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폐쇄에 결국 택시로 국경 넘었다…한국인 가족의 '두바이 탈출기'
2026.03.06 13:47
국경 이동 택시 예약 취소·요금 폭등
3명 이동에 130만원 지불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체류하던 외국인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공항 폐쇄와 항공편 취소가 잇따르면서 일부 여행객들은 육로 이동 등 우회 경로를 통해 귀국에 나서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지난 4일 한 한국인 대학생 A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두바이 탈출기' 영상을 공개하며 가족과 함께 긴급히 귀국하는 과정을 전했다.
A씨는 방학을 맞아 가족과 함께 두바이와 오만을 여행하던 중이었다. 당초 지난달 29일 대한항공 직항편으로 인천에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두바이 국제공항이 폐쇄되면서 항공편이 취소됐다. A씨는 "곧 개강이라 유급이 걱정됐지만 트위터에서 폭격 사진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며 "사진 속 장소가 호텔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가족을 설득해 두바이에서 대기하는 대신 육로로 오만으로 이동한 뒤 항공편을 이용해 귀국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교민들이 모인 온라인 채팅방에서는 두바이에 머무르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A씨 가족은 즉시 이동하기로 판단했다. 두바이에서 오만으로 향하는 버스는 이미 매진된 상태였다. 결국 A씨는 국경을 넘어 오만 무스카트 국제공항까지 이동하는 택시를 예약하고, 동시에 태국 푸껫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해 인천으로 돌아오는 항공편을 예매했다.
하지만 택시 업체는 다음날 "국경 상황이 좋지 않다"며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A씨가 항의하자 업체 측은 다른 택시 회사를 연결해줬고, 그는 다음 날 오전 어렵게 차량을 이용할 수 있었다.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호텔 밖에서는 폭격음이 들리는 등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고 A씨는 전했다.
A씨 가족은 UAE 출국 검문소와 오만 입국 검문소를 차례로 통과한 뒤 다른 택시로 갈아타고 약 4시간을 이동해 오만 수도 무스카트 공항에 도착했다. 두바이에서 오만까지 택시 비용은 3명 기준 약 130만원이었다. 그는 "오만 여행을 마치고 두바이에 왔는데 하루 만에 다시 오만으로 돌아올 줄 몰랐다"며 "시간이 무한히 흐르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A씨 가족은 무스카트 공항에서 약 4시간을 기다린 뒤 태국 푸껫으로 이동했고, 푸껫 공항에서도 6시간 이상 대기한 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거쳐 인천행 항공기에 탑승했다. 그는 "서울이 눈앞에 보였을 때 거짓말 같았다"며 "마치 80일 동안 세계 일주를 하고 돌아온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두바이 등지에서는 탈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일부 전세기의 경우 4인 가족 기준 최대 25만 달러(약 3억 70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이 제시되는 등 대피 비용도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바이에서 인접 국가인 오만이나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동하는 택시 요금 역시 수천 달러까지 치솟았으며, 일부 사례에서는 700만원이 넘는 요금을 요구하기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가운데, 공습 여파로 중단됐던 두바이?인천 직항 노선은 6일부터 운항이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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