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엔비디아·AMD 칩 수출허가제 검토"…AI 인프라 통제 강화하나
2026.03.06 04:58
이번 규정 초안은 엔비디아 칩 수출을 전면 금지하려는 것이 아니라 미국 정부가 AI 산업의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가 미국의 AI 기술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여러 차례 밝혀 왔다.
소식통에 따르면 컴퓨팅 파워 규모에 따라 승인 절차가 달라질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인 GB300를 최대 1000개 수출하는 경우 심사는 비교적 간단하며 일부 면제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보다 큰 규모의 클러스터를 구축하려는 기업들은 수출 허가 신청에 앞서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며 데이터센터의 성격에 따라 사업 모델 공개나 미 정부의 현장 점검 허용 등의 조건이 붙을 수 있다.
한 기업이 특정 국가에서 20만개 이상의 GB300 GPU를 사용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해당 국가 정부도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 이와 같은 대규모 수출의 경우 동맹국이 미국 AI 산업에 이에 상응하는 투자를 하는 것이 조건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투자 비율은 규정 초안에 명시되지 않았다.
미국이 수출 허가를 활용해 해외에서 중국 기업이 미국 AI 칩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글로벌 규정으로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칩 수출 정책이 크게 바뀌지 않더라도 미국 정부가 전 세계 AI 칩 이동을 보다 잘 파악해서 밀수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등 간접적인 영향은 상당할 수 있다.
이 구상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며 내용이 바뀌거나 다른 정책에 밀려 백지화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전 행정부의 AI 칩 수출 정책을 폐기한 이후 처음으로 검토하는 핵심 구상이다. 트럼프 측은 수출 물량 상한 등이 포함됐던 바이든 행정부의 규정이 지나치게 부담스럽다고 비판하며 그 대신 미국 AI의 전 세계 확산을 장려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해 왔다.
미국은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와 AI 칩 수출 합의를 발표했지만 몇 달이 지나서야 허가가 발급됐고 UAE가 자국에 투자하는 1달러당 미국에 1달러를 투자하는 조건이 붙은 바 있다.
규정이 시행될 경우 프랑스나 인도처럼 1기가와트(GW) 이상의 대형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하는 국가들에 대해 미국이 얼마나 큰 투자를 요구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또한 트럼프가 관세 정책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칩 수출 제한을 외교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각국 정부들은 미국이 자국 AI 기술에 대해 통제권을 갖게 되는 상황에 불만을 품을 수 있다. 그러나 선택지가 제한적이어서 미국 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현재 AI 칩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를 포함한 같은 미국 기업 칩을 수입하거나 생산 규모와 성능이 제한적인 중국 화웨이 칩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화웨이의 AI 가속기를 사용할 경우 미국 무역 규정을 위반하게 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AI 칩 생산을 억제하기 위해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을 제한해왔다.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는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서 화웨이와 경쟁할 수 있도록 사양을 낮춘 일부 칩 판매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 전용 칩인 H200 생산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칩 수출 승인이 늦어지고 중국이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와 같이 결정했다. 엔비디아는 H200를 생산하던 대만 TSMC 설비를 차세대 베라 루빈 칩 생산에 투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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