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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발 오일쇼크…배럴당 90달러 사상 최대 폭등

2026.03.07 14:20

중동 오일쇼크 자료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중동 전쟁의 여파로 7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선을 돌파하며 가파른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 원유의 20%가 지나는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쿠웨이트를 비롯한 중동 주요 산유국들의 연쇄 감산 소식이 기름값에 불을 붙였다.

이날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2.21% 폭등한 배럴당 90.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국제 유가의 벤치마크로 꼽히는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 종가 역시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8.52% 오른 배럴당 92.69달러를 기록해 2022년 3월 이후 가장 큰 일일 상승 폭을 나타냈다.

주간 변동 폭은 더욱 기록적이다. WTI는 한 주 만에 무려 35.63% 급등하며 1983년 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래 사상 최고 상승률을 경신했고, 브렌트유 주간 상승률도 28%에 달했다.

유가 폭등의 주된 원인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물류 마비가 실제 원유 생산 차질로 직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쿠웨이트가 원유를 보관할 저장 시설이 부족해져 일부 유전의 가동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크플러도 쿠웨이트의 생산량 감축 징후를 확인했으며, 12일 안에 저장고가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크플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핵심 저장 시설도 빠르게 차오르고 있어 길어도 3주 안에는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리핀 마닐라 케손시티에서 6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갈등 속에서 유가와 가스 가격이 급등하자 이에 반대하는 집회에서 한 시위자가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미 이라크는 미·이스라엘 연합군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지난 28일 직후 자국 최대 유전인 루마일라와 웨스트쿠르나2 유전에서 도합 하루 116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라크 당국은 유조선 통항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며칠 내로 하루 300만 배럴까지 감산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태가 단기간에 수습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합의는 ‘무조건 항복’ 외에는 없을 것”이라며 장기전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장은 국제 유가 급등이 글로벌 인플레이션 위기를 다시 촉발할 수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4대 대형 무역회사 임원들이 시장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여파를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비판하며, 적대 행위가 완화되지 않으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사드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 장관은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분쟁이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원유 가격은 몇주 안에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며 “이는 세계 경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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