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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역자? 아랫사람? 담임·부교역자의 건강한 관계는

2026.03.04 16:24

게티이미지뱅크


담임목사와 부교역자의 건강한 동역을 위한 한국교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김문훈 포도원교회 목사가 10여년 전 부교역자들과의 대화 중 폭언을 한 녹음파일이 공개된 뒤 본격화하고 있다.

교계 안팎에선 이번 일을 특정 목회자의 성향이나 일탈을 넘어 한국교회 내부의 수직적 위계 구조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한경균 교생연 대표는 4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목회는 탁월한 목사의 개인적 비전을 성취하는 게 아니라 소속 교단이나 노회가 위임한 공적 영역의 일”이라며 “교회가 대형화하고 자칫 사적 목회로 변질할 경우 부교역자를 함부로 대하는 일이 벌어지기 쉽다”고 꼬집었다. 담임목사와 부목사의 관계를 상하 관계가 아닌, 노회로부터 각각 파송 받아 저마다의 역할을 감당하는 동역자로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의 목회 현장이 이런 원칙과 다소 거리가 있다는 게 한 대표의 진단이다. 그는 “담임목사가 부교역자를 ‘내가 채용한 구성원’으로 여기다 보니 지시와 복종을 강요하는 독특한 위계질서가 생겨났다”며 “영어권 국가에선 부목사를 협력자(Associate pastor)로 부르며 동역 관계로 존중하지만 우리는 나보다 밑에 있는 사람으로 대하는 경향이 짙다”고 지적했다.

일생 목회 현장을 지켰던 원로목사들 역시 담임목사와 부목사의 동역 관계를 위해 담임목사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교회 규모가 커질수록 담임목사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영역을 부교역자들이 채우는 만큼 이들을 존중하는 수평적 문화의 정착을 제안했다.

정성진 거룩한빛광성교회 은퇴목사는 부교역자를 병원의 인턴이나 레지던트에 비유하며 동역자 의식을 강조했다. 정 목사는 “병원에서 인턴이나 레지던트가 빠지면 의료 시스템이 흔들리듯 교회도 마찬가지”라며 “부교역자를 동역자로 보고 그 안에 있는 능력을 끌어내는 멘토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후배를 두려워할 만 하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후생가외(後生可畏)도 언급했다. 그는 “부교역자들은 앞으로 기성세대 목사보다 훨씬 더 훌륭한 목사가 될 수 있다는 잠재력이 있다”며 “갈등이 발생했을 땐 개인을 몰아붙이기보다 교육의 방식으로 접근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인격이 무너지면 교회가 무너지는 것이고 결국 복음의 신뢰도 무너진다”고 밝혔다.

담임목사와 부목사 사이에 건강한 동역 관계를 맺기 위한 일상 속 실천 방안도 제시됐다. 이건영 인천제2교회 원로목사는 “나이는 물론 업무 능력과 상관없이 부교역자는 모두 주의 종이라는 인식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목사는 “한 명의 교인을 대하는 마음으로 부교역자를 대하고 있는지 자신을 돌아보는 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담임목사의 감정 조절을 위한 실천 방안으론 ‘존댓말 사용’과 ‘시간차 훈계’ 등이 제시됐다. 이 목사는 “아들뻘 되는 교육 전도사에게도 늘 존대했다”며 “높임말을 생활화하는 대화법이 감정을 조절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화가 나거나 책망해야 할 일이 생기면 회의를 잠시 미루고 따로 불러 일대일로 권면해야 한다”며 “욱하는 순간이 온다면 ‘그럴 수도 있지’라고 3~4초만 되뇌어도 감정을 크게 추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총회 부총회장이던 김 목사는 이번 논란의 책임을 지고 교단에 사임서를 제출한 상태다. 한 교단 관계자는 “총회 임원회가 지난 3일 김 목사의 부총회장 사임서를 공식 확인했다”며 “오는 9월 교단 정기총회 현장에서 호선으로 후보를 추천받아 부총회장과 총회장을 동시에 선출하자는 대안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예장 고신 총회 내부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목회자 윤리 강령 제정 등 제도적 장치 마련에도 나설 전망이다.

포도원교회에서 사역했던 A 목사는 “사회는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을 하고 절차도 안내하지만, 교회 안에서 폭언 등에 노출됐을 땐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교육이 거의 없다”며 “교단이 상담 창구를 만들고 권력형 폭언이나 욕설 같은 영적 학대 문제 예방을 위해 반복 교육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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