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view 로고

VIEW

왕사남
왕사남
‘왕과 사는 남자’ 천만 고지 넘었다…韓 영화 25번째

2026.03.06 19:45

‘왕사남’ 개봉 00일 만에 천만 관객 돌파
역사적 비극 속에 ‘지켜야 할 가치’ 담아
웃음과 감동 동시에 잡으며 관객층 확장
입소문·경쟁작 부재로 흥행 지속 전망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포스터 [쇼박스 제공]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드디어 천만 관객을 달성했다.

6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는 이날 오후 6시 32분경 누적 관객 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4일 개봉 이후 31일만으로, 역대 한국 영화 개봉작 중 25번째 천만 영화다. 사극 장르로는 ‘왕의 남자’(2005),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명량’(2014)에 이어 네 번째로 천만 고지 달성이다.

‘왕과 사는 남자’가 천만 고지를 넘으면서, 지난 2024년 5월 천만을 달성한 ‘범죄도시4’에 이후 1년 10개월여간 이어진 ‘천만 공백’ 장기화도 마침표를 찍게 됐다.

이번 영화로 첫 사극에 도전한 장항준 감독은 지난 6일 천만 돌파를 앞두고 전한 편지에서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상황이고, 나와 가족들 모두 기쁘면서도 조심스러운 마음”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배급사 쇼박스 측은 “극장에서 가족 친구들과 함께 울고 웃는 풍경이 낯설게 느껴지는 시기에, 영화를 함께해 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조선의 6대 왕 단종이 왕위를 찬탈당한 후 유배지에서 보낸 생의 마지막 시간을 그린 작품이다.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 엄홍도(유해진 분)와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 이홍위(박지훈 분)의 이야기가 영화의 큰 줄기다. 후대가 계유정난(1453)의 희생양으로만 다뤄온 단종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첫 영화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쇼박스 제공]


영화는 개봉 초기 서사의 개연성 부족, 미흡한 컴퓨터그래픽(CG) 등 관객들의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익숙한 소재에 대한 신선한 접근과 스토리텔링,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잡은 배우들의 호연 등이 입소문에 불을 지피며 본격적인 흥행 레이스의 막을 열었다.

영화의 남다른 뒷심은 숫자로도 드러난다. 실제 ‘왕과 사는 남자’의 관객은 설 연휴가 겹쳤던 개봉 셋째 주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영화는 주말 관객 기준 개봉 첫 주(2월6일~8일) 76만1920명을 동원한 데 이어 둘째 주 95만6718명, 셋째 주 141만4168명 등 갈수록 많은 관객을 모았다. 삼일절 연휴였던 지난달 27일부터 3월 2일까지는 247만명이 넘는 관객이 영화를 봤다.

개봉 초반 10만명을 밑돌았던 평일 관객도 20만명 수준으로 올랐다. 3월이 전통적인 극장가 비수기임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비극 속 희망의 메시지…‘스토리텔링’의 승리


영화는 단종을 마지막까지 의를 쫓았던 성군으로 비추며, 사건의 비극성보다 그 속에 살아가는 인물의 감정과 선택을 조명한다. ‘승자의 역사’에 대한 대중의 의구심을 자극함과 동시에 비극의 역사를 슬픈 서사로만 풀어내지 않았다는 점이 흥행의 요소로 거론된다.

장 감독은 “기존 나약하다는 이미지가 있었던 단종이 단순히 나약한 인물이 아니라, 점차 성장해 가는 강단 있는 모습들과 한 인간으로 살려고 하는 모습들에 많은 분이 감동을 하신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명량’은 역사적 이야기 속에서 절망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의지로 희망과 결의를 이야기함으로써 1700만 관객을 동원했다”면서 “이번 ‘왕과 사는 남자’도 비극이기는 하지만, 의로움과 선함이라는 긍정의 내용을 함께 갖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주인공 이홍위와 엄홍도의 관계성을 통해 그려지는 인물들의 성장 서사와 그를 통해 영화가 전하는 보편적 메시지도 상업영화 흥행 공식과 맞아떨어졌다. 영화를 즐겨보지 않는 일반 대중들까지도 극장으로 끌어들인 힘은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를 향해 나아가는 영화의 강력한 스토리텔링에 있다는 분석이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쇼박스 제공]


책 ‘천만 코드’의 저자인 길종철 한양대 연극영화과 교수는 “마을의 부흥만을 꿈꿨던 엄홍도는 이홍위를 통해 진정한 의에 대한 깨달음으로 나아가고, 삶의 의욕을 잃은 이홍위는 마을 사람과 만나며 각성한다. 결국 ‘왕과 사는 남자’는 입장도, 신분도 다른 두 사람이 서로 교류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라면서 “이들의 각성과 진화 과정에서 보이는 우리가 보고 싶었던 인간의 모습, 우리가 잃어버리면 안 되는 것에 대한 깨달음이 이 영화가 가진 보편적인 주제이자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영화의 보편적 메시지는 죽을 수밖에 없는 단종의 운명과 만나 아이러니하게 전개된다”면서 “실패는 하지만 큰 성장을 이룬 아이러니가 관객의 입장에서도 비극이지만 마음은 풍족하게 나아갈 수 있는 치유와 울림의 공명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웃음과 감동을 함께 선사하며 가족 관객층을 사로잡은 것도 흥행에 힘을 실었다. 그 중심에는 전매특허 웃음코드를 보여주는 유해진의 활약과 서사의 중심에서 변화하는 이홍위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구현한 박지훈, 그리고 유지태, 전미도 등 베테랑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있었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울고 웃을 수 있는 이야기가 한국 관객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 중 하나”라면서 “‘왕과 사는 남자’는 역사 속 이야기를 무겁게만 흐르지 않게 수위를 조절하면서 누구나 가볍게도 무겁게도 볼 수 있는 진입장벽이 낮은 영화”라고 말했다.

105억 예산 영화의 흥행…업계 판도 바꿀까


영화 ‘왕과 사는 남자’ 비하인드 스틸 [쇼박스 제공]


‘왕과 사는 남자’의 천만 돌파는 고사 위기의 한국 영화계에 ‘가뭄의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무엇보다 천만의 침묵을 깬 것이 고예산 블록버스터가 아닌 중예산 영화라는 점에서 이번 흥행의 의미는 남다르게 다가온다.

‘왕과 사는 남자’는 사극 장르임에도 비교적 적은 예산인 105억원으로 제작됐다. 이에 손익분기점은 230만명으로 적은 편이다. 역대 천만 영화 중 비슷한 사례로는 총제작비 100억원 이하의 ‘극한직업’(2019)과 60억여의 예산이 투입된 ‘7번방의 선물’(2013) 등이 있다. 지난해 564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 흥행 1위에 오른 ‘좀비딸’의 제작비도 약 100억원(손익분기점 220만명)으로 알려져 있다. 올 초 극장가 로맨스 열풍을 일으켰던 ‘만약의 우리’의 순제작비도 30억원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중·저예산 영화’가 잇따라 극장가의 흥행 판도를 흔들고 있는 점은 얼어붙은 영화산업 투자 지형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 영화의 흥행 파워가 여전히 살아있음이 천만 영화의 등장으로 증명된 데다, 대작 대비 투자 장벽이 낮은 작은 규모의 영화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확실한 명분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길 교수는 “‘만약에 우리’와 ‘왕과 사는 남자’는 흥행에 있어 영화의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님을 보여줬다”면서 “제작자에게는 이 정도 규모면 기회를 잡을 수 있겠다는 희망과 자극을 주고, 투자자에게도 중·저예산 영화도 큰돈이 된다는 인식을 갖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쇼박스 제공]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은 ‘단종 앓이’ 신드롬을 타고 스크린 밖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영화의 인기가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그 관심이 다시 영화를 찾는 계기로 작용하는 상승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영월군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영화의 배경인 청령포와 단종의 묘인 장릉을 찾은 관광객은 누적 9만44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방문객(26만3327명)의 3분의 1 수준이다. 앞서 영월군 문화관광재단은 설 연휴 기간 청령포를 다녀간 방문객 수가 전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1만64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서점가도 바빠졌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조선왕족실록 관련 도서의 판매량은 영화가 개봉한 지난달 4일부터 이달 2일까지 개봉 이전 기간 대비 2.9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판매량이 2.1배 늘었다. 단종을 주인공으로 한 이광수의 소설 ‘단종애사’의 재출간도 이어지고 있다.

역대 한국 영화 흥행 순위


김 평론가는 “과거 ‘파묘’의 숭헌 것 확인 챌린지나 ‘서울의 봄’의 심박수 챌린지와 비슷하다”면서 청룡포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세조나 장릉 홈페이지에 가서 댓글을 다는 참여형 이벤트들이 영화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공개되기 전에 다시금 사람들이 극장을 찾게 하는 동기를 만들어주고 있다”고 짚었다.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 사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흥행 열기가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고, 이렇다 할 경쟁작도 없기 때문이다. 스크린 수도 개봉 한 달여가 지났지만, 개봉 당일 대비 오히려 늘었다. 일각에서는 이대로라면 ‘왕과 사는 남자’가 한국 영화 최고 흥행작인 ‘명량’의 자리까지도 넘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 섞인 관측이 나온다.

길 교수는 “영화가 개봉 중반부터 관객이 크게 늘어난 경우에는 (흥행이) 어디까지 갈지 알 수 없다. 영화 일을 오래 했지만 거의 보기 드문 사례”라면서 “수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흥행 추이기이기 때문에 이대로 가면 기록 도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

댓글 (0)

0 / 100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왕사남의 다른 소식

왕사남
왕사남
10시간 전
“상상도 못했던 일”…‘왕과 사는 남자’ 역대 34번째 1000만 돌파
왕사남
왕사남
10시간 전
'왕과 사는 남자' 온다웍스 첫 영화로 1000만 기염..쇼박스 "촬영부터 개봉까지 1년도 안걸렸죠"
왕사남
왕사남
10시간 전
['왕사남' 천만] 2년 만에 나온 천만영화…극장가에 봄바람 불까
왕사남
왕사남
10시간 전
['왕사남' 천만] 유해진·박지훈 호연…세대 아우른 서사의 울림
왕사남
왕사남
10시간 전
['왕사남' 천만] 장항준 24년만에 천만 영화…유해진은 다섯 번째
왕사남
왕사남
10시간 전
['왕사남' 천만] '왕의 남자'부터 '왕과 사는 남자'까지…천만 사극 흥행 공식
왕사남
왕사남
11시간 전
장항준 "상상도 못했던 일"…'왕과 사는 남자' 1000만 돌파
왕사남
왕사남
11시간 전
"따뜻한 데로 갑시다"…천만 넘긴 '왕사남' 열풍이 불러온 것들
왕사남
왕사남
11시간 전
‘왕사남’ 드디어 ‘천만 영화’ 됐다…사극 장르로는 4번째
왕사남
왕사남
11시간 전
‘왕과 사는 남자’ 드디어 1000만 관객 돌파…2년 만에 ‘천만 영화’ 탄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