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용원 "우크라 억류 北 포로, 북송되면 100% 총살…李, 특사 조속히 파견해야"
2026.03.07 13:30
우크라이나 두 번 찾아 北 포로 두 번 만난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김정은, 北 포로 韓 가면 체면 손상…러시아에 송환 요청 반드시 했을 것"
"북한군, 마냥 '총알받이' 아냐…소총·산탄총으로 우크라이나 드론 격추도"
"'김정은 장군 만세' 외치며 수류탄으로 자폭…'공포심 없다'는 평가 나와"
"北, 드론 대응 능력 빠르게 익히는 중…韓, 중국산 부품 의존도 탈피해야"
인천공항에서 폴란드 바르샤바까지 비행기로 12시간. 바르샤바에서 우크라이나 국경 도시 도로후스크까지 버스로 4시간. 다시 도로후스크에서 키이우까지 기차로 12시간. 왕복 56시간, 이틀하고도 꼬박 8시간을 비행기와 버스, 기차에 몸을 실어야 닿을 수 있는 곳. 총성은 멎지 않았고 거리 곳곳엔 방공호 안내 표지판이 보이고 한밤에도 공습경보가 울리는 곳. 4년째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다. 이 전쟁의 한복판으로 스스로 들어간 사람이 있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이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의 얘기다.
"당신이 이제 기자도 아닌데 왜 굳이 위험한 곳에 가느냐". 아내의 간곡한 만류도 있었다. 아내의 말마따나 유 의원은 기자 출신이다. 국방부만 31년을 출입한 군사전문기자다. '군사전문기자'라는 수식어가 사실상 처음 붙은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 그는 기자가 아니다.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국회의원이다. 기자에서 국회의원이 된 그는 왜 다시 전쟁터로 향했을까. 우크라이나에서 무엇을 보고 들으려 했을까. 시사저널은 유 의원이 두 번째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지 이틀 뒤인 3월4일 국회에서 그를 만났다.
"국제인권기구 도움으로 한국행 의사 확인해야"
"북한군 포로 중 한 명이 유용원 의원의 명함을 내밀며 '당 간부는 언제 오시냐'고 눈시울을 붉혔다." 유 의원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억류된 북한군 포로를 인터뷰한 김영미 PD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유 의원은 지난해 1월9일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파병됐다가 우크라이나군과의 전투 중 생포된 북한군 포로 저격수 리아무개씨(27)와 소총수 백아무개씨(22)를 만난 바 있다. 당시 경계심을 풀기 위해 그가 건넸던 명함을 포로가 다시 내밀며 "언제쯤 한국에 갈 수 있느냐"는 취지로 물었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기를 듣고 짠했다. 그 친구에게는 내가 어떤 힘이 있는 사람처럼 보였던 것 같은데 국회의원이라는 개념은 잘 모르니까 '당 간부'라고 표현한 것 같다. 이 말을 듣고 '어찌 됐든 이 친구들을 데려와야겠다. 일단 내가 가서 직접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 다 귀순 의사를 밝힌 상황이라 북한으로 돌아가면 100% 총살이다. 북한에서는 '적군에 대한 항복은 조국에 대한 배신'으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가족들도 이미 어떤 불행한 상황에 부닥쳤을 가능성이 크다".
유 의원은 상황을 오래 끌어선 안 된다고 했다. 지금은 우크라이나가 인도적 차원에서 이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보호하고 있지만 이러한 상태가 무한정 이어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북한군 포로 한 명을 러시아에 넘기는 대신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 포로 몇 명을 더 데려올 수 있다면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그런 선택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생길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러시아는 포로 교환 명단에 수차례 두 사람을 포함해 송환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태도다. 많은 북한 전문가는 당초 북한이 우크라이나 파병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병으로 상당한 사상자가 발생한 사실이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질 경우 체제 동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에서였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정반대로 전개됐다. 북한은 파병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했고 김 위원장이 전사자 유가족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까지 공개했다. 유 의원은 "이처럼 파병을 공개적으로 강조해 온 상황에서 북한군 포로가 한국으로 가게 된다면 김정은 입장에서는 상당한 체면 손상이 될 수 있다. 김정은이 러시아에 북한군 포로를 반드시 송환하도록 요청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유 의원은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을 위해 국제 인권기구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나 유엔 등을 통해 이들이 한국행을 원한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절차는 우크라이나가 진행해야 국제적으로도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를 추진하려면 전제가 필요하다. '한국 사회의 관심'이다. 한국 국민 사이에서 송환 여론이 높아지고 국제 인권기구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나와야 우크라이나가 해당 절차를 진행할 명분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유 의원의 말이다. "우크라이나 의회의 넬리 야코블리예바 인권 및 차별금지 소위원회 위원장을 만났을 때 '일단 북한으로 송환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는 인도적 차원에서 공감한다'는 말을 들었다. 다만 그 역시 정부 당국자는 아니기 때문에 해당 문제를 공식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었다. 결국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대통령 특사를 조속히 파견해 정부와 직접 협의할 필요가 있다".
"안규백 장관, 우크라이나에 '전훈분석단' 파견해야"
유 의원이 우크라이나로 향한 또 하나의 이유는 북한군의 전투 능력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러시아에 1만5000명 정도를 파병한 것으로 추산한다. 이 가운데 6000명 정도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군이 사실상 총알받이로 활용되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유 의원은 그렇게만 볼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북한군과 직접 교전 중인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 고위 지휘관에게서 '전투력만 놓고 보면 러시아군보다 두 배쯤 강하다'는 평가를 들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주목할 점은 북한군의 정신력이다. 유 의원이 만난 이 지휘관은 "북한군은 왜 이렇게 공포심이 없느냐"는 말을 했다고 한다. 1만5000명이 참전했고 그중 절반에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했는데도 포로가 단 2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나머지 병사들은 포로가 될 상황에 몰리면 수류탄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유 의원은 "우크라이나군이 촬영한 영상 가운데 '김정은 장군 만세'를 외치며 수류탄을 터뜨리는 장면도 있다. 나 역시 현지에 가기 전까지는 반신반의했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북한군은 전투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드론 대응 능력도 빠르게 익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 의원은 "초기에는 북한군이 드론 공격에 일방적으로 당하는 모습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소총이나 산탄총 등을 활용해 드론을 격추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가 만난 북한군 포로 역시 북한군의 사격 능력을 상당히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관련 사격 훈련도 집중적으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군은 아직 이런 실전 경험이나 훈련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유 의원은 "그런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 되겠지만 만약 전쟁이 벌어진다면 우리가 상당히 불리해질 수도 있다는"고 우려했다.
이러한 점은 한국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 파병된 북한군은 총 4개 여단 규모인데, 이 가운데 3개 여단은 이른바 '폭풍군단'으로 불리는 11군단 소속이고 나머지 1개 여단은 정찰총국 소속이다. 두 부대 모두 전면전 발생 시 한반도 후방 지역에 침투해 게릴라전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특수부대다. 즉 한반도 유사시 우리 후방을 겨냥해 작전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는 북한의 정예 특수부대가 이번 전쟁에 투입된 셈이다.
그래서 유 의원이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강조하는 것이 '전훈 분석단' 파견이다. "나 역시 우크라이나에 가기 전에는 관련 자료와 보고서를 보며 공부를 많이 했다. 밑줄을 그어가며 여러 보고서를 읽고 갔지만 막상 현장에 가보니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이게 정말 중요한 문제구나'라는 생각이 피부로 와 닿았다. 나 같은 민간 전문가도 현장에서 보고 느끼는 것이 많은데 군의 전문 인력이 직접 가서 본다면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의 드론 생산 구조와 부품 공급 체계도 우리가 배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 역시 우크라이나 최대 드론 제조업체 중 하나인 '스카이폴'을 방문했다. 유 의원의 말이다. "현재 상당수 드론이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고 있다. 가격이 워낙 저렴하다 보니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다만 군사용 장비에 중국산 부품이 들어갈 경우 보안이나 기술적 취약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높았지만, 최근에는 자국 생산 부품으로 대체하려는 작업을 상당히 힘들게 진행하고 있다. 드론을 대량 생산하는 체계와 부품 국산화 노력, 드론 운용을 위한 교육·훈련 체계 등을 보면서 우리 국방부나 방위사업청 관계자들도 직접 현장을 보고 자극을 받을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유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