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재활용이 답?"…게임업계 방치형 키우기 게임 잇따라 출시
2026.03.07 11:27
넷마블 로고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국내 게임업계가 플레이어의 조작을 최소화한 ‘방치형 키우기 게임’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게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게임사들이 안정적인 캐시카우 확보를 위해 기존 게임 지식재산(IP)과 개발 자산을 재활용하는 이른바 ‘저비용 고효율’ 투자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은 이미 자사의 대표 IP를 활용한 방치형 키우기 게임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장 최근 출시된 방치형 게임은 넷마블이 이달 3일 선보인 ‘스톤에이지 키우기’다. ‘스톤에이지 키우기’는 1999년 첫 서비스를 시작해 국내에서는 2015년 서비스가 종료된 고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스톤에이지’ 세계관을 기반으로 제작된 방치형 게임이다.
넷마블이 방치형 게임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에는 대표작 ‘세븐나이츠’를 기반으로 한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출시했고, 이듬해에는 ‘일곱 개의 대죄 키우기’를 선보였다.
또 작년에는 SNK의 격투 게임을 기반으로 한 방치형 게임 ‘킹 오브 파이터 AFK’를 출시하는 등 매년 1종의 방치형 게임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넥슨 역시 대표작 ‘메이플스토리’를 기반으로 에이블게임즈와 공동 개발한 ‘메이플 키우기’를 지난해 11월 출시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에 이어 ‘바람의 나라’ IP를 활용한 방치형 게임 제작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은 ‘메이플 키우기’가 순항하던 지난해 12월 ‘바람의나라: 연’ 개발을 총괄했던 이태성 디렉터를 신규 개발 자회사 딜로퀘스트의 개발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하고, ‘바람의나라 키우기’·‘바람키우기’·‘방치바람’ 등 상표권 3종을 출원했다.
엔씨소프트도 2024년 말 방치형 MMORPG ‘저니 오브 모나크’를 출시했다. ‘저니 오브 모나크’는 엔씨소프트 대표작 ‘리니지’ IP를 기반으로 한 방치형 게임으로, 출시 약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꾸준한 업데이트와 신규 이용자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방치형 게임은 이용자가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캐릭터가 자동으로 임무를 수행하며 자원을 모으는 방식의 게임이다.
누구나 짧은 시간 동안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조작을 최대한 단순화하는 대신 보상을 자주 제공해 이용자를 장기간 게임에 머물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장르는 구조적으로 복잡한 시스템이나 고품질 그래픽이 필수적이지 않다. 진행 방식이나 BM(수익 모델) 역시 기존 게임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개발 난도가 낮고, 대형 게임사라면 기존 게임에 사용된 이미지나 음성 같은 애셋을 재활용해 큰 투자 없이도 개발이 가능하다.
반면 한 번 흥행에 성공할 경우 수익성은 매우 높다. 대표적인 사례가 넥슨의 ‘메이플 키우기’다. 이 게임은 출시 직후 국내 양대 앱 마켓에서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유료 아이템 확률 오류로 제작진이 3개월치 매출에 해당하는 수익에 대해 ‘전액 환불’을 결정한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얼마 지나지 않아 구글 플레이 매출 1위에 다시 오르기도 했다.
게임사들이 방치형 키우기 게임에 집중하는 데에는 대형 신작이 생존하기 어려워진 시장 환경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게임업계는 막대한 자본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 이용자들의 눈높이를 크게 끌어올렸고, 트리플A급 콘솔 게임 시장에서는 북미와 일본 게임업계가 구축한 인지도와 경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게임사들은 ‘인지도가 높은 기존 IP’와 ‘방치형 게임’이라는 두 요소를 결합해 내수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게임사들이 흥행 장르를 반복하는 데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용자들 역시 비슷한 게임이 잇따라 등장하는 상황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평가다.
이미 게임 산업은 범람하는 숏폼 콘텐츠에 의해 콘텐츠 시장의 파이를 잠식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방치형 게임이 숏폼 콘텐츠와 유사한 특성을 지닌 만큼, 더 혁신적인 게임과 새로운 IP 개발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발판 역할을 한다면 이상적인 그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업계가 이러한 전략에만 머문다면 장르의 퇴조와 함께 산업 전반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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