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 “뮷즈, 박물관 상품 넘어 韓 대표하는 문화 브랜드로 키울 것”[이사람]
2026.03.04 18:28
전시기획업에 몸담으며 재단과 인연
취임 직후 해외판매 누리집부터 개설
반가사유상 미니어처·BTS 달마중 등
‘소장하고 싶은 아이템’ 새바람 일으켜
기업·박물관 협업으로 해외진출 늘리고
국내 공예가의 프리미엄 라인업도 추진
한국 하면 ‘뮷즈’부터 떠올리게 하고파
“취임하자마자 처음 한 일이 해외에서 뮷즈(MU:DS)를 판매할 수 있는 누리집을 개설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문화유산을 상품화한 뮷즈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상품 브랜드로 키우겠습니다.”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은 지난달 27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올해 해야 할 일이 많다”며 “뮷즈의 해외 진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뮷즈’는 박물관(Museum)과 굿즈(Goods)의 합성어로 국립중앙박물관 등 박물관 소장 문화유산(문화재)을 문화 상품으로 만든 것이다. 정 사장은 “뮷즈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상품 브랜드가 됐으면 한다”며 “누군가 한국을 대표하는 선물을 생각한다면 뮷즈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분위기는 이미 무르익고 있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관심이 남다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우리들의 이순신’ 특별전을 관람한 후 상품관을 찾았다. 이 대통령은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마음시리즈)’ ‘취객선비 3인방 변색 잔세트’ ‘도원행주 접이 부채, 천 가방’ 등 다양한 뮷즈 상품을 살펴본 뒤 정 사장에게 “상품들이 기발하고 내용도 아주 좋다”고 말하며 흡족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국립중앙박물관 문화 상품 판매, 공연장 및 푸드코트 등 시설 운영 등을 맡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2004년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으로 설립됐다가 2011년 지금의 ‘국립박물관문화재단’으로 이름을 바꿨다. 초기에는 엽서나 문구류 등 기념품 성격의 상품을 만들어 팔았지만 반응은 미지근했다. 심기일전한 재단이 박물관다운 ‘소장하고 싶은 아이템’으로 처음 만든 것이 2021년 나온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당시 개관한 ‘반가사유상 사유의 방’이 주목을 끌면서 함께 나온 미니어처도 관심을 받았다. 특히 방탄소년단(BTS) 멤버 RM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사진을 올리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당시 문화유산의 상품성이 확인되면서 재단 차원에서 브랜드화한 것이 2022년 탄생한 ‘뮷즈’ 브랜드다.
정 사장은 2024년 6월 사장으로 취임했지만 재단과의 인연은 오래됐다. 원래 전시기획업에 종사했던 그는 프랑스 내 국공립 미술관·박물관의 문화 상품을 중개하던 프랑스국립박물관연합(RMN)의 파트너였다. RMN의 상품들을 국내에 공급하다가 당시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설립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었다. 2005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서울 용산에 터를 잡았을 때 개최된 특별전을 기획하기도 했다. 이후 한국예술전시기획사협회를 조직해 초대 회장을 지냈고 2023년 대통령비서실 문화체육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정부에 발을 담갔다가 2024년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으로 임명됐다.
특히 지난해 K컬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뮷즈의 인기가 덩달아 높아진 것은 호재였다. 정 사장은 “뮷즈의 흥행에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돌풍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케데헌’이 방영된 뒤 뮷즈 ‘까치 호랑이 배지’의 모양이 극중 메신저인 까치 ‘서씨’와 호랑이 ‘더피’를 닮았다는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까치 호랑이 배지가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는 점이다. 재단은 뮷즈를 자체적으로 기획할 뿐만 아니라 공모를 통해서도 선정하는데 ‘까치 호랑이 배지’가 공모에 선정돼 상품으로 출시된 것은 2024년 7월이다. 뮷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공모전 참여 인원 역시 크게 늘고 있다. 공모 신청자가 2024년 1500곳(140개 선정), 2025년에는 3100곳(90개 선정)으로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뮷즈가 인기를 끌면서 정 사장은 해외에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이건희 컬렉션의 국외순회전이 열린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재단 산하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과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특별전이 열린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의 상품관에 뮷즈를 공급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코리아하우스에서는 직접 뮷즈 판매에 나섰고, 주홍콩 한국문화원에는 상설 전시장을 만들었다. 그는 “스미스소니언에 공급한 뮷즈만 1억 원 규모에 달하고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는 6500만 원어치를 팔았다”고 귀띔했다.
문화 취향이 다른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문화유산 상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정 사장은 “취임과 함께 제일 처음 한 일 가운데 하나가 해외에서 뮷즈를 판매할 수 있는 누리집을 개설한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정 사장은 주요 기업·기관과의 협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24년 외국계 기업인 케이스티파이와 협업해 우리 옛 그림이 그려진 스마트폰 케이스를 만들었고, 그해 BTS와 함께 내놓은 ‘달마중’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어 한국조폐공사, 스타벅스, 신한카드, 오리온, 한국야구위원회(KBO), 에이피알 등과도 협업 상품을 내놓았다. 그는 “뮷즈가 단순한 박물관 문화 상품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진화하고 문화적 가치를 넓게 확산시키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덕분에 문화유산 상품이 매진되는 사례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지난해 ‘까치 호랑이 배지’는 약 9만 개가 팔리면서 뮷즈 상품 가운데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뮷즈의 총매출은 413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4년(212억 원) 대비 94% 증가한 수치다. 2023년은 149억 원이었다. 정 사장은 “올해도 호조세다. 올 1~2월 두 달 동안 뮷즈 판매액은 75억 원(잠정)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126%나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올 한 해 500억~600억 원 매출도 가능한 셈이다.
정 사장은 “올해는 뮷즈의 프리미엄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뮷즈는 3만~5만 원대의 상품이 많다. 앞으로는 국내 공예가들이 만드는 고가의 공예 작품들을 프리미엄 상품으로 생산해 판매할 방침이다. 뮷즈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셈이다.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 방향은 투 트랙이다. 우선 해외에 ‘한국실’이 있는 주요 박물관 상품관에 뮷즈를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 문화에 익숙한 곳부터 진출하자는 생각에서다. 정 사장은 “워싱턴DC와 도쿄·밀라노에서 우리 뮷즈의 경쟁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홍콩 등 해외 한국문화원을 통해서는 뮷즈를 홍보할 예정이다.
올해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해외 유물전에 뮷즈를 내놓는 아이디어도 구상 중이다. 예를 들면 올 6월 전시 예정인 ‘태국미술’ 특별전에 맞춰 태국산 굿즈를 수입하거나 아예 재단이 태국 유물과 협업해 만든 뮷즈를 판매할 수도 있다. 실질적인 성과 또한 기대된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방한한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배우자 응오프엉리 여사가 뮷즈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그는 일부러 짬을 내 국립중앙박물관 상품관을 둘러보기도 했다. 정 사장은 “베트남에 우리 뮷즈 기술을 전수할 수 있는 등 해외시장은 매우 넓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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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서울 △1992년 서울 잠신고 졸업 △2000년 미국 템플대 방송예술경영 졸업 △2010년 경희대 국제경영학 석사 △2001년 지엔씨미디어 부사장 △2001년 한국미술저작권관리협회 부사장 △2020년 한국예술전시기획사협회 회장 △2023년 대통령비서실 문화체육비서관실 선임행정관 △2024년~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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