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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불안에 유가 '빨간불'…李대통령 "최고가격 지정"

2026.03.05 11:01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중동 불안으로 인한 유가 급등을 막기 위해 최고가격제 시행을 지시했다. 또 자본시장의 불안을 신속하게 차단하기 위해 마련된 100조원 규모 시장안정 프로그램의 신속한 추진을 주문했다. 혼란을 틈타 기승을 부리는 가짜뉴스 유포나 시세교란 행위, 매점매석 행위에는 엄정 대응하라고 강조했다.

"최고가격 지정이 가장 신속한 조치"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동 상황 대응책 논의를 위한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3박4일간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지역별로, 유류 종별로 (유가의) 현실적인 최고가격을 신속하게 지정하도록 하라"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최고가격 지정이 현재로선 가장 신속하게 할 수 있는 현실적 조치 같다. 너무 망설이지 말라"라며 시행을 독려했다.

최고가격제는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2조에 따른 제도로 내우외환, 천재지변, 재정·경제상의 위기 등의 사유가 있을 때 시행한다. 국민 생활이나 국민경제의 안정을 위해 중요한 물품의 가격을 제한하는 조치다. 만약 이를 어길 시 부당이득 전액을 과징금으로 환수한다. 과거 석탄이나 연탄 등에 아주 예외적으로만 운영된 사례가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오늘 오후에 가격을 점검해서 가격이 높은 경우는 고시를 통해서 최고가액을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하도록 하겠다"며 "공정위에서 담합 조사를 한다. 가격이 높은 주유소에 대해서는 담합으로 인정되면 가격 재조정 조치도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어려운 시장 환경을 악용해서 매점매석이나 불합리한 폭리를 취하려는 시도를 강력하게 단속하고 이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응할 필요 있다"면서 "국가적 위기 상황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아랑곳하지 않고 이익을 취해보겠다는 일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류 공급에 관해서는 객관적으로는 심각한 차질이 벌어지는 것도 아닌데 갑자기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폭등했다고 한다. 제재 방안을 논의해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구 부총리는 "물가 안정법에 따라서 매점매석이 일어난다면 시정조치 또는 형사처벌까지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100조원 시장안정 프로그램 적절히 집행"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동 상황 대응책 논의를 위한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이 대통령은 "원유, 가스, 나프타 등에 대한 긴급 수급안정책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수입처를 다각화하는 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함에 따라 중동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한층 커진 상황이다. 정부는 국내 비축유는 상당 수준 확보돼 있는 상태며, 중동 외 지역에서의 원유 확보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주식, 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자본시장 안전과 체질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가속화고 자본시장 불안을 차단하기 위해 사전에 마련된 100조원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적절하게 집행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과도한 시장 변동성이 발생할 경우 100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할 방침이다.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 자금으로 구성돼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주식시장도 조정을 하면서 가야 단단한데, 일방적으로 두 배 넘게 상승하는 바람에 불안정한 측면이 있었다"며 "이번 기회에 어쩌면 단단하게 다져지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필요한 조정을 겪어서 오히려 기회요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되겠다"며 "중동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 해운 분야에 대해서는 이번 상황의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에 신속하고 폭넓은 정책금융지원 서두르길 바란다"는 지시를 전달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이 대통령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비상 철수 대책을 이중, 삼중으로 치밀하게 준비해주시기 바란다"며 "현지 국민의 안전을 수시로 확인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우방국들과의 공조를 바탕으로 신속하고 안전한 철수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기 바란다"고 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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