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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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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과 장미 들고 거리 나온 여성들 "성평등이 민주주의"

2026.03.07 19:36

3.8세계여성의날 기념 대구여성대회 동성로에서 열려 "여성노동자가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자"
 3.8세계여성의날 대구여성대회가 7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열렸다. 4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성평등이 민주주의다'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조정훈

"성평등이 민주주의다."

3.8세계여성의날, 빵 대신 떡과 장미를 들고 거리로 나온 여성들이 "21세기에도 우리는 여전히 생존권과 시민권을 요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라며 '성평등'과 '민주주의'를 외쳤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이 주관하고 제32차 대구경북여성대회 조직위원회가 주최한 대구경북여성대회에는 4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한 손에 장미꽃과 다른 손엔 '성평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일부 참가자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략을 규탄하며 '전쟁은 페미사이드'(Femicide·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하는 현상)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고 '동물해방까지가 여성해방'이라고 적힌 피켓을 든 이들도 있었다. 여성대회에 참가한 장애인들은 '수용시설 강제불임 조사하라', '장애여성 탈시설 권리 보장'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대구·경북이 보수의 성지가 아님을 선언하는 '내일' 요구"

조직위는 여성선언문을 통해 "여성들은 언제나 민주주의 위기와 사회 부정의의 역사적 현장에서 민주주의와 성평등 실현을 위해 최전선에서 싸워왔다"라며 "우리는 시대와 세대를 이어 행동과 연대로 사회 변화를 만들어 낸 한국 사회 민주주의 진보의 자랑스러운 정치적 주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성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돌이킬 수 없이 후퇴할 것"이라며 "다양한 사람들의 정치 지향이 제대로 반영되는 선거구제 개편으로 대구·경북이 보수의 성지가 아님을 선언하는 '내일'을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적으로 모든 차별과 폭력, 부정의에 적극적으로 대항하며 한국 사회 민주주의의 기반을 구축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성평등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더욱 넓고 더욱 단단하게 연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7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열린 3.8세계여성의날 기념 대구대회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 조정훈

 세계여성의날 대구대회가 열린 7일 오후 한 참가자가 '전쟁은 페미사이드'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조정훈

송경인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대회사에서 "역사 속에서 자신들이 처한 현실에 질문을 멈추지 않았던 여성들은 뒤이어 오는 여성들의 삶의 조건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바라며 치열하게 투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오늘 우리의 삶 뿐만이 아니라 내일의 여성들을 위해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라며 "혐오와 차별, 폭력과 전쟁이 아닌 선하고 착한 마음으로 빵과 장미를 쟁취하기 위해 오늘을 치열하게 살아가자"라고 강조했다.

역대 최장 기간인 600일의 고공농성을 벌였던 박정혜 금속노조 구미지부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사무장은 "제가 고공농성을 벌이면서 가장 무서웠던 건 추위도 더위도 아니라 자본이 우리를 소모품처럼 버리고 떠날 때 세상이 우리를 잊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고립감의 공포였다"라고 했다.

이어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은 여전히 차갑고 전국에서 가장 높은 성별임금 격차, 보수적인 일터에서 우리가 감내해야 하는 수많은 차별이 많다"라며 "오늘 우리가 일손을 놓고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소박하지만 당연한 권리를 지키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성 노동자가 존중 받는 사회가 진짜 평등 사회"

 7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열린 3.8세계여성의날 기념 대구대회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 조정훈

"만약 세상에 좀비가 나타났는데 내 옆에는 1종 트럭밖에 없다면 어떡해요? 그리고 멋있잖아요."

여성은 운전면허 1종이 필요 없다는 말을 듣고 오기로 1종 면허를 땄다는 청년 설씨는 "여자도 남자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면서 "대구·경북에서 여성 차별은 대부분 가부장제와 성별 고정관념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쉬운 방법은 법과 제도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임은현 장애여성여울 대표는 "여성의 독립은 장애인, 비장애인 누구나 어려울 것 같다"라며 "모든 여성이 지역 사회에서 안전하고 당당하게 살 수 있을 때까지 함께하자"라고 호소했다.

조귀염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대구지회 지회장은 "여성노동자들은 여전히 가장 낮은 임금, 가장 불안정한 고용의 자리로 내몰리고 있다"라며 "돌봄상담 서비스, 고객센터 청소와 같은 필수 노동의 많은 부분을 여성들이 담당하고 있지만 그 노동의 가치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거리 투쟁은 도대체 언제까지 반복되어야 하느냐"라며 "여성 노동자들이 더 이상 거리에서 권리를 외치지 않아도 되는 사회, 존중받는 노동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여성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가 진짜 평등한 사회"라고 주장했다.

성평등 디딤돌상 원영자 할머니, 걸림돌상은 김하수 경북 청도군수

 7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열린 3.8세계여성의날 대구대회에서 원영자 할머니가 '성평등 디딤돌상'을 받고 있다.
ⓒ 조정훈

 7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열린 세계여성의날 대구대회에서 지역 주민에게 욕설을 퍼부어 논란을 빚었던 김하수 청도군수에게 '성평등 걸림돌상'을 수여했다.
ⓒ 조정훈

이날 행사에서 성평등 디딤돌상은 성폭력에 맞선 80대 할머니 원영자씨가, 성평등 걸림돌상은 지역 주민에게 막말을 하고도 사과하지 않은 김하수 경북 청도군수에게 돌아갔다.

주최 측은 원영자 할머니에 대해 "마을 공동체의 폐쇄적인 특성과 피해자를 향한 편견과 괴롭힘에도 당당하게 사건에 대응함으로써 성평등에 이바지했다"라고, 김하수 청도군수에 대해서는 "지자체장으로 막대한 영향력이 있음에도 발언과 후속 조치가 매우 문제적이었다"라고 밝혔다.

원영자 할머니는 "이 자리에 서니 많은 얼굴과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라며 "그간 분노와 희망을... 말이 안 나온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원 할머니의 딸인 A씨는 "수년 동안의 고통과 분노를 딛고 이 자리에 섰다. 이제는 조금씩 마음의 평온을 찾아가고 계신다"라며 "팔순의 제 어머니께서 그동안 잊어버렸던 웃는 방법을 조금씩 다시 배워가고 계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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