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폭락 다음날 9.6% 폭등… 대외변수에 허약한 ‘현기증 증시’
2026.03.06 04:34
연일 롤러코스터 장세 대혼란
어제 시총 100대 종목 모두 상승… 매수 사이드카 발동 5583P 마감
개미 비중 50%, 유럽 증시 5배… “변동성 장세 지나친 빚투는 위험”
최근 들어 세계에서 가장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탓에, 차익 실현을 하려는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세는 언제든 다시 나타날 수 있다. 공격적인 성향의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다는 점도 한국 증시 특징이다.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지나친 빚투(빚을 낸 투자)나 과도한 초단기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12% 폭락 다음 날 10% 급등한 코스피
전날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지 하루 만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올해 들어서만 코스피에서 6번, 코스닥에서 4번의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변동성이 극심해졌다.
이날 코스피에서 상승 종목은 907개로 상장 종목의 95%에 달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10% 넘게 오르며 전날 낙폭을 만회했다. 시총 상위 100대 종목이 일제히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45.47(14.87%) 오른 1,123.91로 마감하며 사상 최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코스닥지수가 종가로 10% 넘게 오른 것은 사상 최초다.
이란 당국이 미국 측에 분쟁 종식을 위한 물밑 접촉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유가 상승세가 꺾인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4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1.5% 오르는 데 그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코스피 급락을 초래했던 걸프전쟁(2개월 동안 15% 하락),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7개월 동안 20% 하락)을 고려하면 2거래일 동안 18% 하락은 악재를 대부분 반영한 것”이라며 “반도체 중심의 이익 모멘텀(동력)이 훼손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급격한 변동성, 증시 취약성 드러내
과도한 변동성이 한국 증시의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증시는 올해 들어 독일과 프랑스 증시를 잇따라 제치고 글로벌 9위 규모로 커졌지만, 개인과 외국인의 수급 쏠림에 따라 급등락이 이어졌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폭락한 주식시장은 장 초반 레버리지 조정과 유동성 경색이 가격을 끌어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증시는 주요국 가운데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보통 하루 평균 코스피 거래량의 50%, 코스닥 거래량의 80%가 개인의 거래다. 반면 미국, 일본 증시에서 이뤄지는 거래 중 개인투자자의 거래는 20∼25% 수준으로 알려졌다. 유럽 증시에서는 10% 수준으로 더 낮고 나머지는 자산운용사 등 기관의 몫이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증시 상황에 대해 “중동 전쟁, 호르무즈 해협 봉쇄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비이성적인 상황”이라며 “하락 속도와 반등 속도 모두 상식에서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고 센터장은 “빚을 내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샀던 투자자들의 반대 매매로 주가가 급락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장기투자하는 기관투자가 비중이 높은 미국, 일본과 달리 한국은 데이트레이딩하는 개인의 비중이 높은데 빚까지 내면서 등락폭이 커졌다”며 “개인은 손실을 막는 차원에서라도 과도한 빚투를 자제해야 하고, 정부도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덩치가 커졌어도 지금처럼 널뛰기 장세가 자주 나타날 경우 선진 증시로 평가받기 어렵다. 해외 자금이 추가로 들어오기 쉽지 않고 기관투자가가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하기 꺼릴 수 있다. 월가의 독립 리서치 애널리스트 짐 비앙카는 소셜미디어 X에 “코스피가 지난해 8월부터 2배로 상승한 뒤 2거래일 동안 고점 대비 17% 하락했다”며 “심장이 약한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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