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편 사생활도 관찰하는, 피로 유발 요즘 예능
2026.03.03 16:14
최근 디즈니플러스 예능 ‘운명전쟁49’가 고인 모독 논란에 휩싸인 데 이어, 방영을 앞두고 있는 티브이조선 예능 ‘엑스(X)의 사생활’이 이혼한 배우자의 사생활을 관찰하는 내용으로 갑론을박을 낳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들이 콘텐츠의 범람 속에서 살아남고자 자극적인 설정을 택했다가 수위 조절에 실패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운명전쟁49’는 지난달 11일 공개 이후 소방관과 경찰관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사주, 타로, 신점 등 무속인 서바이벌이라는 신선한 설정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2회 만에 논란의 중심에 섰다. ‘망자 사인 맞히기’ 미션이 진행된 2화에서 한 무속인은 2004년 피의자를 검거하려다 순직한 이재현 경장의 사인을 추리하며 “흔히 얘기해서, 칼 맞은 것을 칼빵이라고 하잖아요. 칼 맞은 것도 보이고”라고 말했다. 2001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김철홍 소방교의 사인을 맞히는 미션도 진행됐는데, 이와 관련해 “국가유공자를 기리는 프로를 제작 중이라며 사진 사용 동의를 구했다”는 유가족의 폭로가 나왔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전국소방공무원노조 등의 비판 성명과 시청자 항의가 이어지자 제작진도 고개를 숙였다. 제작진은 지난달 27일 입장문을 내어 “고 김철홍 소방장님과 고 이재현 경장님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며 지금도 국민의 안전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헌신하고 계신 소방 및 경찰 공무원들께 감사드린다”며 “제작진은 유가족분들을 비롯한 관계자분들의 말씀을 경청해왔다. 그 뜻을 받아들여 해당 부분을 재편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는 17일 티브이조선에서 방영 예정인 ‘엑스의 사생활’은 이혼한 배우자의 사생활을 관찰하는 프로그램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 배우자의 시선에서 이혼한 전부인 또는 전남편의 달라진 모습과 그의 새로운 연애사를 지켜보는 형식이다. 이를 두고 관찰형 예능의 대상이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혼한 배우자의 사생활을 왜 보냐” “전 배우자까지 관찰하다니 점점 이해할 수 없는 예능의 세계”라는 반응도 나온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들을 보면, 자극을 좇기 위해 우리 사회의 이면이라고 하는 모습, 혹은 이른바 ‘비정상성’에 집중하고 이를 부각하려는 모습들이 보인다”며 “‘엔(n)차 관람’, 즉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것도 콘텐츠 성공의 중요한 요소인데, 이런 자극적인 설정은 초반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시청자를 끌어당기지만 결국엔 피로감을 유발해 또 보고 싶게 만들진 못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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