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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천둥소리” 속에… 이란-이스라엘 교민-관광객 140명 탈출

2026.03.05 04:32

[美-이란 전쟁]
이집트-투르크 등으로 가슴 졸인 대피
외교부 “전세기-軍수송기 투입 검토”
호르무즈 한국 선원 186명 발묶여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성지순례를 갔던 우리 국민들이 4일(현지 시간) 새벽 이집트 카이로로 대피해 버스에서 내려 현지 대사관 직원(노란 옷)의 안내를 받고 있다. 이들은 18시간에 걸쳐 예루살렘에서 카이로로 대피했다. 독자 제공
이란과 이스라엘 등 중동에 체류하던 한국 교민과 단기 체류자 등 약 150명이 인접국으로 안전하게 대피했다. 4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란에 체류 중이던 교민 24명이 전날 오후 이란-투르크메니스탄 국경을 넘었고, 이스라엘에 체류 중이던 교민 66명도 같은 날 오전 대사관이 빌린 버스를 타고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을 출발해 이집트에 무사히 도착했다. 단체 관광객 등 단기 체류자 47명도 자체 이동해 국경에서 합류하면서 총 113명이 이스라엘-이집트 국경을 넘었다.

2023년부터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거주하던 안휘경 씨(30)도 전쟁이 시작된 다음 날인 1일 이집트 카이로로 대피했다. 안 씨는 당시를 “미사일 요격 소리가 천둥처럼 들리고 건물이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리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집트로 대피하는 과정도 험난했다. 그는 “요르단이나 이스라엘 북쪽 국경은 미사일 공격이 많다고 해서 이집트 남쪽으로 탈출 행렬이 몰렸다. 국경까지 5시간, 카이로까지 10시간이 걸렸다”며 “전쟁 중에 어린 두 자녀(3세, 1세)와 함께 이동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이스라엘 성지순례 프로그램에 참가해 지난달 24일(현지 시간)부터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머무르고 있던 50대 남성 A 씨도 3일 새벽 사이렌과 포격 소리에 버스를 동원해 이집트로 탈출했다. 그는 “일행 중에는 날아오는 포탄을 요격하는 불빛을 봤다는 사람도 있었다”며 “버스가 도착할 때까지 정말 마음을 졸였다”고 했다.

A 씨를 포함한 순례객을 태운 버스는 시나이 반도를 거쳐 총 18시간을 이동해 이집트 타바 국경 검문소를 지나 카이로에 도착했다. 통상 예루살렘에서 타바까지는 차로 4시간 30분, 타바에서 카이로까지는 5시간이면 이동할 수 있지만 안전을 위해 도로를 우회하면서 오다 보니 시간이 평소의 2배가 걸린 것.

인접국으로 대피한 우리 국민들은 속속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에서 투르크메니스탄으로 대피한 교민 일부는 항공편을 통해 5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바레인에서 교민 10명이 현지 공관이 임차한 버스를 이용해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동했으며, 이라크에서 2명이 대사관 영사의 동행 아래 튀르키예로 대피했다. 정부는 중동 지역 내 단기 체류자를 포함해 현지 교민의 안전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이날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중동 지역 체류 국민의 귀국 지원을 위해 전세기와 군수송기 투입,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 추가 파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행사들도 귀국을 위한 대체 항공편 확보에 나섰다. 하나투어는 현지 체류 관광객들의 항공편 변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오전엔 에미레이트항공을 통해 40여 명이 귀국길에 올랐다.

한편 호르무즈 해역 통과의 위험이 커지면서 한국 선원 186명이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발이 묶인 것으로 집계됐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김성범 차관 주재로 진행한 상황점검회의에서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대기 중인 우리 선박 26척에 탑승한 597명 중 한국인 선원은 144명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외국선에 탑승한 한국인 선원은 42명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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