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중계권 협상에 KBS 내부도 반발 "수신료로 JTBC 빚 갚을 순 없어"
2026.03.06 14:53
KBS 소수 노조인 같이(가치)노조는 6일 <수신료로 JTBC의 '도박빚'을 갚을 순 없다> 성명에서 "JTBC 대표이사가 오늘 KBS를 찾아온다고 한다. 사장을 만나 중계권 재판매 협상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며 "JTBC가 KBS에 제시한 중계권 재판매 대가는 수백억 원대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장 지난해 1천억 원에 가까운 적자를 낸 회사가 쓸 수 있는 돈이 아니다. 올해 관련 예산이 편성돼 있다고 해도 그 액수는 제시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라고 했다.
JTBC는 오는 6월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의 중계권 재판매를 위해 각 지상파를 방문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일 MBC 대표를 만났고 SBS도 최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JTBC는 지상파 3사의 공동 협상 창구 '코리아 풀'에 참여하지 않고 약 7000억 원을 투자해 2026년부터 2032년까지 열릴 모든 올림픽과 월드컵의 중계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번에도 협상이 결렬될 경우 북중미 월드컵 역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과 마찬가지로 JTBC 단독 중계가 된다.
같이노조는 "(JTBC는) 지상파 3사의 계약보다 훨씬 많은 돈을 IOC와 FIFA에 약속했다고 한다. JTBC 경영진의 판단을 비판할 생각은 없다. 사운을 건 도박을 했고, 이제 그 도박빚에 허덕이는 상황"이라며 "(JTBC는) 동계올림픽을 중계하면서 시청자들의 냉혹한 평가를 받았다. 이제는 JTBC가 자본시장과 채권은행의 평가를 받아야 할 차례로 보인다. '보편적 시청권'이라는 말은 그럴 듯하다. 그런데 본질은 한 유료 민영방송의 잘못된 경영 판단을 공적 재원, 시청자의 수신료로 메워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이노조는 "시대가 바뀌었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대형 광고주들이 올림픽 중계방송에 신규로 집행한 광고비는 미미한 수준으로 알려진다. 깜짝 흥행한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조차 약 300억원대의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했다"며 "진짜 공영방송의 역할은 주목받지 못하는 곳에 있다. JTBC가 올림픽 중계권을 계약하며 내팽개친 동계 패럴림픽을 책임있게 중계하는 일 같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같이노조는 "회사는 부디 중계권 협상 요청을 듣기 앞서, 공영방송의 역할과 수신료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겨우 되찾은 그 수신료"라며 "JTBC는 수신료를 탐내느니 지금이라도 국부유출을 중단하고, 중계권을 반납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JTBC가 단독 중계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흥행 부진을 겪으면서 오는 6월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마저 JTBC가 단독 중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올림픽 중계와 관련해 아쉬움을 표하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등 당국이 협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나서면서 방송사 구성원들은 각 사가 제값을 받지 못하고 중계권을 확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 4일 <시청권을 내팽개친 졸속 협상 우리는 JTBC의 들러리가 될 수 없다> 성명을 내고 "이번 중계 파행을 빌미로 다가올 월드컵에서 공영방송이 JTBC의 무리한 요구를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면, 우리는 이에 대해 단호히 반대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JTBC의 협상에 대한 냉정하고 엄중한 평가가 선행되지 않는 한, 정치권과 방미통위의 일회성 압박에 떠밀린 월드컵 중계 협상은 결코 있을 수 없다"라고 했다.
방송법은 '보편적 시청권'을 국민적 관심 행사를 누구나 시청할 수 있는 권리로 규정하며 올림픽과 월드컵의 경우 가시청 범위 90% 이상을 기준으로 두고 있다. JTBC의 가시청 범위는 90%를 넘어 법적 조건은 충족하지만 유료방송채널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있다. 유럽 등에선 '보편적 시청권'의 개념을 '무료로 접근 가능한 서비스'를 전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JTBC는 "더 많은 시청자들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월드컵을 접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를 지속하며 접근성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는 입장이다. 패럴림픽 중계와 관련해선 "별도의 구매 제안을 받지 않았다"는 입장인데, 상업적인 국제행사에만 주목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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