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두에 둔 인물 다 죽었다”…트럼프 맘대로 안 되는 ‘포스트 하메네이’
2026.03.04 12:0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이란 차기 지도부와 관련해 “우리가 염두에 둔 인물 대부분은 이미 사망했다”며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만큼 나쁜 지도자가 등장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후 몇 시간 뒤 이란이 하메네이의 아들인 강경파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후계자로 지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의 ‘포스트 하메네이’ 구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신호였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란 차기 지도부와 관련해 여러 발언을 쏟아냈다. 핵심은 하메네이를 대체할 친미 온건파 인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트럼프는 지도부에서 미국이 마음이 두고 있던 이들이 죽었다며 “또 다른 집단이 있지만 보도에 따르면 그들도 죽었을 수 있다. 머지않아 우리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지난 1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주 훌륭한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밝힌 것과는 온도 차가 큰 발언이다.
실제로 미군의 공습으로 알리 샴카니 국방위원회 사무총장, 모하마드 파크푸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모하마드 시라지 최고지도자실 군무국장 등 수십 명이 폭사했다. 트럼프가 그동안 염두에 두고 있던 인사들이 누군지는 밝히지 않아 사망자 중 트럼프의 ‘대안’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미국이 선호하는 인물이 현 이란 지도부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명확해 보인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더 나쁜 인물이 권력을 잡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럴 수도 있다.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길 바라지 않는다. 아마도 최악의 상황일 것이다. 이런 과정을 겪고 5년 뒤 더 나을 게 없는 사람을 앉혔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중앙정보국(CIA)는 그동안 하메네이의 사망이 IRGC 내 강경파나 다른 세력이 권력을 장악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트럼프는 미국에 망명 중인 이란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라비가 대안 세력이 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내 생각엔 (이란) 내부 인사 중 누군가가 더 적합할 것 같다. 현재 이란에 있고, 인기 있는 사람이 있다면 말이다. 우리에겐 더 온건한 인사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팔라비는 하메네이 폭사 이후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이란의 자유가 눈앞에 왔다”고 환영했지만, 이란 내에서는 지지 세력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이란에서 쫓겨난 왕조의 후계자라는 점도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이란 내부에서도 야권의 구심점은 뚜렷하지 않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슬람 정권 체제가 공고히 유지된 신정국가다. 하메네이는 사라졌지만 성직자·혁명수비대 등 기득이 강력해 미국의 도움을 받는다 해도 정권을 뒤집을 정도의 세력이 나타나긴 어렵다. 하메네이 사망 이후 이렇다 할 반정부 시위도 없었다.
트럼프가 이날 이란 국민을 향해 시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런 현실을 일정 정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이란 공격 직후엔 이란 국민이 일어나 정부를 접수하라고 요청했지만 전날부터 봉기 유도 발언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CNN은 이날 “베네수엘라와 달리 이란에는 미국 행정부와 협력할 의사가 있는 자동적인 부지도부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하메네이의 사망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내부 논의 과정을 촉발했다”고 전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이후 취임한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미국에 협조하는 모습을 이란에서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이다.
트럼프가 당초 이란 현 정부를 뒤집기 위해 쿠르드족 무장세력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트럼프가 이란 상대 공습 이후인 지난 1일 쿠르드족 지도자들과 전화로 대화를 나눴으며 이란 정권이 약화한 빈틈을 노리는 지방정부 지도자들과도 계속해서 접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쿠르드족을 포함한 무장 세력이 현 이슬람 신정 체제 전복에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 반정부 민병대에 무기나 훈련을 제공할지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WSJ는 “트럼프는 공개적·비공개적으로 이란의 전 지도자를 누가 계승해야 할지 여러 가지 선택지를 계속 검토 중”이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하메네이가 사망한 지 사흘이 지났지만, 미국 당국은 테헤란에서 누가 권력을 장악할지 여전히 불확실하며 협력할 만한 후계자를 찾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