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하예린, '브리저튼4'로 새 바람 "동양인 대변하는 배우가 꿈" (종합)[K현장]
2026.03.04 15:39
[케이스타뉴스 이준상 기자] 한국계 배우 하예린이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시리즈 '브리저튼' 시즌4가 글로벌 1위를 달리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4일 서울 중구 명동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브리저튼' 시즌4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번 시즌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한국계 배우 하예린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19세기 영국 상류사회를 배경으로 파격적인 스캔들과 로맨스를 그리며 신드롬을 일으킨 '브리저튼'이 마치 한 편의 동화 같은 시즌4로 돌아왔다. 이번 시즌4는 결혼에 무심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차남 베네딕트 브리저튼(루크 톰프슨 분)과 가면무도회에서 마주친 신비로운 '은빛 드레스의 여인'이자 현실에서는 하녀인 소피 백(하예린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두 사람은 계급과 신분이라는 굳건한 경계를 넘나들며 사랑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애틋한 로맨스를 선보인다.
앞서 넷플릭스 시리즈 '서바이버스'와 드라마 '헤일로' 등에서 활약하며 눈도장을 찍은 하예린은 이번 작품에서 극적인 서사를 이끄는 하녀 '소피' 역을 맡아 캐스팅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글로벌 1위 콘텐츠의 주인공이 된 소감에 대해 하예린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뭔가 밖에서 일어난 엄청난 일이다 보니 손에 닿지 않는 느낌"이라며 "한국에서도 1위를 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고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벅찬 감회를 전했다.
하예린의 작품 캐스팅 비화는 한 편의 영화 같았다. 그는 "당시 한국 태안에 머물며 롯데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었는데 에이전트로부터 연락이 왔다"며 "24시간 안에 2개의 장면을 찍어서 보내라는 말에 하루 만에 대사를 외워 셀프 테이프를 보냈다. 기대 안 했는데 며칠 뒤 연락이 왔고, 밤 11시에 화상(줌)으로 감독님과 콜백 오디션을 치른 후 최종 합격 소식을 들었다"고 회상했다.
베네딕트 역의 루크 톰프슨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시간의 흐름대로 촬영을 진행해, 극 중 인물들처럼 서로 알아가며 자연스럽게 케미스트리를 쌓을 수 있었다"며 "존경하는 배우이자 친구이기에 극에 그 모습이 잘 녹아든 것 같다"고 다음 시즌에서의 활약도 예고했다.
극 중 하녀 '소피'는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내면에 연약함을 지닌 입체적인 인물이다. 하예린은 캐릭터를 소화하며 겪은 고충, 특히 수위 높은 장면에 대한 솔직한 심경도 털어놨다.
그는 "오늘날 많은 사람이 화면에 비치는 여성의 몸을 마음대로 비판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촬영 전 두렵기도 했다"며 "특히 한국은 서구보다 미의 기준이 엄격한 면이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수위 높은 장면을 안무처럼 짜주시는 분(인티머시 코디네이터) 덕분에 안전함을 느꼈고, 이런 환경이 최상의 퍼포먼스를 내는 데 중요하다고 느꼈다. 불편함을 기꺼이 겪어내며 성장했다"고 당당히 밝혔다.
그의 연기 열정 뿌리에는 외할머니인 한국의 원로배우 손숙이 있다. 하예린은 "어릴 적 할머니의 1인극 연기를 보며 관객들이 우는 것을 보고 '이게 예술의 힘이구나'라는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작품을 보시고 할머니가 눈이 안 좋으신데도 TV 앞까지 다가가 보셨다더라. '자랑스럽고 사랑한다'는 문자를 보내주셔서 짠했다. 노출 장면은 '민망했다'면서도 다 보셨다고 하셨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국 방문 일정 중에도 할머니의 연극 '노인의 꿈'을 관람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계원예고를 졸업하며 연기를 향한 태도와 끈기를 배웠다는 하예린은 할리우드에서도 영어 이름 대신 본명 '예린 하'를 고수하고 있다. 그는 "어머니가 영어 이름을 안 지어주신 것에 감사하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자신감 있게 보여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19세기 영국 시대극에 동양인 여주인공으로 나선 것에 대해 그는 "인종과 배경을 넘어 핵심은 '인간의 진심과 사랑'이다. 누구나 자신의 상상을 투영할 수 있기에 전 세계 시청자에게 닿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터뷰 말미, 하예린은 주연 배우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언급했다. 그는 "때로는 '운이 다하면 어쩌지' 하는 가면 증후군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할리우드에서 동양인을 대변하는 데 있어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주연으로서 리더십을 배우며, 업계에 변화를 이끄는 역할을 기쁘게 감당하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시리즈 '브리저튼' 시즌4는 넷플리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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