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태권V, 라젠카 그리고 헬스케어로봇
2026.03.04 16:01
마징가Z 하면 로케트 주먹이 먼저 떠오른다. 각종 무기로 헬박사의 기계수에 맞선다. 쇠돌이를 태운 호버파일더가 날아가 모체와 결합하는 구조다. 메칸더V는 전쟁 병기형 원자력 로봇이다. 메칸더로보와 메칸더 1, 2, 3(원, 투, 쓰리)가 합체하면 원자로가 가동된다. 팀워크와 협업 전술이 뛰어나다. 그랜다이저도 빠질 수 없다. 스피드와 기동성이 강점이다. 스페이저와 합체하면 우주에서도 전투가 가능하다. 주인공 듀크프리드의 고독한 모습이 생생했다. 1970~1980년대는 일본산 로봇 애니메이션의 시대였다.
1976년, 한국에서도 '포텐(Potential)'이 터졌다. 로봇태권V에서다. 올해가 탄생 50주년이다. 일본 로봇과 달리 무기가 아닌 태권도로 악당을 무찌른다. 더 정의로워 보였다. 주인공 훈이의 발차기는 뇌파로 태권V의 발차기로 재현된다. 태권V의 발끝에서 정의가 실현되는 장면에 당시로는 기록적인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영혼 기병 라젠카는 더 진화했다. 로봇 가이런은 특정 유전자에만 반응한다. 주인공 아틴의 기억과 감정에 연결된다. 정서를 인식하고 학습한다는 점에서 고도의 인공지능(AI) 로봇이라 할 만하다. 주제가까지 멋졌다.
유년기 시절 상상 속에서 존재하던 로봇은, 오늘날 비로소 로봇의 산업화 과정을 거쳐 실현되고 있다. 오픈AI부터 시작된 AI산업 생태계의 태동,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넘나드는 밸류체인의 연결 등 환경 변화 속에서 강대국 간 로봇 산업의 경쟁이 첨예하다. 피지컬 AI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빅테크들이 로봇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산업용 협동로봇, 운송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등 목적과 형태도 다양하다. 한국만의 로봇도 있다.
얼마 전 CES 2026에서는 한국형 헬스케어로봇이 큰 관심을 모았다. AI와 로보틱스 기술이 헬스케어에 융합된 말 그대로 AI헬스케어로봇이다. 기대기만 하면 사람을 감지해 부드럽게 착석을 돕는다. 사람이 탑승하면 팔과 어깨, 발과 발목까지 사지를 뻗어 스트레칭한다. 사용자 생체신호를 AI가 분석해 다양한 건강관리 솔루션도 제공한다. 다른 로봇들이 사람과 떨어진 객체로 존재한다면, 헬스케어로봇은 영화 '에일리언'의 탑승 로봇 '파워 로더'에 가깝다. 사람과 함께 호흡하고 한 몸으로 움직이는 사람을 위한 로봇, 앉기만 하면 온몸을 움직이며 마사지하는 로봇을 수많은 관람객들이 놀란 눈으로 지켜봤다. “어메이징”, “인크레더블” 소리가 주변에 가득 찼다. 체험해 보려는 줄은 부스를 에워쌌다. K헬스케어로봇 기술 라이선스를 도입하려는 글로벌 탑티어 업체들이 연신 부스 문을 두드렸다.
애니메이션처럼 로봇 산업도 한국이 원조는 아니다. 하지만 한국이 로봇태권V와 라젠카를 만들어냈듯 한국형 K헬스케어로봇 산업이 전열을 갖춰가고 있다. K팝, K뷰티처럼 K헬스케어로봇에는 대한민국 만의 경쟁력이 녹아있다. 세계 패권을 노리는 미국, 중국이 따라올 수 없는 독특한 생각과 새로운 시도, 놀랄만한 디테일이 그것이다. K헬스케어로봇은 지향하는 가치도 뜻깊다. 제조 기업의 미션이 '고객의 건강수명 10년 연장'이다. 로봇을 수단으로 사람을 더 건강하게 만들겠다는 의미다. 로봇 산업은 이미 뜨거운 글로벌 각축전에 들어섰다. 일본 로봇 대 한국 로봇 대결 같은 차원을 넘어섰다. 헬스케어로봇은 글로벌 미래 산업이자 틈새시장이다. 한국 로봇 산업의 '포텐'이 여기서 터질 수 있다.
송승호 바디프랜드 부사장 shsong@bodyfrie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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