세계에 흩어진 파편화된 정보를 ‘가격’이라는 하나의 숫자로 모으는 과정에서, 때로는 첩보보다 빠른 ‘돈의 촉’을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이란 공습 여부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처럼, 주식이 아닌 현실의 ‘사건’ 그 자체에 베팅하는 것을 예측시장이라고 합니다. 무거운 이슈만 다루는 건 아닙니다. 때로는 가볍고 자극적인 주제들에 더 많은 돈이 몰리기도 합니다.

김영옥 기자
예를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 혹은 ‘카르텔(Cartel)’ 같은 특정 단어를 말할 것인가?”라는 주제에 수만 달러가 몰립니다. 실제 트럼프가 해당 단어를 입에 올리는 순간, 베팅 성공 확률은 순식간에 100%로 치솟으며 수억원의 당첨금이 주인을 찾아갑니다. 연예계 가십도 투자 상품입니다. “카일리 제너와 티모시 샬라메가 약혼할까?” 혹은 “테일러 스위프트가 슈퍼볼에서 청혼을 받을까?” 같은 질문에 상당한 판돈이 걸리기도 합니다.

예측시장은 특정 사건의 성사 여부에 대해 ‘예/아니오’ 이벤트 계약을 사고파는 금융 시장입니다. 과거 미국 규제당국(CFTC)은 이런 계약 중 일부를 도박으로 간주해 강력히 통제해왔으나, 2024년 말 연방법원이 거래소 칼시의 선거 계약에 대한 규제장벽을 허물면서 큰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이후 CFTC가 일부 항소를 철회하며 제도권 진입의 문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예측시장이 ‘완전한 합법’은 아니라는 점에서 주의해야 합니다. 연방 차원에서는 제도권에 편입되는 흐름이지만, 뉴저지나 네바다 등 일부 주(州) 정부는 여전히 주법에 따라 특정 계약에 제동을 거는 등 규제 충돌이 이어지는 과도기적 단계에 있습니다.

특히 최근 외신과 경제 분석가들은 예측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의 유동성과 대중의 관심을 강력하게 빨아들이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암호화폐 분석가 노엘 애치슨이 “예측시장과 같은 새로운 플랫폼들이 암호화폐 시장으로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앗아가고 있다”고 직격했습니다. 비트코인이 점차 무거운 제도권 자산으로 자리 잡는 사이 코인 시장 특유의 역동적인 재미를 예측시장이 대체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무엇보다 복잡한 기술 백서나 장기적인 블록체인 생태계를 분석해야 하는 코인 투자와 달리, 현실의 직관적인 질문에 투자하고 즉각적이며 명확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수요를 강하게 자극했습니다. 그 결과 밈코인이나 소형 알트코인에 몰려 있던 단기 투기 자본이 예측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암호화폐 시장의 유동성이 횡보하는 동안 예측시장의 주간 거래량은 수십억 달러 규모로 폭증했습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2024년 초 월간 1억 달러 수준이었던 시장 규모는 최근 월간 합산 거래액 130억 달러(약 19조원)를 넘어섰습니다.

김영옥 기자
현재 예측시장을 양분하는 두 플랫폼의 성장세는 가파릅니다.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한 폴리마켓은 최근 페이팔 마피아의 수장 피터 틸이 이끄는 파운더스펀드로부터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특히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투자에 참여했습니다. 미국 최초의 정식 승인 거래소인 칼시 역시 실리콘밸리의 전설 세쿼이아캐피털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칼시는 뉴욕 증시 상장 후보 1순위로 거론되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또한 전문 투자자들을 위한 인터랙티브 브로커스는 자체 플랫폼을 통해 국내총생산(GDP)이나 인플레이션 같은 거시 지표 수치를 직접 예측하는 계약을 지원하며 금융의 전문성을 한 단계 높였습니다. 이외에도 시카고상품거래소와 같은 전통 거래소들까지 합류하며, 예측시장은 이제 부정할 수 없는 제도권 금융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이처럼 예측시장이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최근 한국어 서비스까지 출시한 폴리마켓 등에선 서울시장 선거 같은 정치 이슈에 수십억원의 국내 자금이 쏠리고 있으나, 이는 국내법상 불법입니다. 현행법상 국가가 허용한 사업을 제외하고 온라인에서 금전을 걸어 결과를 예측하는 행위는 도박으로 간주돼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글로벌머니클럽=중앙일보가 블룸버그와 함께 만드는 미국 주식 정보 플랫폼입니다. 월가의 시각을 담아낸 글로벌 마켓 뉴스를 엄선해 선보입니다. 주요 증권사 MTS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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