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중재 시작" 美 "무조건 항복"…전쟁 7일째 격화(종합)
2026.03.07 12:26
호르무즈 봉쇄 충격에 유가 급등…WTI 90달러 돌파, 주간 35% 치솟아
(워싱턴=뉴스1) 박형기 강민경 윤다정 기자 류정민 특파원 =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대대적인 군사작전이 6일(현지시간)로 일주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고 나섰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평화협상 중재 노력이 시작됐다고 밝히자 한층 더 강경한 입장을 보인 것이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대이란 군사작전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 개시 이후 이날까지 이란 함정 43척을 파괴하거나 손상시켰다고 밝혔다. 전황이 격화되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미국은 러시아산 석유 제재 완화까지 검토하고 있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무조건 항복을 제외하고는 이란과 어떤 합의도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수용할 수 있는 지도자가 선출되면 우리와 우리의 훌륭하고 용감한 동맹 및 파트너들이 이란을 파멸의 벼랑 끝에서 되돌리기 위해 지치지 않고 노력할 것"이라며 "이란을 경제적으로 더 크고, 더 좋고, 더 강한 나라로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의 대표 정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변형한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MIGA·Make Iran Great Again)"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이같은 입장은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앞서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일부 국가들이 중재 노력을 시작했다"고 밝힌 뒤 나왔다.
페제시키안은 "우리는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헌신하고 있지만 동시에 국가의 존엄과 주권을 수호하는 데에도 주저함이 없다"며 "중재는 이란 국민을 과소평가하고 분쟁을 촉발한 자들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먼저 공격했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만 중재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에 반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차기 지도자 문제에도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그는 CN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의 새 지도자가 종교 지도자라도 상관없다"며 "어떤 인물이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또 "이란이 반드시 민주주의 국가가 될 필요는 없다"며 미국과 동맹국을 적대하지 않는 지도자라면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란에서 우리는 매우 잘하고 있다"며 "누군가 0점에서 10점까지 점수를 매기면 몇 점이냐고 묻길래 나는 12점에서 15점을 주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의 지도부는 사라졌고 두 세트의 지도부가 제거됐다"며 "지금 그들은 세 번째 지도부로 내려온 상태"라고 주장했다.
또 "이란 공군은 완전히 파괴됐고 육군도 사실상 사라졌으며 통신망도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날 미 중부사령부는 첫 일주일 동안 이란 선박 43척을 파괴하거나 손상시켰고 같은 기간 300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도 이란 본토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 공군은 이날 테헤란과 이스파한에 있는 이란 정권 목표물에 대한 새로운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이 이란 서부 국경 지역에서 활동하는 쿠르드 반군과 협력해 '제2전선'을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란은 이스라엘 남부 등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바레인, 카타르, 쿠웨이트 등 중동 국가에 있는 미국 군사시설을 겨냥한 공격도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가 중동에 주둔한 미군 군함과 항공기 등 자산 위치 정보를 이란에 제공하며 전쟁에 관여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러시아가 지난달 28일 전쟁 발발 이후 미군 자산 위치 정보를 이란에 전달해 왔다고 전했다. 분석가들은 이 같은 정보 지원이 지휘통제 시설과 레이더 등 핵심 군사 인프라를 겨냥한 최근 공격 양상과도 맞아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12.67% 폭등한 배럴당 91.2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WTI가 9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23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WTI는 한 주 동안 35% 급등해 주간 기준으로 1983년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브렌트유 선물도 9.26% 급등한 배럴당 93.3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현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브렌트유가 마지막으로 100달러를 돌파했던 것은 2022년 8월로, 당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유가가 급등했었다.
AFP통신은 선박 위치정보 사이트 '마린트래픽'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 2일부터 닷새 동안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과 화물선이 단 9척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평시 대비 약 90% 가까이 급감한 수준이다.
이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산 석유 제재를 추가로 해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다른 러시아 석유에 대해서도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며 "제재 대상인 원유 수억 배럴이 해상에 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 재무부는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러시아산 석유의 인도 판매를 오는 4월 3일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베선트 장관은 또 "분쟁 기간 시장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순차적으로 발표할 것"이라며 고유가 상황이 미국과 글로벌 시장 모두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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