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조 ‘빚투’의 역습… 삼성전자 추락에 반대 매매 공포 현실로
2026.03.05 08:54
코스피 지수와 주요 대형주가 이틀 연속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하며 빚을 내어 주식에 투자한 이른바 ‘빚투’ 투자자들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갈등 등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누적된 신용거래융자 물량이 대거 반대매매(강제 청산) 위기에 직면하며 시장의 뇌관으로 부상했다.
◇주식 외상값 32조8000억원 ‘사상 최대’… 초단기 외상은 1조원 돌파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3일 전 거래일 대비 452.22포인트(7.24%) 하락한 5791.91을 기록한 데 이어, 4일에는 12.06% 급락하며 5093.54로 마감했다. 단 며칠 만에 지수가 5000선 턱걸이 수준으로 밀려났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하락 폭도 컸다. 지난달 26일 21만8000원까지 상승했던 삼성전자는 4일 장중 17만~18만원 선까지 조정을 받았고, SK하이닉스 역시 큰 폭으로 하락하며 100만원 선 아래로 밀려났다.
이번 하락장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층은 레버리지를 활용한 개인 투자자들이다. 금융투자협회가 공개하는 가장 최근 공개한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2조 8041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다. 이는 지난해 말(27조 2865억원)과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5조 5000억원가량 급증한 것이다.
여기에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2영업일 이내에 갚아야 하는 ‘초단기 빚투’인 위탁매매 미수금 역시 3일 기준 1조 606억원에 달해 빚투 규모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주식을 사들이면서 대금의 일부만 먼저 내고 남은 잔금을 이틀 뒤까지 갚아야 하는 초단기 외상 값을 뜻한다. 개인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자금을 끌어모은 결과다.
◇담보부족 계좌 136% 급증… 속출하는 반대매매
주가 급락에 따라 투자자들의 실질적인 충격은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계좌의 유지 담보 비율이 일정 기준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임의로 팔아치우는 ‘반대 매매’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대신·메리츠 등 국내 5대 대형 증권사의 담보 부족 계좌는 지난달 13일 1571개에서 지난 3일 3708개로 136% 급증했다.
실제 집행된 수치도 늘어나고 있다. 3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일일 반대 매매 금액은 92억1900만원을 기록했다. 미수금은 거래 당일을 포함해 3거래일 내에 갚지 못하면 반대 매매가 진행된다.
올해 일평균 반대 매매 금액 역시 116억원으로, 지난해 평균(71억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4일 코스피가 12% 이상 폭락한 것을 감안할 때, 이날 오전 증시가 문을 열면 나올 반대 매매 금액과 강제 청산 계좌 수가 크게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충격이 확산하자 주요 대형 증권사들은 신용 공여 한도 소진과 시장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신규 신용 거래 융자를 일시 중단하며 방어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4일 오전 8시부터 신용거래융자 신규 매수와 신용거래대주 신규 매도를 일시 중단했고, NH투자증권은 이날부터 신용거래융자 신규 매수를 일시 중단했다. 대형사들이 신용거래융자 중단을 검토하는 것은 신용 공여 한도가 소진된 점이 영향을 끼쳤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신용 공여를 하는 경우에는 합계액이 자기자본의 100%를 초과할 수 없는데, 최근 빚투가 급증하면서 신용 공여 합계액이 이 수치에 근접하고 있다.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와 종목 토론방 등에서는 손실에 대한 당혹감을 표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대출을 최대치로 끌어 우량주를 샀는데 당장 내일 반대매매를 걱정해야 할 상황”, “증권사로부터 담보 부족 통보 문자를 받았다” 등 우려 섞인 글들이 다수 게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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