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ICE 논란’ 국토안보장관 경질…2기 내각 첫 교체[1일1트]
2026.03.06 05:55
이란공격중 美본토 안보책임자 교체…중간선거 앞두고 정치 부담 해소 위함인듯
후임에 이종격투기 선수경력 멀린 지명…인준 전에도 직무대행 가능
| 크리스티 놈 미국토안보부 장관이 3일(현지시간) 의회 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DHS) 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집권 2기 행정부를 출범시킨 이후 현직 장관을 교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크리스티 놈은 훌륭히 일해왔고 국경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냈다”며 “그는 토요일 플로리다 도랄에서 발표할 서반구 안보 구상 ‘아메리카의 방패(The Shield of the Americas)’ 특사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사실상 문책성 조치로 해석된다. 올해 초 미네소타주에서 DHS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쏜 총에 미국 시민 2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데다, DHS를 둘러싼 ‘호화 전용기’와 ‘거액 광고 캠페인’ 논란까지 겹치며 정치적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놈 장관은 미네소타 사건 직후 사망자를 ‘국내 테러리스트’로 규정해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는 임면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DHS 산하 해안경비대가 미 연방정부의 최장기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이어지던 지난해 10월 걸프스트림 G700 제트기 2대를 1억7200만 달러(약 2500억원)에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도 논란이 일었다.
이 제트기의 공식 용도는 장거리 지휘통제용이지만 넓은 실내 공간과 편의 시설을 갖춘 고급 기종이라는 점에서 놈 장관 등 고위직 의전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아울러 놈 장관은 지난 3일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이들 논란을 둘러싸고 맹렬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DHS가 제작한 국경 보안 TV 캠페인 광고도 도마 위에 올랐다.
2억2000만 달러(약 3260억원)가 투입된 이 광고에는 놈 장관이 말을 타는 장면이 두드러지게 등장했는데 놈 장관은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당 광고 제작 승인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공격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을 진행 중이고, 이로 인한 이란의 기습 테러 가능성도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 본토 안보를 책임지는 주요 부처 수장을 경질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놈 장관을 둘러싼 논란과, 여론의 비판에 따른 자신의 정치적 부담이 11월 중간선거(연방 의원등 선출)를 앞두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야당인 민주당은 하원에서 놈 장관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는 등 놈 장관 경질을 요구해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조처로 민주당을 달래면서 연방 정부 부처 가운데 유일하게 셧다운이 진행 중인 DHS의 예산 통과를 용이하게 하려는 효과까지 기대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놈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충성파’로, 사우스다코타주 주지사를 거쳐 작년 1월 국토안보장관으로 취임한 이래 트럼프 2기 이민 단속 등 국경 안보를 총괄해왔다.
그는 2024년 대선 선거전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후보감으로 거론됐을 정도로 트럼프 핵심 측근으로 꼽혀왔다.
트럼프 대통령 열성 지지 세력인 이른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의 대표적 여성 차세대 주자 중 한명으로 평가받아왔지만 장관직 수행중의 숱한 논란 속에 사실상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 마크웨인 멀린 미 상원의원 [로이터] |
놈 장관의 후임으로는 마크웨인 멀린 연방 상원의원(공화·오클라호마)이 이달 31일자로 지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멀린 의원에 대해 “하원에서 10년, 상원에서 3년 동안 봉직하며 훌륭한 오클라호마 주민들을 대표하는 엄청난 일을 해냈다”며 “그곳은 내가 2016년, 2020년, 2024년에 (대선에서) 77개 카운티를 모두 승리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마가 전사이자 전직 무패 프로 MMA(이종격투기) 파이터”라며 “우리의 미국 우선 의제를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지혜와 용기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어 “상원에서 유일한 아메리카 원주민으로서 마크웨인은 우리의 놀라운 부족 공동체를 위한 훌륭한 옹호자”라며 그가 “우리의 국경을 안전하게 지키고, 이주민 범죄자와 살인범, 기타 범죄자들이 우리 나라에 불법적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불법 마약의 재앙을 종식해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지칠 줄 모르고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멀린 의원은 연방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공식 취임할 수 있지만, 그 이전이라도 장관 직무대행으로 DHS 전반 업무를 지휘·관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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