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타고 고갯마루까지 올라갈 수 있다
2026.03.06 13:11
해발 2670m의 산 중턱을 넘어가다
| ▲ 호도협 산길의 출발지 나시객잔 |
| ⓒ 이상기 |
호도협 산길은 하바설산 중턱으로 이어지는 산길이다. 상호도협 풍경구를 관람한 후 밴을 타고 나시아각(納西雅閣) 객잔으로 이동한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빠른 속도로 올라간다. 이 길은 산동네 사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도로지만 콘크리트 포장을 했다. 차로 십여 분 올라간 다음 두 팀으로 나뉜다. 산길 트레킹이 어려운 사람 5명은 다시 차를 타고 다음 목적지인 차마객잔까지 이동한다. 이제 산길을 넘어 차마객잔까지 갈 13명만 남는다. 나시객잔 인근에는 말이 한 필 서 있다. 그것은 트레킹 하는 회원 1명이 28굽이(道拐) 고갯길 정상까지 말을 타고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제 13명 회원이 해발 2670m 산중턱까지 트레킹을 시작한다. 중간에 회원 두 명이 힘들어해서 말을 타고 오르기로 한다. 한 명은 걷기가 힘들어서이고, 다른 한 명은 약간의 고산증세가 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곳 산길은 건조한 겨울 날씨 때문인지 먼지가 많이 난다. 28굽이길은 중간에 두 번 정도 쉬어가는 게 좋다. 중간에 휴게소가 한 군데 있고, 위로 올라갈수록 경사가 심해져 한 번 정도 더 쉬어 체력을 안배해야 하기 때문이다. 쉬는 곳 또한 산굽이 돌아가는 곳이라 전망이 아주 좋은 편이다.
| ▲ 말을 타고 호도협 산길을 올라가는 사람들 |
| ⓒ 이상기 |
이곳에서부터 옥룡설산과 호도협이 완벽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나시객잔에서 출발한지 1시간 반 정도면 28굽이길 고갯마루에 도착할 수 있다. 이곳은 휴게소가 있을 뿐 아니라 전망이 좋다. 호도협 제1관경대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그곳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10위안을 내야 한다고 적혀 있다. 이곳에 잠시 쉬면서 음료수를 하나 사 먹으면 무료로 찍을 수 있다고 한다. 관경대에서 위로 옥룡설산을 올려다보고, 아래로 진사강을 내려다 볼 수 있다. 함께 한 13명이 이곳에서 단체사진을 찍는다.
고갯마루부터는 옥룡설산을 정면으로 보면서 호도협을 따라 길을 걸을 수 있다. 길은 내리막이어서 올라갈 때보다는 수월하고 시간도 적게 걸린다. 차마객잔까지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것으로 나와 있다. 길 건너편 옥룡설선 쪽으로도 물가에 가깝게 길이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가 걷는 길이 높은 산길이라면, 건너편 길은 낮은 산길이다. 어느 정도 내려오니 호랑이가 한 마리 서 있다. 우리나라 호랑이처럼 진갈색 바탕에 검은 줄이 있다. 이 호랑이 역시 호도협을 건너뛰려는지 강쪽을 향해 있다.
| ▲ 옥룡설산과 진사강 그리고 차마고도 강변길 |
| ⓒ 이상기 |
이곳에서 잠시 쉬어간다. 서쪽으로 넘어가는 햇살이 옥룡설산을 밝게 비춘다. 시간이 지나면 옥룡설산이 붉게 물들 것 같다. 우리가 걷는 쪽은 하바설산의 그림자가 져 서늘하게 느껴진다. 이 지역의 기온은 아침 최저가 –11℃, 낮 최고가 9℃ 정도다 그러므로 해가 떨어지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산길을 조금 더 내려오니 저 아래로 차마객잔 마을이 보인다. 하바설산의 그림자가 옥룡설산의 6부 능선까지 올라가 있다. 산골짜기 계류를 지나 마을에 도착하니 오후 6시 30분이다. 6시 47분에 해가 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
차마객잔에 현대식 호텔이 들어섰다
| ▲ 차마객잔에 들어선 현대식 호텔 |
| ⓒ 이상기 |
우리는 차마객잔에 여장을 푼다. 그런데 지난 1월부터 이곳에 현대식 호텔이 운영되기 시작해 그 방에서 잘 수 있게 되었다. 목조 객잔이 아니고 대리석과 콘트리트로 이루어진 호텔에 욕조와 샤워시설까지 마련되어 있다. 앞으로 옥룡설산이 올려다보이는데, 해가 떨어지면서 거무스름하게 변하고 있다. 그 때문에 날카로운 봉우리가 더 선명하게 보인다. 우리는 7시 반에 찬청에 모여 오골계 백숙으로 저녁식사를 한다. 그런데 트레킹이 힘들었는지, 다들 식사를 많이 못 한다.
밤이 되자 온 세상이 칠흑같이 검게 변한다. 그 때문에 하늘의 별이 유난히 선명하게 반짝거린다. 차마객잔은 영어로 Tea Horse Trade Guest House다. 영어로 보면 차와 말을 교환하는 옛길에 있던 숙박시설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과거에는 이곳에서 아주 어렵게 숙식을 해결했을 것이다. 지금은 도로가 연결되어 접근성도 좋고 물류 조달도 쉬워져 정말 풍족하고 여유 있게 머무를 수 있는 것이다. 또 계절이 겨울이라 우리 팀만 숙박을 하는지 아주 조용하게 하룻밤을 지낼 수 있었다.
| ▲ 옥룡설산의 밤과 아침 해돋이 |
| ⓒ 이상기 |
아침 7시에 일어나보니 옥룡설산 위로 그믐달이 낮게 떠 있다. 멀리서 닭 우는 소리와 개 짓는 소리가 들린다. 아직도 온 세상은 칠흑 같은 어둠이다. 그것은 일출시간이 8시 13분이기 때문이다. 경도상으로 보면 이곳 리장과 샹그릴라가 베이징 표준시보다 2시간이 늦어야 하나 중국은 통일된 표준시를 쓰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우리는 8시에 아침식사를 하기 전 잠시 마당에 모인다. 앞에 여명으로 밝아오는 옥룡설산이 보인다. 해가 산 아래 있어선지, 햇빛이 산 위로 서치라이트처럼 비쳐 올라온다.
오늘의 트레킹과 오후 일정에 대해 설명을 하고 찬청으로 가 식사를 한다. 아침식사 역시 기대에 조금 못 미친다. 그것은 쿤밍이나 따리의 호텔보다는 식재료 조달 등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깊은 산골에서 이런 정도 숙식을 할 수 있다는 게 고맙기 그지없다. 오전 9시가 되자 기온이 –2℃ 정도로 올라간다. 이제 오후 트레킹 때보다는 두꺼운 옷을 입고 중도객잔을 향해 출발한다. 중도객잔까지는 회원 18명이 모두 함께 걷기로 한다. 그것은 이 길이 5㎞ 정도의 평탄한 길이기 때문이다.
중도객잔 화장실에 쓰인 시구
| ▲ 중도객잔 마을: 뒤로 하바설산이 보인다. |
| ⓒ 이상기 |
우리는 9시 중도객잔을 향해 출발한다. 길 아래 위로 밭이 조성되어 있고, 가끔 돌로 만든 무덤도 보인다. 옥룡설산 위로는 구름이 약간 걸려 있다. 중간에 휴게소가 있어 쉬어갈 수도 있다. 휴게소는 전망이 더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중간에 골짜기를 지날 때는 다리를 건너기도 한다. 이 구간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전혀 없어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저 아래로 차가 다니는 구불구불한 도로와 천천히 흘러가는 진사강이 보인다. 중호도협 구간에서는 진사강이 조금 더 넓어져 천천히 흐르는 것이다.
1시간 반쯤 지난 10시 30분에 중도객잔에 도착한다. 중도객잔 마을은 차마객잔 마을보다 훨씬 크다. 그 때문에 차량운행도 많고, 무슨 행사가 있는지 돼지도 잡고 북적거린다. 또 객잔도 많고 객잔마다 특색있게 꽃을 가꾸어 놓았다. 중도객잔 마을은 해발이 2500m나 되는데, 벌써 매화꽃이 피어 있다. 마을에는 옥룡설산을 바라보는 전망대도 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중도객잔 전망대로 올라간다. 중도객잔의 중도는 한자로 中途고 영어로 Halfway다. 10시 반이 되어서야 해가 옥룡설산 정상으로 올라온다.
| ▲ 중도객잔에서 바라본 옥룡설산 |
| ⓒ 이상기 |
우리는 이곳 중도객잔에서 점심을 먹을지 아니면 장노사객잔에서 점심을 먹을지 논의한다. 장노사객잔까지 가면 너무 허기질 것 같아 이곳에서 1시간 정도 쉰 다음 점심을 먹고 12시 반쯤 출발하기로 한다. 중도객잔이 다른 곳에 비해 카페, 식당,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곳의 화장실은 세계가 공인하는 천하제일 측간(厠)이라고 자랑한다. 그것은 화장실에서 바라보는 옥룡설산 풍경이 기가 막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이 화장실의 유래와 찬양하는 시를 나무판에 적어 놓았다는 사실이다.
그대가 하늘 측간에 와서 君臨天厠
왼쪽을 보면 배꽃이 있고 左有梨花
오른쪽을 보면 울타리가 있어요. 右有籬笆
앞을 보면 옥룡설산이 있고 前有玉龍
뒤를 보면 하바설산이 있어요. 後有哈巴
위를 보면 파란 하늘이 있고 上有藍天
아래를 보면 들꽃이 있답니다. 下有野花
감히 묻습니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敢問我在向方
천하제일 측간이랍니다. 天下第一厠
| ▲ 관음폭포 |
| ⓒ 이상기 |
중도객잔에서 장노사객잔 가는 길 중 관음(觀音)폭포까지는 평탄한 길이고, 그 다음부터는 내리막길이다. 중도객잔에서 30분쯤 가면 관음폭포가 나오는데, 수량이 많지 않아 발처럼 흘러내린다. 이런 폭포를 통상 수렴(水簾)폭포라 부른다. 물이 발처럼 흘러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관음폭포, 중국 사람들은 용동(龍洞)폭포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곳은 그 동안 보지 못한 귀한 물을 볼 수 있는 곳이어서 사람들이 잠시 쉬어간다. 물 때문인지 폭포 주변으로 봄꽃이 피어나고 있다.
| ▲ 중호도협을 지나는 진사강 |
| ⓒ 이상기 |
또 폭포 주변으로 염소들이 많아 그들과 놀며 잠시 피로를 푼다. 폭포 저 아래로는 진사강이 유장하게 흘러간다. 그 강변에 있는 장노사객잔까지 가야 하는데, 내리막길이어서 조금 걱정이 된다. 사고는 오르막보다는 내리막에서 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회원 중 한 명이 가파른 내리막에서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 때문에 트레킹이 1시간 이상 지연되었다. 3시 반쯤 되어서야 목적지인 장노사객잔에 일행 모두가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샹그릴라로 이동해, 병원에 들러 부상자 치료를 받은 다음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 호도협 트레킹 | |||
호도협 트레킹은 상호도협-나시아각객잔-28굽이길-고갯마루-차마객잔-중도객잔-관음(용동)폭포-장노사객잔으로 이어진다. 거리는 나시객잔에서 차마객잔까지 5.5㎞로 3시간 걸린다. 차마객잔에서 중도객잔까지는 5㎞로 1시간 30분 걸린다. 중도객잔에서 장노사객잔까지는 6.1㎞로 2시간 걸린다. 당일 코스는 차마객잔에서 시작해 장노사객잔에서 끝난다. 1박2일 코스는 나시객잔에서 시작해 차마객잔에서 1박하고 장노사객잔에서 끝난다. 체력이 좋은 사람은 나시객잔에서 장노사객잔까지 하루에 주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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